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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DT인] "`설악산 오색케이블` 1300명 고용 창출 기대… 규제 철폐는 내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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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 입문후 규제 직무만 네번째 맡아
강력한 리더십 있어야 효과낼 수 있어
尹정부 출범 1년만에 1027건 개선
기대 경제효과만 70조원 달해
심할 땐 각서까지 써주지만
일자리 늘어나는데 보람
[오늘의 DT인] "`설악산 오색케이블` 1300명 고용 창출 기대… 규제 철폐는 내 운명"
손동균 국무조정실 규제총괄정책관.



손동균 국무조정실 규제총괄정책관

포스코그룹은 지난 4월 전남 광양 동호안 산업단지에 4조 4000억원을 투자해 '이차전지 메카'를 만들기로 했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 한줄기 빛이지만 규제 때문에 하마터면 엎어질 뻔 했던 투자였다. 현행 산업입지법에 따라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위치한 이 산업단지에 철강을 제외한 다른 업종이 입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손동균 규제총괄정책관 등 국무조정실의 적극적인 규제 개선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규제 개선으로 입주 가능 업종을 포스코 유관기관과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으로 넓혀, 투자가 성사된 것이다.

지난 26일 세종 국무조정실 집무실에서 손동균(56) 국무조정실 규제총괄정책관을 만났다. 손 정책관은 윤석열 정부 출범 만 1년만에 1000개가 넘는 규제를 해소하는 데 실무선에서 진두지휘 해 온 인물이다. 손 정책관은 "4조 4000억원의 투자를 기업이 한다고 결단했다면, 행정은 응당 거기에 따라줘야 한다"면서 "광양 투자로 일자리 9000개가 새로 생기고, 국가 첨단산업이 발전할 길이 트이는데 규제로 가로막혀서야 되겠나"라고 강조했다.

손 정책관은 스스로 "규제 해소와 유별난 인연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행정고시 40기로 1997년 공직에 입문한 그의 첫 근무지는 관세청 법무담당관실이었다. 임명장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모든 부처는 규제를 무조건 50% 감축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이후 국무조정실로 옮긴 손 정책관의 첫 과장 보직이 '규제심사과장'이었다. 문화부와 고용부에서 도입하는 모든 규제를 심사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막는 업무였다. 2015년에는 규제총괄과장을 맡았고, 2022년 윤석열 정부 들어 규제총괄정책관으로 임명됐다. 공직 생활 26년 동안 규제와 관련된 직무만 4번을 맡은 셈이다.

'그렇게 규제를 없앴는데 아직도 없앨 규제가 왜 이렇게 많은가'라는 질문에 손 정책관은 "사실 처음부터 나쁜 규제는 별로 없다. 만들어진 지 오래된 법령이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산업과 사회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 규제의 실체'라고 지적했다. 현존하는 모든 법과 시행령, 시행규칙, 조례 등이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애견카페 등에 반려동물을 동반해서 들어가고, 반려동물에 음식을 내어주면 불법입니다. 황당하죠?" 어떤 공무원이나 의원이 반려동물을 싫어해서 만든 규제가 아니다. 과거에 식품접객업소 관련 제도를 만들 때, 사람만이 여기 출입한다는 전제로 위생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들어진 규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과거에는 합리적인 규정이었을지 몰라도, 반려동물 인구가 1500만에 달하는 지금에 와서는 타파해야 할 규제가 됐다"면서 "반려동물과 사람이 같은 공간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새로운 업종 코드를 만들었고, 규제 샌드박스를 거쳐 법제화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마트가 공휴일에 의무 휴업하도록 한 유통산업발전법도, 국내에서 공유 숙박이 불가능하게 한 관광진흥법도, 공공 소프트웨어 시장에 대기업 참여를 제한하는 소프트웨어진흥법도 처음에는 나름의 도입 목적이 있는 규제였다는 것이다. "한번 규제가 생기고 나면 필연적으로 그와 관련된 이해관계자가 생깁니다. 법령이 낡아 손질할 필요가 생긴다고 해도, 기존의 이해관계자와 새로운 이해관계자, 그리고 소관 부처가 서로 손을 맞잡게 해야 합니다. 규제를 만드는 건 쉬워도, 없애는 건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공무원 입장에서도 규제 해소는 부담이다. 많은 규제가 공무원의 적극행정으로 해소될 수 있는데, 나중에 감사 등을 통해 문책을 당할 위험이 있어 적극 나서지 않는다. 그래서 국무조정실산하의 규제조정실이 존재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심할 땐 '우리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각서까지 써줍니다. 일종의 심리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셈이죠. 그렇게까지 해야, 규제를 풀어낼 수 있어요."

윤석열 정부는 취임 1년 만에 1027건의 규제를 개선했다. 규제 개선으로 인한 기대 경제효과만 70조원. 어떻게 이 같은 성과가 가능했냐는 질문에 그는 "리더십의 강력한 드라이브가 있어 가능했다"고 답했다.

그가 부임한 직후인 지난해 8월, 15년 만에 위성영상 해상도 규제가 풀렸다. 위성영상의 해상도 상한을 4m에서 1.5m로 완화함으로써 75억 달러 규모의 시장에 우리 기업이 진입할 기회가 열렸다. "사실 그 규제는 제가 규제총괄과장 시절에 열심히 추진했지만 결국 국가정보원 등의 반대에 부딪혀 개선에 실패했던 규제입니다. 그런데 한 총리님이 나서서 직접 회의를 주재하시고, 국정원장과 국방부 장관 등을 직접 설득하면서 두달 만에 풀어냈습니다. 이번엔 어떤 규제든 제대로 싸워볼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기는 순간이었죠."

'가장 기억에 남는 규제 해소 사례'를 묻자 그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와 '위성영상 해상도 규제'를 꼽았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는 1982년부터 추진돼 온 사업으로, 지난 2월 착공이 결정됐다. 연간 5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1300명의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이다.

"당시 환경단체들이 산양에 일일히 GPS를 달아 생태를 확인하라고 했습니다. 고산지대 바위산에 사는 산양을 어떻게 잡겠습니까. 사실상 '사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였죠. 회의에서 의견이 계속 좁혀지지 않아서, 우리 쪽에서 실현가능한 환경 조건을 만들어 밀어붙였고, 겨우 착공에 성공하게 됐습니다."

손 정책관이 요즘 주력하고 있는 영역은 '킬러 규제'다. 포스코그룹의 광양 투자를 막았던 산단 입지규제부터, 플랫폼 산업 진입규제, 신산업 장애물 규제, 환경영향평가 규제 등 기업 투자를 막는 15개 핵심 규제를 가리킨다. 그는 "총리님 주도로 37개의 부처와 청에 각각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장관·청장이 직접 성과를 발표하도록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면서 "대통령과 총리께서 이렇게 판을 깔아준 만큼, 각 기관과 지자체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해묵은 규제를 마음껏 풀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종=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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