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현 청사 부지를 매입해 아파트 개발에 나서려던 반도건설이 계약 취소 의사를 밝히고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토지주인 경기도교육청 측은 일방적 계약 해지 요구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라 양측 갈등이 지속될 경우 해당 부지의 장기간 방치가 우려된다.
16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반도건설은 지난달 초 도 교육청에 계약 취소 의사를 담은 공문을 보냈고 이달 9일에는 도 교육청을 상대로 지난해 9월에 지급한 중도금을 돌려달라는 내용의 중도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중도금은 반도건설의 이 부지 낙찰금액인 2557억원의 절반인 1278억여원이다.
앞서 반도건설은 2021년 2월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일대 도 교육청 남부청사의 건물 11개 동과 부지 33620㎡를 온라인 공공자산 처분시스템 '온비드'를 통해 낙찰받았다. 반도건설은 도 교육청이 올해 광교 신청사로 이전하면 이 부지에 아파트 단지를 지을 계획으로 낙찰금액의 절반도 지급했고 최근까지 관할관청인 수원시와 인허가과정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후 수원시 공동위원회(건축위원회 및 도시계획위원회)로부터 '공동주택 진입로 폭을 충분히 확보하라는 의견에 따라 해당 진입로 부지 소유주인 국가보훈처에 관련 협의 요청을 보냈으나 '불수용' 회신으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게다가 2021년 상반기 철근 부족 사태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시멘트·레미콘 가격 급등에 따른 장기간의 건설경기 침체 등의 악재가 겹치자 아예 사업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도건설은 낙찰금액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을 포기하더라도 계약을 해지하고 중도금을 돌려받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도 교육청은 압당한 계약 해제 사유가 없다며 반도건설 측의 일방적 계약 해지 요청을 거부한다는 입장이다. 계약이 해제되려면 사업이행의 지체나 이행불가 등의 상태여야하는데 진입로 확보 문제 등은 도 교육청의 귀책사유가 아니라는 것이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계약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하니 도 교육청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도건설 측에서 제기한 소송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