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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옷과 슬리퍼 채로 도망쳤다"…前쟈니스 아이돌 `성 착취` 피해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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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옷과 슬리퍼 채로 도망쳤다"…前쟈니스 아이돌 `성 착취` 피해 폭로
지난 7일 일본 연예기획사 자니스 사무소가 기자회견을 열고 창업자 쟈니 키타가와의 연습생 성착취 사실을 인정했다. 쟈니 기타자와의 조카로 사장직을 사임한 후지시마 주리 게이코(오른쪽)와 자니스 아이돌 그룹 소년대 출신으로 후임 사장이 된 히가시야마 노리유키가 기자회견에서 사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대형 연예기획사 자니스 사무소(이하 쟈니스) 창업주의 소속 연습생 '성 착취' 파문이 일본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아이돌 출신 피해자들의 피해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쟈니스는 기자회견을 통해 창업자 쟈니 키타가와의 연습생 성착취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기자회견이 열리던 그날 전직 쟈니즈 주니어인 나가토 코지(40)는 쟈니 키타가와의 조카로 사장직을 사임한 후지시마 주리 게이코와 쟈니스 아이돌 그룹 소년대 출신으로 후임 사장이 된 히가시야마 노리유키가 기자회견에서 사죄하는 장면을 TV 방송으로 지켜봤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쟈니스에 입사한 그는 일본 아사히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키타가와 쟈니의 성폭행 사건 피해자라고 고백했다.

아이돌 그룹 'SMAP'을 동경한 코지씨는 사무실에 이력서를 네 번이나 보냈다. 어느 날 호텔로 그를 부른 키타가와 씨가 침대에 눕혔다. 키타가와 씨의 행위를 허락하면 취직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곧이어 혐오감이 그를 덮쳤다. 잠옷 차림으로 호텔 방을 뛰쳐나온 나가토 코지는 슬리퍼를 신은 채 집까지 3~4시간 동안을 걸었다. 그로부터 얼마 후 키타가와 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너, 무례하지 않아" 나가토 코지는 전화로 들었던 키타가와의 목소리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결국 쟈니스의 수업에 약 한달 동안 참가했지만, 그 회사에 취직을 하지 못했다.

나가토 코지씨와 같은 수많은 피해자들이 자신들이 당한 구체적인 피해 상항에 대해 지금까지도 잇달아 증언을 하고 있다. 아직도 피해 규모가 완전히 밝혀지진 못한 상황이다.


쟈니스 오피스의 '성폭행'의 피해는 당사자 뿐만이 아니다. 그러한 사건들은 팬들의 마음에도 상처를 낸 게 사실이다.
사이타마 현의 한 여성 직장인(27)은 "아이돌 성 폭행이 사실이라면 세계 최고 수준의 나쁜 일이지만, 쟈니스 주니어로부터 받은 행복이 너무 크다"고 했다.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쟈니스 주니어에 매료돼 중학교 때부터 콘서트마다 참석했다는 그는 "그들의 공연을 보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한편 쟈니스 소속 연예인들이 창업자의 연습생 성착취 파문 여파로 올해 NHK에서 주최하는 '홍백가합전'에 출연하지 못하게 됐다. 일본의 국민 프로그램으로 불리는 '홍백가합전'은 매년 12월 31일 백팀(남성팀)와 홍팀(여성팀)로 나눠 노래 대결을 펼치는 형태다. 올해 74회째일 정도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홍백가합전에 쟈니스 소속 연예인이 출연하지 않는 것은 44년 만이다.

최근 홍백가합전에는 자니스 소속 가수가 매년 5∼6팀씩 출연했다. 사회를 맡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창업자 쟈니 기타자와의 성착취 문제가 논란이 된 이후 쟈니스 소속 연예인들은 방송계, 광고계에서 잇따라 손절당하고 있다.

지난 7일 기자회견을 통해 키타가와 쟈니의 '성 착취'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했던 쟈니스 사무소는 10월 2일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연다. 첫 기자회견에서 사장을 교체하고 피해자 보상을 약속했지만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은 상황에서 이번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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