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보수체계 공시 적극 검토
경영진 급여 주총심의 방안도
퇴임 앞둔 지주회장들도 영향
공로금 못받을 가능성 높아져
경영진 급여 주총심의 방안도
퇴임 앞둔 지주회장들도 영향
공로금 못받을 가능성 높아져
'돈잔치' 방지 나선 금융위
금융당국이 은행권 '돈 잔치' 논란과 관련해 성과급 등 보수체계 등을 손질하기로 하면서 금융지주 회장들이 퇴임하면서 받아왔던 '특별성과금'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1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들은 통상 보수위원회가 은행장 등 임원의 성과를 평가해 성과금을 지급하고 있다. 일부 은행은 지주회장이 은행장의 정성평가부문을 직접 평가하기도 한다.
성과금은 단기와 장기로 나뉘는데 단기성과급의 경우 정량평가(55~80%)와 정성평가(20~45%)를 병행해 지급 규모를 결정하고 있다. 정량지표는 수익성(32~45%)에 가장 높은 배점을 부여하고, 건전성(8~15%), 자본적정성(0~10%)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정성지표는 통상 은행 경영목표 또는 전략과제를 지표로 설정된다. 장기성과급은 국내 은행 모두 정량평가만 진행하고 있다. 정량지표는 수익성(60~95%), 건전성(5~30%), 자본적정성(0~10%) 등으로 구성된다.
최종 성과급은 기준금액에 성과목표 달성률 등을 반영한 평가지급률을 적용해 결정된다. 기준금액은 단기성과급의 경우 기본급의 100% 이내, 장기성과급의 경우 기본급의 200% 이내에서 결정된다. 평가지급률은 정량·정성 지표별 목표달성률을 조정해 결정하고 있다. 성과급 환수·유보는 대체로 내부규정 등에 사유를 명시하고, 환수금액 등 세부 사항은 각 사안별로 부수위원회 등이 결정한다. 환수사유는 제재 또는 형사처벌, 고의·중과실에 의한 중대 손실, 재무제표 허위작성 등이다. 일부 은행은 제재 또는 형사처벌 등을 환수사유에 포함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유보는 환수 사유가 진행 중인 경우다.
성과급 지급 이연의 경우 각 은행별로 기준이 달랐다. 단기성과 보수를 익년에 일시 지급하거나 3~4년간 이연 지급하고 있으며, 장기성과 보수를 3년간 임기의 성과에 따라 2~4년간 이연지급하거나 미운영하는 등 다양한 상황이다. 반면 외국계 은행은 장기성과급이 없고, 단기성과급을 직무 등에 따라 3~5년으로 차등해 이연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최근 은행권의 대규모 수익은 금리상승이라는 외부적 요인의 영향이 큰 만큼 실질적 성과에 따라 중장기적인 측면을 고려해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성과급이 사실상 고정급화돼 있다는 비판도 있는 만큼 성과보수체계를 공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나 영국 등에서 시행 중인 '세이온페이'(say on pay) 제도 등을 참고해 금융사 경영진 보수 결정 과정에 주주가 참여하는 제도도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이온페이는 경영진 급여에 대해 주주총회 심의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 15일 열린 '제3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에서는 성과보수체계를 단기적인 수익과만 연계하기보다는 자산건전성·자본건전성을 높이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등 은행의 공공적 측면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됐다.
금융당국이 성과급 지급 기준을 명문화하고 합리적인 보수체계를 강조하고 나서면서 그동안 금융지주들이 받아왔던 퇴임하면서 받아왔던 특별성과금 지급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지난해 퇴임하는 김정태 전 회장에게 특별공로금 명목으로 50억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하나금융은 재직 시 특별한 공로가 있는 임원에 대해서는 퇴직금과 별도로 주총에서 결의한 금액을 지급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다. KB금융지주도 이번 3월 정기주총에서 퇴직금 규정을 만드는데 특별퇴직금 관련 내용이 들어가 있다. 이에 따라 이달 퇴임하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특별공로금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신한금융은 조 회장에게 특별공로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개정을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주총에서는 이와 관련된 정관 개정 안건도 없고, 지급할 수 있는 명분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최근 사회적인 분위기가 정관을 개정하면서까지 성과급을 지급할만한 분위기도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손태승 회장도 특별공로금 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특별공로금 등에 대한 논의는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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