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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유가 100달러` 쇼크 엄습… 스태그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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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90달러 돌파 연중 최고치
물가상승에 경기침체 초래 우려
경상수지 악화 불황형 흑자 위태
정부, 선제적 정책대응 필요할때
[기획] `유가 100달러` 쇼크 엄습… 스태그 공포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선을 넘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100달러 돌파는 시간 문제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가 강세는 물가를 끌어올리고 성장률은 낮추며, 무역수지를 악화시켜 우리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속 물가상승)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한국은행(한은)은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르면 연간 경상수지는 90억달러 악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 WTI)는 전 거래일 대비 0.78% 오른 91.48달러로 마감,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0.53% 뛴 94.43달러로 장을 마쳐 올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WTI와 브렌트유는 지난 3월 저점 이후 30% 이상 오른 상태다.

이처럼 유가가 다시 뛰고 있는 것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7월 시작한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 정책을 12월까지 연장하기로 했으며, 러시아도 하루 30만 배럴의 석유 수출 규모 축소를 연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도 3개월 연속 감소, 10월 원유 생산량은 하루 939만3000배럴로 지난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원유 수요는 중국 등의 영향으로 여전히 강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4분기 하루 300만 배럴 이상, ANZ 은행은 200만 배럴의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그룹은 이날 브렌트유 가격이 올해 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정유업체인 셰브론도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지난 8월 올해 유가를 상반기 평균 80달러, 하반기 84달러 수준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하반기 유가가 94달러까지 오르면 월별 경상수지는 7억5000만달러 가량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수출보다 수입 감소율이 더 커 '불황형 흑자'를 보이고 있는 경상수지는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또 유가 강세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은 물가를 끌어올리고, 고물가는 소비·생산·투자 감소로 이어지며 성장률을 끌어내린다.


지난달 씨티그룹은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1.8%에서 1.7%로, 바클레이스는 2.3%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모두 한은 전망치(2.2%)를 밑돈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10주 연속 오름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9월 둘째주(10∼14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9.6원 오른 리터당 1759.6원으로 집계됐다. 유가가 오르면 비용상승 압력이 큰 정유, 철강, 화학, 전력·가스, 운송 등 직간접 연관 산업의 충격이 불가피하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10% 상승하면 기업의 생산원가는 평균 0.43% 뛰게 된다. 원유를 발전원료로 쓰는 한국전력은 또다시 전기를 팔수록 손해인 역마진 구조에 빠져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불가피할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물가를 잡기 위해 총력을 펼치고 있는 한국은행의 고민도 커질 수밖에 없다.

현대경제연구원 신지영 선임연구원은 "내년에도 공급측 요인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불안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선제적으로 적절한 정책 대응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한편 성장잠재력을 훼손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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