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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DT인] 공직사회로 간 반도체 전문가… "20년 노하우 국가위해 쓰니 보람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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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소재 연구… 민간심사관 채용보고 지원
인재·제조공정 중요성 강조… "일해보니 수평적 관계 인상적"
[오늘의 DT인] 공직사회로 간 반도체 전문가… "20년 노하우 국가위해 쓰니 보람 커요"
박애나 특허청 반도체소재심사팀 심시관. 특허청 제공



박애나 특허청 반도체소재 심사관

"20년 이상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대기업에서 쌓은 경험을 국가를 위해 쓸 수 있어 보람이 큽니다. 기술전쟁 시대에 우리나라가 반도체 초격차를 이어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습니다."

박애나(48·사진) 특허청 반도체소재 심사관은 최근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은 미소를 띠며 이같이 말했다. 직장인에서 공직자로 바뀐 삶에 대한 만족감과 새로움에 푹 빠져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박 심사관은 특허청이 지난 2월 정부 부처 처음으로 실시한 '반도체 분야 전문 임기제' 채용을 통해 특허 심사관으로 공직에 발을 들여 놓았다.

반도체 분야 민간 심사관 채용은 특허청이 반도체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우수 인력의 해외 유출을 막고, 이들의 풍부한 현장 경험과 지식을 특허 심사에 활용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 특허청은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전담 심사관 167명으로 구성된 '반도체심사추진단'을 출범시켜 반도체 기술의 신속하고 정확한 심사에 힘쓰고 있다.

박 심사관은 반도체 소재 전문가로, 지난 20년 동안 산업현장에서 몸담았다. 2000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반도체와 인연을 맺은 후 줄곧 화학 전공을 살려 반도체 소재를 연구했다.

2012년 그가 소속된 삼성전자 LCD(액정표시장치)사업부가 분사되면서 삼성디스플레이로 옮겨 2020년 그만 둘 때까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신소재 개발과 생산현장에서 근무했다. 이 기간 LCD TV를 비롯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QLED TV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 개발에 참여하며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전문가로 역량을 쌓았다.

[오늘의 DT인] 공직사회로 간 반도체 전문가… "20년 노하우 국가위해 쓰니 보람 커요"
박애나 특허청 반도체심사소재팀 심사관. 특허청 제공



박 심사관은 "삼성전자에서는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불량을 분석하는 업무를 했고, 연구부서에 소속돼 소재 개발 업무도 맡았다"면서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미래 소재기술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삼성을 대표하는 TV 디스플레이 소재 개발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디스플레이를 나와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 중소기업에 잠시 몸담았다가 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특허 심사관에 당당히 뽑혔다. 임용 후 신규 심사관 교육을 거쳐 지난 5월부터 심사 업무에 투입돼 특허 심사관으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박 심사관의 특허 심사관 지원 계기는 남달랐다. 그는 "육아 등 개인적인 이유로 대기업에서 나와 일자리를 찾던 중 반도체 소재 분야 중소기업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입사했다"며 "1년 넘게 근무하던 중 외국 자본의 투자를 받으면서 한국 기업이 외국 기업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 퇴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외국 기업에서 일하느니 차라리 그만 두고 새 직장을 찾겠다는 마음으로 과감히 회사를 나온 것. 그러던 중 지인을 통해 특허청에서 반도체 분야 심사관을 뽑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참에 국가를 위해 일해 보자는 생각에 특허청의 문을 두드렸다.


박 심사관과 함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채용된 합격자들의 이력은 그야말로 '반도체 어벤저스급'이다. 반도체 분야 평균 경력 23년 9개월, 10명 중 9명이 석·박사 학위 보유자, 현직자 비율 90%에 이를 정도로 최신 기술 동향에 정통한 반도체 분야 고숙련 전문인력들로 구성됐다.
박 심사관은 "공직생활 하면 수직적이고 경직된 문화를 떠올렸는데, 막상 와서 일해 보니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수평적 관계 속에서 각자의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심사관 업무의 매력과 보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심사관 업무는 출원인이 낸 특허에만 집중하면 돼 몰입도가 높고, 발명자의 땀과 노력이 깃든 기술에 가치를 부여해 기업뿐 아니라 국가의 미래 먹거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상당히 크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기술패권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초격차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으로 그는 인재 확보와 제조공정 고도화를 주문했다.

[오늘의 DT인] 공직사회로 간 반도체 전문가… "20년 노하우 국가위해 쓰니 보람 커요"
박애나 특허청 반도체소재심사팀 심시관. 특허청 제공



박 심사관은 "중국이 아무리 우리 기술을 추격해 온다고 해도 90%에 달하는 높은 생산수율을 확보하고 있는 우리 제조 공정기술을 따라올 수 없다"며 "중국이 우리나라의 우수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인력 확보에 애쓰는 것도 우리의 높은 제조 공정기술을 어떻게든 확보해 생산 수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가 지금보다 혁신적인 제조 공정기술을 확보하고 고도화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무엇보다 기술 유출을 막고 핵심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반도체 인력의 해외 이탈과 우수 인재 양성을 위한 국가적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허청의 민간 전문인력 심사관 채용이 우수 인력의 해외 유출을 막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박 심사관은 "현장에서 수십년 간 기술과 경험, 노하우를 쌓은 민간 퇴직 인력들은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인적 자산임에도 국내에서 재취업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은 상황"이라며 "우리는 선진국에 비해 심사관 수가 적어 심사 부담이 큰 만큼 임기제 심사관 제도를 활용해 국가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고, 해외 기술 유출도 막는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계기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의 자립화가 얼마나 중요한 지 체감했다"면서 "앞으로도 기초과학 투자 확대를 통해 원천·기반기술 확보에 역량을 결집한다면 기술 주권과 경제 안보에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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