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발생과 전이 과정을 규명할 수 있는 새로운 단서를 국내 연구진이 찾았다. 암세포의 새로운 세포 사멸 기전과 암 억제 기능 연구를 통해 항암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박찬영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세포막에 존재하는 칼슘채널 단백질인 '오라이(Orai1)'의 신호전달 기전이 암세포의 엔토시스 유도에 관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30일 밝혔다.
엔토시스는 살아 있는 암세포(침입세포)가 다른 암세포(포식세포) 안으로 침입해 세포 내 세포 구조를 만드는 일종의 세포 포식현상이다. 암세포는 엔토시스 현상을 통해 세포 사멸을 피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을 만든다. 가령, 포식세포는 침입세포로부터 영양분과 염색체를 제공받고, 침입세포는 포식세포 내에 은신하며 적절한 상황에 밖으로 나오거나 포식세포 안에서 세포분열과 증식을 한다.
이런 엔토시스는 암세포들의 상호작용에 따른 염색체 수 이상과 같은 유전체 불안정성으로 암 발생과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엔토시스의 조절 기전 연구는 암 발생과 전이 과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하다. 하지만, 칼슘채널 의존형 단백질의 신호전달과 엔토시스 간 연관성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오라이1 칼슘채널을 통한 칼슘신호전달이 엔토시스를 조절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엔토시스 현상이 발생하는 동안 침입세포가 포식세포 안으로 침입하는 순간에 칼슘신호를 발견했다. 세포 침입이나 포식 과정에 칼슘신호전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또한 주로 오라이1 칼슘채널에 의해 칼슘신호전달 인자들이 조절되고, 엔토시스 동안 관찰되는 칼슘유입이 오라이1 칼슘채널을 통해 일어난다는 것을 밝혀냈다.
박찬영 UNIST 교수는 "암 발생과 전이, 암세포의 엔토시스 유발 기전에 대한 오라이 칼슘채널의 새로운 신호전달 과정을 규명한 연구로, 향후 칼슘채널 신호전달 조절과 엔토시스 조절 연구를 통해 암발생, 전이, 치료 전략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지난 17일)'에 게재됐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세포막에 존재하는 칼슘채널 단백질인 '오라이1'을 통한 칼슘신호전달이 엔토시스를 조절하고, 엔토시스 동안 관찰되는 칼슘유입이 오라이1 칼슘채널을 통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사진은 UNSTI 박찬영(앞줄 왼쪽 세번째) 연구팀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