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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성패, 데이터에 달렸다] 中企 78% "ESG경영 준비 안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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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협력사 ESG 평가 강화
관련 사설 인증·컨설팅 등 난무
가이드라인 없어 2차 피해 속출
[ESG성패, 데이터에 달렸다] 中企 78% "ESG경영 준비 안돼 있다"
지난 9월 7일 삼성전자 관계자가 광주캠퍼스에서 스마트공장 추진 방향을 중소기업 CEO 등에게 강연하는 모습. [중기중앙회 제공]

ESG 경영은 중소기업에도 '발등의 불'이다. 올해 독일을 시작으로 유럽연합(EU) 전역에 공급망실사법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EU 역내에 수출하는 기업은 반드시 ESG 데이터 경영을 통해 자사 뿐만 아니라 협력사를 포함한 공급망에서 환경·인권·윤리를 저해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점검하도록 하는 실사 의무가 생긴다.

규모가 영세하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고민이 많다. 이들은 거세지는 ESG 경영 요구에 "대응은 엄두도 못낸다"며 불안해 하고 있다. 회계·컨설팅 업체 EY한영이 지난 7월 국내 기업 회계·재무 감사 임직원 708명에게 ESG 공시 준비 상황과 관련해 설문을 진행한 결과, 자산 규모 5000억원 미만인 기업 가운데 'ESG 공시에 매우 잘 대비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단 5%에 불과했다. '다소 잘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도 17%에 그쳤다.

반면 '준비가 부족하다(48%)'와 '전혀 준비하고 있지 않다(30%)'는 응답이 대다수였다. ESG 공시 의무화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중견·중소기업 5곳 중 4곳은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설문 대상 기업의 57%는 ESG 보고 및 공시에 대응하는 조직조차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은 협력사에 대한 ESG 평가를 강화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기업 108개사 중 절반 이상(58.3%)이 ESG 평가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거래 대기업이 ESG 경영요구 수준 미달하면 거래 감소와 중지 등 페널티를 부과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30.5%나 됐다.

하지만 거래 대기업으로부터 실질적인 ESG 관련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관련 지원이 '없다'고 응답한 중소기업이 전체의 42.6%를 차지했다. ESG 경영과 관련해 필요하다고 꼽은 '시설·설비·자금'에 대한 지원을 받는 중기는 전체의 4.6%에 불과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대기업과 직접 연결된 1차 협력사들은 그나마 ESG 경영에 대비할 수 있지만, 영세한 2차, 3차 이상 n차 벤더들은 그야말로 패닉 상태다. n차 벤더들에 대한 ESG 경영 지원 책무가 1차 벤더로 떠넘겨지면서 중소기업계는 총체적 난기류에 빠졌다.


김기훈 중기중앙회 ESG팀장은 "1차 벤더 입장에서는 본인들도 아직 ESG에 대해 생소하고 애로사항이 많은데, 2차·3차 벤더들까지 ESG 데이터를 취합해서 제출하라고 하니 관리를 받아야 할 객체가 관리의 주체가 되버린 격"이라며 "심지어 n차 벤더들은 사업 규모가 더 영세하고 인력 여유도 없는 경우가 많아 ESG를 준비하려고 해도 하지 못하는 상황도 많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의 ESG 경영 대응과 관련한 정부 지원도 미숙하다. 우선 명확한 정부 인증 없이 ESG 관련 사설 인증이나 컨설팅이 난무해 피해를 입는 중소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김 팀장은 "수백만원을 주고 ESG 인증을 받아왔더니, 원청에서 '그 자료는 쓸 수 없다'고 거절하는 사례도 다수"라며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경우 작성에 드는 가격이 한 건당 700~800만원이 든다고도 한다"고 지적했다.

중앙부처에서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ESG 매뉴얼을 제공하는데, 이 또한 제각각이라 오히려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을 위한 ESG 경영안내서'를, 산업부는 'K-ESG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고, 환경부도 자체적으로 환경 분야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중소기업에 속하는데, 자동차 관련 업종에 납품하고 있고 환경오염 물질 배출 등의 규제도 받는다"며 "ESG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중기부 매뉴얼을 따라야할지, 산업부 매뉴얼을 따라야할지, 아니면 환경부에 가서 컨설팅을 받아야 할지 판단이 어렵다"고 했다.말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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