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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집인데 주걱 강매"… 가맹본부 필수품목 갑질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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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가맹업 개선안 발표
계약상 가격 기재 등 입법추진
필수품목 강매·가격인상 '철퇴'
조건 변경시 가맹점주 협의해야
공정위, 가맹업 개선안 발표

커피 프랜차이즈 A가맹본부는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연유와 우유, 생크림 등과 포장재, 주걱 등 공산품 다수를 필수품목으로 지정해 가맹점주에 비싼 가격으로 공급했다.

A가맹본부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탄산수에 로고만 부착한 후 필수품목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한식 프랜차이즈 B가맹본부는 필수품목으로 지정한 소고기를 기존보다 낮은 품질의 부위로 제공했다. 그러면서 공급가격은 오히려 시중가의 2배 가까이 인상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C가맹본부는 1년 동안 약 7회에 걸쳐 51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폭리를 취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맹본부의 이 같은 필수품목 '갑질'에 칼을 빼들었다. 공정위는 지난 22일 '가맹사업 필수품목 제도 개선 방안'을 당정협의회에 보고하고, 대책을 발표했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최근 가맹본부가 필수품목을 과도하게 지정하고 일방적으로 가격을 높이는 행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이러한 필수품목 갑질 문제는 가맹점주의 경영환경을 악화하는 최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맹점주들은 많은 품목을 비싸게 구매해 남는게 없는 반면 가맹본부는 반대로 수익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식 프랜차이즈는 필수품목으로 가맹점 하나당 얻는 마진이 평균 2800만원에서 3100만원으로 늘었고, 제과·제빵도 2100만원에서 2900만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치킨은 2800만원에서 3100만원, 피자는 2700만원에서 2900만원으로 역시 마진이 증가했다.

공정위는 지난 2020년 필수품목 지정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사건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가맹본부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제재해왔다. 교촌치킨, 가마로강정, 바르다김선생 등이 제재 대상에 올랐다. 이 같은 제재 조치를 통해 불공정 관행을 정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가맹점주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공정위는 가이드라인보다 효력이 강한 법령 개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현재는 필수품목 관련 사항이 정보공개서 등에 명시해 가맹희망자가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지만, 법적인 구속력이 없어 필수품목을 더 추가해도 책임을 묻기가 어렵다. 공정위는 여당과 함께 가맹사업법을 개정해 필수품목 항목과 현재 공급가격, 거래조건 협의 절차 등을 가맹계약서에 반드시 기재하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필수품목 변경(확대), 단가인상 등 거래조건을 가맹점주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때에는 반드시 협의를 거치도록 한다.

'거래상대방의 구속행위 유형에 대한 고시'를 제정해 필수품목의 실체적·절차역 요건에 대한 세부판단 기준과 사례도 제시한다. 공정위는 특히 필수품목 지정 비율이 높은 외식업종을 중심으로 필수품목 지정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위반행위를 적발하면 적극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커피집인데 주걱 강매"… 가맹본부 필수품목 갑질 막는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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