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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걸 칼럼] 상식이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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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홍성걸 칼럼] 상식이 죽었다
상식이란 일반 사람들이 특별한 지식이나 노력 없이도 지극히 자명해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지식 혹은 생각을 말한다. 공동체의 사람들이 오랫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다는 것은 논리적 합리성과 도덕적 정당성을 갖춘 사회적 통념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상식의 의미를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하는 이유는 최근 민주주의에 대한 상식이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입만 열면 민주화를 외쳐온 정치권 86세대들에 의해서.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대통령 권력을 차지했고, 2018년 에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압승했다. 서울의 구청장 25개 중 24개, 의회 의석 108석 중 102석을, 경기도는 단체장은 물론, 도의회 의원 중 국민의힘 의원은 단 2명에 불과할 정도의 압도적 승리였다. 이어진 2020년 총선에서도 압승해 170석이 넘는 압도적 다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은 눈앞의 이익에만 골몰할 뿐,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견제와 균형은 아예 무시했다.

민주주의의 상식이 죽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다. 3분의2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소수 야당의 의견을 철저히 무시하면서 의회 독재를 이어갔다. 여야 합의가 어려워 패스트 트랙에 올려진 법안들은 자당 소속 의원들을 탈당시키거나 각종 비위로 탈당한 전 민주당 의원들을 야당 몫의 안건조정위원으로 배정해 최대 330일의 논의를 하도록 한 국회법의 입법 취지를 무시하고 불과 1분 만에 독단적으로 통과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에 주장했던 재보선 원인제공자의 공천 불가도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 서울과 부산의 보궐선거에 공천했다가 모두 지고 말았다. 그뿐인가. 역시 문재인 전 대표가 국회의 법사위원장은 반드시 야당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더니 민주당이 압도적 의석을 가진 여당이 되니까 야당과 합의가 안됐다는 핑계로 21대 국회에서 법사위뿐만 아니라 모든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했다. 자신이 했던 말과 정반대의 국회 운영이 이루어지는데도 자당의 이익 앞에 상식이 죽어가는 것에 아무 관심도 없었다. 오죽했으면 '내로남불'이라는 단어가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되는 쾌거(?)를 거두었겠는가.

86세대가 주축인 더불어민주당의 몰상식은 정권이 바뀐 이후에 더욱 심각해졌다. 우선 퇴임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하루 전까지도 인사권을 행사해 사실상 새 정부의 업무를 방해했다. 민간에서도 물러나는 대표는 인사권을 유보해 다음 사람을 배려하는 것이 도리요 상식임에도 이런 일을 자행하면서도 부끄럼을 모른다. 그렇게 임명된 사람들은 이념과 가치가 다른 정부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국민 세금을 축내면서 똑같이 부끄럼을 모른다.


문 정부에서 법무장관을 했던 추미애, 박범계 두 사람은 스스로 검찰을 좌지우지하면서 정치검찰로 만들어놓고 국회에서 한동훈 장관을 불러놓고 소리 지르기 일쑤다. 목소리 크면 이기는 것도 아닌데 판판이 한 장관에게 논리적으로 밀려 망신을 당하면서도 역시 부끄럼을 모른다.
부끄럼을 모르는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에 이르러서 극치를 이룬다. 벌써 다섯 번째 검찰에 소환되면서 검찰이 스토킹을 한다고 비난한다. 검찰이 할 일이 없어 야당 대표를 대상으로, 그것도 국회의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한 무소불위의 야당 대표를 대상으로 소설을 쓰고 스토킹을 하겠나. 그동안은 불과 몇 쪽짜리 답변서를 내밀고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버티더니 대북송금 사건의 피의자로 소환된 5차 검찰 소환에서는 상식적으로 해야 할 녹화도 거부하고 답변도 좀 하더니 결국 조사서에 사인을 거부했다. 그로 인해 5차 소환으로 조사한 내용은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혐의가 있고, 관련자들은 이미 기소되었거나 재판 중인 상황에서 검찰조사를 희화화하는 제1야당의 대표를 어찌 봐야 하는가.

이재명 대표는 검찰소환 때마다 마치 민주투사처럼 권력에 의해 탄압받고 있는 것처럼 주장한다. 민주화 이후 어느 피의자가 이처럼 자유롭게 조사받고 마음대로 검찰을 농락했는가. 경기도지사 시절에 사적 생활비까지 법인카드로 지출하면서도 부끄럼을 모르는 것을 보면 가히 철면피 수준이다. 이 정도면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지도자를 하겠다고 차마 나설 수 없는 것이 정상인데도 뻔뻔스럽게 얼굴을 들고 민주투사 코스프레에 열을 올린다. 그리고 개딸들은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는 이 대표에게 가서 큰절을 올린다.

이것이 상식이 죽었다는 결정적 증거가 아니면 무엇인가. 공자님이 부끄러움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라고 했던 말씀의 참뜻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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