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민주당 대변인은 23일 "전해철 민주당 의원은 전날 당무위원회에서 '당무위가 너무 급하게 잡혔다', '공소장을 아직 살펴보지 못했다' 등의 의견을 냈으며 이를 소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김 대변인이 "반대는 없었다"고 브리핑했지만 사실상 반대의견이 있었다는 점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다.
김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 의원은 전날 크게 3가지를 말한 뒤 기권하고 당무위에서 퇴장했다"면서 전 의원의 발언을 전했다.
김 대변인의 설명을 종합하면 전 의원은 당무위에서 "오전 11시에 기소 결정이 내려진 직후인 오후 5시에 당무위를 소집하는 것이 지나치게 촉박하고 부자연스럽다"면서 "공소장의 내용도 우리가 아직 살펴보지 못한 단계이기 때문에 내용을 심층적으로 검토한 뒤 논의하는 게 맞는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또 당헌에 해석의 문제인데 지금 당헌 80조 1항을 보면 '사무총장은 기소와 동시에 직무를 정지하고 각급 윤리심판원에 조사를 요청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이 문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면서 "정지라고 하는 말이 기소와 동시에 정지가 자동으로 되는 것인지 여부 대해 해석의 논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당무위에서 이 대표에게 당헌 80조 3항을 적용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함께 논의를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시간을 갖고 당무위를 소집해야 한다는 게 전 의원의 주장이다. 하지만 김 대변인은 "다른 당무위원들께서 반론을 제기하자 전 의원이 기권하고 퇴장을 한 게 어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미 기권을 하고 퇴장한 뒤 찬성과 반대의사를 물었기 때문에 '반대는 없었다'고 취재진에게 설명했다는 것이다. 사실상 옹색한 해명이다.
하지만 전 의원의 발언을 종합하면 당시 당무위가 이 대표 건을 처리하기보다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반대의사를 표했음에도, 마치 반대의사가 전혀 없는 것처럼 설명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의원이 공개적으로 자신의 발언을 소개해줄 것을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김 대변인은 "이 사안의 본안은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고, 이걸 인정하지 말지가 어제 당무위 올라온 안건"이라며 "그래서 이 안건 대해서는 전 의원이 말하시지 않은 것이고, 그 전에 소집절차에 대해서만 말한 것이기 때문에 저는 반대 없이 통과됐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대변인은 "하나 더, 중한 것은 아닌데 이날 아침 보도를 보니 조응천 의원이 '김 대변인이 당무위 결정 사유에 대해 범죄혐의가 있고 없고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이 대표 기소가 정치탄압의도를 가지고 있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한 부분에 주목한다'고 말했는데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우선 이 대표 대한 범죄 혐의가 있고 없고 문제는 이 대표의 범죄 혐의가 있느냐 없느냐, 그전에 검찰이 정치탄압 의도 갖고 있느냐 아니냐 두 가지 건 대해선 이론이 없었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아무도 이의 제기하지 않았고 우리 당내에서는 다들 받아들이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전날 당무위에서도 그런 문제는 제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지난 16일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