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오늘의 DT인] "분권은 쟁취하는 것… 강원 분권디자인, 지방시대 앞당길 기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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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자치도 미국식 '州'로 확립 구상… 조례도 '道 법률'로 부르자고 제안
교수·학회·시민단체 경험 '행동하는 학자'… 제주·세종과 다른 분권 강조
김진태 도지사와 인연에 "이념적 강조 다르지만 같은 지향점 가지고 있어"
[오늘의 DT인] "분권은 쟁취하는 것… 강원 분권디자인, 지방시대 앞당길 기폭제"
현진권 제13대 강원연구원장.<강원연구원 제공 사진>



'분권·자유 전도사' 현진권 강원연구원장

"강원연구원장으로 일하지만, 결국은 한국의 지방시대를 올바르게 열어간다는 사명감이 있습니다. 분권은 '떡 하나 더 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유'이며, 자유는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쟁취'하는 것입니다."

현진권(64·사진) 강원연구원장은 '분권과 자유의 전도사'로 불린다. 그는 강원특별자치도의 공식 출범(6월11일) 전후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그 내실을 담은 입법 당위성을 설파했다. 강원특별자치도법 전부개정(2차 개정)을 통해 4대(산림·환경·군사·농업) 핵심규제 특례·권한이양을 관철하고, 자체 재정준칙까지 세우는 이론적 기반을 다졌다. '섬'이란 특성이 고려된 제주, 정치권의 '행정수도 공약'에서 출발한 세종과는 차별화한 독립된 자치분권에 대한 기대감을 담았다.

현 원장은 강원특자도를 종전의 지방 행정구역 개념의 'Province'가 아닌 미국식 'State', 주 정부로 확립하는데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영문명 'Gangwon State'를 발안했고, '조례'를 '도 법률'로 바꿔 부를 것을 제안해왔다. 그는 최근 디지털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특별자치도는 사실 법적인 용어이고, 그리 감동이 없는 단어"라며 "한국용어를 직역하는 경향대로면 'Gangwon special self-governing province'이나, 이렇게 표현하면 외국인들이 의미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 원장은 "특별자치도는 분권이며, 지역 이름을 어떻게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특별자치도의 의미는 'State'이며, 국가를 의미한다. 미국의 '주 정부'를 State로 표현하듯이"라고 취지를 강조했다. 그는 "도의회에서 제정한 조례도, '도 법률'로 부르자고 주장했다. 분권구조를 정착시킨 서양의 용어에서 나온 것이다. 새 시대를 현실화하려면 새 용어를 써야 한다. 용어는 반복하면 우리의 언어가 되고 새로운 지방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강원특자법 2차 개정은 지난달 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파행으로 특자도 출범 일정에 맞추지 못할 우려가 있었다. 현 원장은 "분권은 한 시점에 완성하는 게 아니다"며 일회성 정치갈등에 낙담할 필요가 없다는 태도였다. 그는 "분권 선진국인 미국 등을 보더라도, 항상 주정부와 연방정부는 권력분담에서 논리로 대립하고 있다. 분권은 결국 큰 틀에서 민주화의 과정이다. '매년' 권력(이양)을 가지고 중앙정부와 다퉈야 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고 '다짐'에 가까운 설명을 했다.

강원연구원장으로서 사명감도 피력했다. 현 원장은 "강원도가 특별자치도가 된다는 것을 알고 '꼭 가서 일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며 "고향이 부산이어서 연고가 없지만, 강원의 분권디자인이 한국 지방시대를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한국에서 재정학적 기초 위에 분권을 제시하는 전문가는 매우 한정돼 있는데, 원장으로서 '분권이 왜 필요한가'라는 논리를 도청·도의회·도민께 전달하고 있다. 다른 곳에서 배울 수 없는 논리여서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특별자치도정을 개시하기 전후로 '내년 총선 전까지 강원특자도법 3차 개정' 구상을 드러낸 바 있다. 강원지역 권역별 미래 먹거리 육성뿐만 아니라 "교육특구, 국제학교 등 주요 교육 특례들을 꼭 3차 개정에 반영되도록 추진하겠다"고 교육 의제를 밝혔다. 현 원장은 "매년 강원 정부는 권한 이양을 위한 특례조항을 올리고 중앙정부와 논리싸움을 해야 한다"며 "김 지사는 파격적 제안도 기꺼이 받아들이는 개방된 마인드를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오늘의 DT인] "분권은 쟁취하는 것… 강원 분권디자인, 지방시대 앞당길 기폭제"
현진권 제13대 강원연구원장.<강원연구원 제공 사진>



'행동하는 학자'로서 현 원장의 이력도 눈여겨볼 만 하다. 1959년 부산 출생인 그는 연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카네기멜론대 대학원에서 정책분석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재정전문가로서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한국재정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시민사회 활동도 병행해 바른사회시민회의 사무총장,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소장, 자유경제원(현 자유기업원) 원장 등을 지냈다. 현재 세번째 공직생활을 하고 있다.

현 원장은 2009년부터 1년간 이명박 정부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비서관으로 일했고, 2019년부터 제22대 국회도서관장(차관급)으로 2년간 재임했다. 지난해 9월 13대 강원연구원장에 취임했다. 그는 "아주대 교수시절부터 현실정책에 관심이 많았다. 재정학은 현실 학문이기 때문"이라며 "자연스럽게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의 사무총장을 맡게 됐고, 노무현 정부 시절 종합부동산세제가 도입되는 걸 보고 '지식인의 현실 참여' 필요성을 더 느꼈다"고 회고했다.

이어 "이후 청와대에서 '시민사회비서관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일했으나 현실 정치에선 전문가 역할에 한계를 느껴 1년간만 있었다. 교수로서 (활동에) 한계가 있어 조금 더 현실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한경연, 자유경제원으로 갔다"고 밝혔다. 또 "자유경제원 시절 많은 우파진영 지식인과 교류, 공동작업을 통해 국민의 시장경제 인식을 높이려는 활동을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쫓겨나다시피 해, 자유인으로 강의·강연을 하며 지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3년차이던 2019년 12월, 그는 당시 제1야당(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추천으로 국회도서관장직에 오르게 됐다. 그는 "국민의힘(당시 한국당)에서 외부 전문가를 원하면서 제안이 왔고, 국회의 정책수립과정을 가까이서 보는 행운을 갖게 됐다"며 "정파에 중립적인 직위이므로 '국민을 위한 정책'을 고민할 수 있었다. 또 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으로 발전하는 IT기술 흐름에 맞춰서 국회도서관을 변모시키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공공도서관이 결국 정치인에 의해 만들어지고, 공공선택학에서 얘기하는 사익(私益)을 전제한 것임을 실제 많은 도서관을 방문하면서 체험했다"며 "'도서관 민주주의'라는 책자를 발간했다. '공공도서관도 민주주의에서 표를 위한 정치인의 정치행위로 해석하자'는 시각으로서 처음 시도된 것"이라고 애착을 드러냈다. 김진태 도지사와의 인연에 대해선 "서로 자유인 시절 한번씩 보는 관계였고, 이념적으로 강조하는 바는 다르지만 같은 지향점을 갖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현 원장은 향후 강원 발전에 관해 "한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선 글로벌 개방사회가 돼야 함이 역사적으로 증명돼 있다. 강원 출신에만 개방된 분위기에서 벗어나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강원도에 올 수 있는 지역문화가 필연적"이라고 제언했다. 18개 시·군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이라며 정책배려를 강구하지만, 이런 지역일수록 가까운 미래에 수요가 높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태백·정선·양구·화천·철원 등은 무궁한 가능성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지역별 특색에 맞게 자유로운 정책을 구사해야 발전이 담보된다는 철학이 뚜렷했다. 그는 "강원이 분권구조를 정착해 정책의 자유를 가지면 놀라운 발전이 있을 것이다. 예컨대 태백 지역에 세컨드하우스를 구매하면 종부세·양도소득세·제산새 등 모든 세금을 면제하면 지역 수요는 급증할 수 있다"면서 "중앙집권시대에나 어울리는 중앙지원에만 목매지 말고 정책자유를 통해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의지가 있어야 하며, 이는 분권구조 정착 이전에 있어야 할 의식의 개혁"이라고 역설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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