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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DT인] 11년 노하우로 스타트업 ESG 평가… "샤넬·빌게이츠 재단도 협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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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DT인] 11년 노하우로 스타트업 ESG 평가… "샤넬·빌게이츠 재단도 협업해요"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 한국사회투자 제공



ESG 공정기준 만든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

"수십년간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체감했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 대한 ESG 평가기준은 모호했어요. 그래서 그 동안의 노하우와 경험을 담아 공정한 기준을 만들었습니다. 진정성을 보이니 샤넬·빌게이츠재단과의 협업 기회도 생기더군요."

이종익(58) 한국사회투자 대표는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대기업들은 글로벌 기준에 맞춘 다양한 ESG 평가 기준을 사용하고, 코스닥 상장사나 중소기업들도 나름의 기준을 갖고 있지만 스타트업에 적용하기는 모두 적절하지 못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사회투자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ESG연구센터와 최근 스타트업에 대한 ESG 평가 기준을 구축하고 다음달부터 본격 적용하기로 했다.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시리즈 A~C)와 업종을 구분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새로운 사업 모델·기회를 평가할 수 있는 항목도 넣었다. 또 객관적 비교를 위해 등급을 부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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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사회투자 제공



이 대표는 "스타트업들은 물론 대기업·투자자들의 요구가 많아 스타트업에 대한 ESG 평가 기준은 만들게 됐다. 비영리 재단인 한국사회투자가 11년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구축해 공정하면서도 명확한 기준이라고 자부한다"며 "국경간 탄소세, 공급망 실사법 등 ESG 법률 대응에 활용되고, 대기업의 1~2차 협력사로서의 역할 수행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스타트업의 중요성을 느낀 것은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에서 파트너로 근무할 당시다. 당초 이 대표는 산업공학을 전공한 뒤 2010년부터 유니레버·P&G 등 외국계 기업에서 IBM 개발자로 근무했다.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업무를 맡았는데 덕분에 회사 경영의 전반을 들여다보는 시야를 갖게 됐으며, 비즈니스 분석(BA) 역량을 기반으로 2010년 딜로이트안진에 합류했다.

딜로이트안진에서는 처음 6년여간 사업·IT 등 리스크 관리, 지속가능경영, 지적재산권(IP) 사업 총괄 등의 업무를 맡았다. 그러다 프로보노(소외계층 대상 무료 자문) 봉사활동을 시작했는데, 현재로 치면 소셜 벤처와 같은 기업들의 문의가 많았다. 회사 전략부터 상품 마케팅, 수익 모델, 재무 관리 등이 주 요청 사안이었다.

[오늘의 DT인] 11년 노하우로 스타트업 ESG 평가… "샤넬·빌게이츠 재단도 협업해요"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본사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사회투자 제공



이 대표는 "당시는 사회적기업진흥원이 생기기 이전으로 '사회적 기업'이라는 용어도 없었다. 자문을 해갈수록 우리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한 기업이라는 울림이 있었다"며 "기업들을 보니 경영할 만한 사람도, 경영에 필요한 자금도 부족했다. 이들의 자금조달 지원 방안이 우선이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2016년 한국사회투자에 합류할 기회가 생겼고, 고민 끝에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결정했다"며 "처음에는 미래 성장이 담보된 임팩트 투자에 집중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자연스럽게 ESG 역량을 갖춘 기업들에 투자해온 셈이다. 지속가능성에 ESG가 자리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사회투자는 2012년 설립 이후 2016년까지 서울시 사회투자기금을 위탁 운용했다. 이 시기에는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쏘카에 대한 융자도 단행했는데, 이 대표는 만약 융자 대신 투자 방식이었다면 현 운용기금이 수십~수백배 늘어날 수 있지 않았겠냐며 아쉬움을 표했다. 조금이라도 더 기금을 키워 스타트업의 ESG 역량을 강화하고자 하는 그의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한국사회투자는 이 대표 취임 이후 복합금융,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CSR프로그램을 본격화했으며, 작년 하반기부터는 ESG 전략 컨설팅을 한층 강화했다. 주력 투자 분야는 농업·바이오, 보건·의료 등 사회서비스, 기후 관련 테크 기업 등 크게 3가지로 구분해 이뤄지고 있다.

대표 기업에는 지능형 사물인터넷(AIoT) 기반 건물 냉난방 운영관리 기업 씨드앤, 액티브 시니어(활동성이 높은 50~60대) 대상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로쉬코리아, 사회적 약자 대상 구강케어 기업 블루레오, 차세대 배터리인 제조 기업 제조기업 코스모스랩 등이 있다.

한국사회투자는 현재까지 교보생명, IBK기업은행,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 한국전력공사, 현대건설, 현대오토에버 등과 협력 사업을 진행해왔다. 하나금융그룹과는 작년 20억원 규모의 투자 사업을 진행했으며, 올해는 그 규모를 더 키우기로 했다.

해외에서도 한국사회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 최대 임팩트 투자자인 아시아벤처자선네트웍크(AVPN)가 올해 아시아 8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성 경제적 역량 강화' 사업에 한국 기관으로는 한국사회투자가 유일하게 선정됐다. 여기에는 샤넬 재단, 빌게이트 재단 등이 후원에 나선다.

이 대표는 최근 ESG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 수준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폐수처리의 경우 과거엔 기준치에 맞춰 방류하면 됐고 그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지만, 현재는 폐수에서 냄새가 나지 않게 하거나 폐수처리한 물에서 물고기가 살고 공원화시키는 수준으로 눈높이가 올라왔다는 얘기다.

이 대표는 "여러 사회문제나 사회적 자본에 해당하는 ESG 영역에 대한 투자 확대가 가장 중요하다. 순수 민간 비영리재단으로서 더욱 투명한 투자자를 찾는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며 "아직 생소하지만 기부 펀드도 확대하고 싶다. 대기업-스타트업의 ESG 고리를 연결하고, 투자자들을 위한 공정한 평가기준을 통해 ESG 키워드를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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