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를 비롯한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세제지원을 확대하는 'K칩스법'이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여야 합의로 법안 의결이 이뤄진 만큼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기재위를 통과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반도체와 2차전지 등 국가전략기술의 연간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대기업·중견기업은 기존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높이는 내용을 담았다.
직전 3년 연평균 투자 금액을 초과해 투자할 경우, 올해에 한해 투자 증가분에 10%의 추가 공제율을 적용(임시투자세액공제)하는 혜택도 주어진다.
이에 따라 대·중견기업은 국가전략기술 투자 증가분에 대해 최대 25%, 중소기업은 35%에 달하는 투자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성장·원천기술 세액공제율이 대기업 6%·중견기업 10%·중소기업 18%로 3~6%포인트씩 상향되고, 일반 기술 공제율 역시 대기업 3%·중견기업 7%·중소기업 12%로 올라간다. 설비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기존 정부안대로 반영됐다.
K칩스법은 작년말 국회에서 대기업에 대한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6%에서 8%로 상향한 개정안이 처리됐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세제지원 추가 확대를 주문하면서 재추진됐다.개정안은 기재위 야당 간사인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의안을 반영해 세제혜택 대상인 국가전략기술 분야에 기존 반도체·2차전지·백신·디스플레이 뿐 아니라 전기차 등 '미래형 이동수단', 수소 등 '탄소 중립산업'까지 포함했다.
신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미국에서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관련 '가드레일(안전장치) 세부 조항'을 발표했다. 이제 정부가 오롯이 이 문제에 대해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신 의원은 향후 5년간 7조원 세수(稅收) 감소 추산을 근거로 강하게 비판한 정의당에 대해 "조세정책적 측면보다는 국가전략산업에 대한, 아니면 신성장 산업에 대한 육성·지원 정책이라는 측면에서 이를 동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 반도체법 가드레일 세부 규정에 대해 "아직은종합평가를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그나마 좀 우려 사항을 덜 수 있는 안이 아닌가 생각을 한다"며 "앞으로 기술과 관련된 부분 등에 대해서 조금 더 확인해야 될 부분은 미국 측과 계속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 기업들에 큰 불이익이 없도록 하는 데 끝까지 세심하게 챙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조특법 개정안엔 △신용카드 소득 공제 중 대중교통 이용분에 대한 소득 공제율을 올해 1년 동안 기존 40%에서 80%로 한시 상향 △고향사랑 기부금 세액공제 올해 1월1일 기부 금액부터 적용 △개인 투자용 국채를 2024년 말 이전에 매입한 후 만기까지 보유하는 경우 발생하는 이자 소득 1인당 2억원까지 14% 분리 과세 △고위험 고수익 채권 펀드에에서 받는 이자 배당소득을 1인당 투자금액 3000만원까지 종합소득 과세 표준에서 합산 배제 등의 내용도 담겼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22일 오전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영석 기재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