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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단체 관광객 안 와도 돼요"…`와도, 안 와도 걱정`인 일본 호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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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단체 관광객 안 와도 돼요"…`와도, 안 와도 걱정`인 일본 호텔들
지난 6월 일본 도쿄의 대표적 관광지인 아사쿠사 센소지 앞 거리가 많은 해외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벗어난 뒤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삐른 속도로 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 수는 여전히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그다지 늘지 않고 있다. 한국인과 미국인 관광객 수가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증가한 것과는 크게 대비된다.

1일 일본 정부관광국(JNTO)이 지난 9월 2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한 달 동안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은 3만 6400명 정도에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100만명 수준의 3~4%에 불과한 수치다.

중국 정부가 10일 단체 관광객의 일본행을 허용하면서 일본 관광업계가 중국 단체 여행객을 맞을 준비에 분주하다. 백화점, 면세점 등은 '바쿠가이'(폭매)라 불리는 중국 관광객의 '싹쓸이 쇼핑'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환영 일색은 아니다. 현지인의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오버투어리즘' 문제에 대한 우려도 크다.

중국 정부는 지난 8 월 10 일 단체 관광객의 일본행을 3년 반만에 해제했다. 일본 백화점과 면세점 등은 엔저(엔화 가치 하락) 현상으로 일본 여행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바쿠가이(폭매)'라고 불리는 중국 관광객의 소위 '싹쓸이 쇼핑'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대도시의 일부 백화점들은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에 힘입어 매출액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여기에 중국 단체 관광객의 구매력까지 가세하면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했다. 도쿄의 유명 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백화점 면세 매출액의 70~80%를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한 중국의 반발은 이러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런데 호탤업계에선 중국 단체 관광객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은 편이다. 일본 도쿄의 한 고급 호텔 관계자는 "우리는 지금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중국인 손님 취소로 인한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관광청에서 발표하는 '숙박 여행 통계 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호텔업계의 전체 점유율은 57.8%였다. 이는 2019년 7월의 63.6%보다 낮았다. 중국인 관광객의 일본 수요가 늘지 않은 반면, 인바운드 성장을 기대하며 새로운 숙박 시설이 잇달아 개장한 데 따른 것이다.
일본 도쿄의 호텔 영업 상황은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의 방문객 증가 덕분에 숙박 손님이 크게 늘고, 객실 가격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들은 코로나19 시기에는 객실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객실 단가를 낮췄지만, 코로나19 엔데믹을 맞아 입주율을 낮추더라도 객실 가격을 올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객실 점유율보다 객실 가격 인상으로 전략을 바꾼 배경에는 전례 없이 심각한 노동력 부족 문제가 있다. 구인구직 업체 인디드재팬에 따르면 지난 6월 숙박시설 직원과 여행 가이드 등 관광 부문 구인 건수는 지난해 10월에 비해 2.3배 늘었다. 대도시에선 린넨이나 어메니티의 교체, 청소 등을 담당할 직원을 확보하지 못해 객실 가동률을 낮추는 호텔이 적지 않다.

중국발 항공편도 늘려야 하지만, 공항에서도 심각한 일손 부족을 겪고 있는 형편이다. 따라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을 유치해 호텔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단가를 낮출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현지인의 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오버투어리즘' 문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교토시에선 시내 관광에 나선 해외 손님들로 인해 주민들이 버스나 전철을 타지 못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하루종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관광객용 버스 1일 승차권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을 정도다. 맛집으로 소문난 지역에선 관광객이 길거리에 함부로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

일본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 유입 효과로 내수가 진작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규모를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3188만 명을 넘는 수준으로 회복시키겠다는 것이 목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도 "관광이 지속 가능한 형태로 부활하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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