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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법 앞 평등` 국민 법 상식에 어긋난, 납득할 수 없는 李 영장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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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법 앞 평등` 국민 법 상식에 어긋난, 납득할 수 없는 李 영장기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는 모습. 연합뉴스

법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시간 20분간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27일 새벽 구속영장 기각 판결을 내렸다. 유 판사는 기각 사유로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들었다. 이에 따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리던 이 대표는 석방됐다. 영장기각은 이 대표에 제기된 혐의의 중대성에 비춰 매우 이례적이다. 유 판사는 방어권 보장을 기각의 핵심적 근거로 들었지만, 그간 이 대표가 일반 국민이 누릴 수 없는 국회의원의 불체포 특권과 거대야당 대표라는 직을 이용해 사법절차를 회피하고 검찰 수사를 방해해온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없다. 검찰의 영장 청구를 앞두고 갑자기 석연치 않은 이유로 '단식'에 들어가 동정여론을 이끌려다 여의치 않자,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하루 전에 약속했던 불체포특권 포기를 번복한 행태는 그의 말의 신뢰성을 일고의 가치도 없게 만들었다. 법리를 따져도 유 판사의 판결은 지나치게 편향적이다. 이 대표의 혐의와 관련된 피의자 21명은 이미 영장이 발부돼 구속됐다. 형평성도 결여돼 있다.

유 부장판사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분당구 백현동 개발사업을 추진하며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몰아줘 시에 약 200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에 대해, 이 대표의 "관여가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의심이 들기는 하나, 이에 관한 직접 증거 자체는 부족하다"고 보았다. 쌍방울그룹이 방북 비용 800만 달러를 북한에 대신 내도록 한 뇌물 수수한 혐의에 대해서는 "이 대표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고 했다. 위증을 요구한 혐의는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검찰이 주장한 '증거인멸 우려'에 대해선 단정하기 어렵다는 상반된 판단을 했다. 또 이 대표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출석하고 있고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 대상인 점을 감안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 판사는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 정도 등을 종합하면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판사는 법리와 증거에 근거해 양심에 따라 판결한다고 하지만, 이번 영장기각은 지나치게 법리와 증거는 가볍고 판사의 재량적 양심에 기운 판결로 볼 수밖에 없다. 백현동 사건은 이 대표가 관여했다고 볼 만한 직접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는데, 용도변경의 최종 결정자는 당시 성남시장인 이 대표였다. 이 대표의 성남시장 당선을 도왔던 측근 김인섭은 백현동 개발 로비 대가로 70억원을 받아 구속됐다. 이 대표가 이 사건과 관련 돈 한 푼 받지 않았다고 하지만, '제3자 뇌물'로 볼 수도 있다. 이 같은 관계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 된 후 김인섭의 동생이 수십 건의 성남시 산하기관 공사를 수의계약한 점을 보더라도 충분히 의심이 간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할 때는 최서원이 받은 대가를 박 전 대통령과 최서원을 '경제적 공동체'로 묶기도 했다. 대북 불법 송금 관여 혐의는 국기문란과 연결된 중대한 혐의다. 이 사건 자체가 이 대표의 대북 사업 구상에서 출발한다. 이 대표는 경기지사 시절 쌍방울그룹 전 회장 김성태와 친분이 있는 이화영을 경기도 평화부지사로 영입했다. 유 판사가 이 대표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했지만, 이 사건은 애초 대권 꿈을 가진 이 대표가 국내 친북적 좌파 세력의 지지를 받으려고 기획한 대북 이벤트에서 시작된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물적 증거가 없다 해도 이 점을 간과할 순 없다. 검사 사칭 위증 교사 혐의를 인용하면서도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본 것도 논리 모순이다. 이 대표는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자서전에서 과거 자신에게 유리하게 말하도록 주변 사람들을 종용한 일화를 자랑삼아 공개한 적도 있다. 또 대북송금 의혹 이화영 재판에서 측근을 통해 이화영 부인으로 하여금 이화영에게 이 대표에 유리하도록 진술하도록 압박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을 종합하면 유 판사가 증거인멸의 우려가 약하거나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판결한 것은 균형을 잃었다. 과연 일반 국민이 이런 혐의와 사법 방해행위를 했다고 해도 구속영장이 기각될 수 있을까. 유 판사는 이 대표가 정당의 대표와 공적 감시의 대상이라는 점을 들어 구속할 필요성을 낮게 봤지만, 오히려 국민의 모범이 돼야 할 정치 지도자라는 점을 감안하면 판단의 잣대는 거꾸로 작용해야 마땅하다. 이 대표에 대한 영장이 기각되면서 일단 검찰의 수사 동력은 떨어지게 됐다. 그와 반대로 이 대표는 자신에 대한 수사가 '정적 제거용'이나 '야당탄압'이라는 주장을 가속화할 것이다. 민주당 역시 피의자 신분인 이 대표에 의해 더 장악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그에 따라 민주당이 국회를 장악하고 통과시키지 않는 개혁입법안들도 더욱 통과 전망이 어렵게 됐다. 유 판사가 불구속 사유로 정당의 대표임을 들었지만, 이런 국정 난맥상을 고려했다면 오히려 다른 판단을 내렸어야 했다.
이번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은 그의 혐의에 대한 유·무죄 판단이 아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구속만 면한 것뿐이다. 검찰 입장에선 증거를 더 보완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이 대표의 유무죄 여부는 앞으로 재판에서 판결날 것이다. 일반 국민이었다면 벌써 구속되고도 남았을 이 대표에 대해 법원이 지나치게 불구속 원칙에 편향돼 영장을 기각한 것은 매우 유감이다. '법 앞의 평등'이라는 국민 법 상식에 어긋날 뿐 아니라, 법리상으로도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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