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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주유소 "도매가 공개 땐 폐업 도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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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업계가 오는 24일로 예정된 석유제품 도매가격 공개 심의를 앞두고 아우성이다. 업계에서는 알뜰주유소와의 경쟁만으로도 이미 힘든데, 도매가격까지 공개될 경우에는 고사 직전에 내몰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9일 한국석유관리원과 산업통상자원부 전국 주유소 등록현황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전국 주유소 수는 1만1140곳으로, 최근 11년간 연평균 1.16%씩 감소했다. 연간 평균 148개의 주유소가 간판을 내린 셈이다. 국내 주유소의 영업이익률은 이미 1~2% 안팎에 불과한 데다 친환경차 보급에 따른 석유시장 규모 축소와 고유가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전국 주유소 수는 2010년 1만3004곳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1년 1만2901개, 2012년 1만2803개, 2013년 1만2687개, 2014년 1만2472개, 2015년 1만2178개, 2016년 1만2097개, 2017년 1만2007개, 2018년 1만1750개, 2019년 1만1700개, 2020년 1만1589개, 2021년 1만1378개, 2022년 1만1144개다.

업계는 이 같은 폐업 주유소 증가세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참다못한 전국 주유소 사업자들은 알뜰주유소 정책 철회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현재와 같은 고유가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리터당 1원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는 만큼, 일반 주유소들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가격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알뜰주유소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고유가 상황에 석유제품 가격 안정을 위해 도입됐다. 석유공사와 농협이 경쟁입찰로 정유사의 기름을 공동구매한 뒤 공급하는 방식인데, 당초 기대와는 달리 가격 인하 효과는 리터 당 수십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단돈 10원의 영업이익도 아쉬운 주유소들은 알뜰주유소 정책을 철회해 줄 것을 요구하며 지난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울산 한국석유공사 앞에서 집회를 했다. 앞으로도 집회를 지속적으로 열고, 국회 차원의 공청회와 다양한 법적 대응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경쟁을 촉진시킨다며 도매가격 공개까지 추진하고 있다. 주유소의 경우 석유제품 구매가격과는 별도로 땅값과 시설유지·보수 등 다양한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는데, 지역별 도매가격만 세부적으로 공개될 경우 '바가지 주유소'라는 억울한 누명까지 뒤집어쓸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국내 주유소의 경영 악화는 심각한 사회문제"라며 "정부가 알뜰주유소를 통해 시장에 부당하게 개입해 주유소 간 공급가격을 차별하고 있는 데다 오는 24일 도매가격 공개로 결정된다면 일반 주유소들은 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출혈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벼랑 끝 주유소 "도매가 공개 땐 폐업 도미노"
지난 17일 한국석유공사 본사 앞에서 한국주유소협회의 시도별 회원사들이 알뜰주유소 정책 철회를 위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한국주유소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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