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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DT인] 국내 흔치않은 약물중독 연구자… "매년 3~4개 신종마약, 심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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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영 안전성평가연구소 첨단독성연구본부 박사
약물중독·질환간 상관성 연구
한국에 임시마약류 90종 존재
2016년 '마약청정국' 지위잃어
처음부터 손 대지 않는게 최선
더이상 TV· 영화속 소재아냐
[오늘의 DT인] 국내 흔치않은 약물중독 연구자… "매년 3~4개 신종마약, 심각합니다"
장은영 안전성평가연구소(KIT) 박사

마약이 더 이상 TV나 영화 속 소재로 그치지 않고 우리 일상생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3'는 신종 마약사건을 다뤘다. 미국 거리에서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한 채 흐느적거리거나 허리를 숙이고 멈춰선 괴이한 '인간 좀비'들도 마약 중독에 의한 것이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학원가에서 마약이 든 음료를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부모를 협박하는 일이 벌어지는 등 마약은 10대 청소년들에게까지 뻗치고 있다. 마약은 국가를 막론하고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상했다.

장은영(42·사진) 안전성평가연구소(KIT) 첨단독성연구본부 박사(책임연구원)는 국내에서 흔치 않은 약물중독 연구자다. 석·박사 시절 코카인 중독 연구 전문가이던 지도교수의 영향으로 한의학 기반 약물중독 억제·치료 연구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정부출연연구기관인 안전성평가연구소에 몸담으면서 마약류의 대표적인 중추신경 흥분제인 '메스암페타민(필로폰)' 및 '니코틴' 의존성 연구와, 생활유해물질 노출에 따른 약물중독 및 질환 간 상관성 연구 등을 하고 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지원을 받아 임시 마약류의 마약류 지정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찾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장 박사는 "중독은 크게 물질중독과 행위중독으로 나뉘는데, 물질중독을 통상 약물중독이라고 일컫는다"며 "약물중독은 주로 알코올, 담배, 마약 등을 말하고, 알코올과 마약이 4대 중독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약물 또는 행위중독은 인격장애, 가정파탄, 폭행, 살인 등 사회적으로 심각한 각종 범죄로 이어지면서 막대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마약사범이 인구 10만명당 20명 미만이어서 UN이 정한 기준에 따라 마약청정국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2016년부터 마약 사범 수가 사상 최대로 늘기 시작해 마약 안전국가에서 제외됐다.

장 박사는 "필로폰, 아편, 코카인, 대마초 등 기존 마약류뿐 아니라 합성마약, 엑스터시(MDMA), YABA(필로폰·카페인 혼합물), 러쉬 등 신종마약류와 청소년 마약사범 증가로 인해 2021년에는 국내 마약 사범 수가 1만6000여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면서 "마약은 이미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장 박사는 마약 같은 약물중독을 심각한 만성뇌질환으로 규정했다. 약물의 부적절한 반복적 사용으로 인한 육체적·정신적 의존성과, 반복 사용 후 금단 기간에 느끼는 불안이나 불쾌감, 우울감이 있음에도 다시 약물을 찾게 되는 재발률이 높기 때문이다. 마약류는 대부분 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과도하게 분비시킨다. 이로 인해 뇌 신경망인 보상신경회로에 변화가 생겨 그 약물을 계속 찾는 중독 현상을 초래한다. 뇌에서 약물중독의 핵심 영역은 쾌락과 관련된 '중뇌변연계 경로'와, 동기 부여와 관련된 '흑질선조체 경로' 등과 연관돼 있다.

[오늘의 DT인] 국내 흔치않은 약물중독 연구자… "매년 3~4개 신종마약, 심각합니다"
그는 "약물중독은 약물이 보상신경회로인 중뇌변연 도파민 신경계를 활성화해 측좌핵에서 도파민 분비로 인한 보상을 얻고, 지속적인 보상을 얻고자 하는 약물 추구의 정적 강화를 통해 발생한다"며 "이런 메커니즘에 비춰볼 때, 약물중독은 만성적인 뇌질환으로 당뇨병과 고혈압 등처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 박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연구과제 지원을 받아 마약류에 준한 취급·관리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임시마약류'에 대한 마약류 지정 연구를 수행한다. 임시마약류의 신체적·정신적 의존성을 파악하기 위해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반복 투여 시 행동 민감화, 약물 보상효과, 재발행동 등에 대한 다양한 실험 결과와 분석 데이터를 식약처에 제공해 마약류 지정을 위한 과학적 근거 수립을 돕는다.
그는 "매년 임시마약류 중 적어도 3∼4개 가량이 신종 마약류로 지정되며, 올 2월 기준 90개의 임시마약류가 있다"며 "문제는 임시마약류가 갈수록 증가할 뿐 아니라 기존 마약류의 화학적 구조만 바꿔 더 강력한 의존성과 내성을 가진 물질로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응해 약물중독 의존성을 다양하게 평가하기 위한 새로운 행동실험 기법을 독자적으로 확립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또한 중독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뇌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분비량 증가에 따른 뇌 메커니즘 규명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는 뇌 신경회로 및 유전자 변화, 타깃 유전자의 기능 확인 등 중독행동 민감성과 관련된 다양한 메커니즘을 구체적으로 밝혀내는 게 목표다.

장 박사는 중독성이 더욱 강한 신종 마약류의 급속한 증가에 대비해 약물중독에 대한 기초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과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력과 연구비, 연구 인프라 등 약물중독 연구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다양한 평가법 확립을 통해 신종 마약류의 법적 규제를 강화할 수 있도록 약물중독 기초연구를 확대하고, 마약중독 치료를 위한 행동약리학적·신경화학적·전기화학적·분자세포생물학적 방법 등을 이용한 다학제 간 융복합 연구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약물에 중독되지 않는 최선의 방법은 아예 처음부터 손을 대지 않는 것"이라는 장 박사는 "마약으로부터 국민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마약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는 교육도 중요하다"고 했다. 글·사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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