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방정식에서 미지수 계속 늘어"
"정부, 은행 금리 개입 근거 있어"
"물가·금융안정 고려해 금리 결정할 것"
"정부, 은행 금리 개입 근거 있어"
"물가·금융안정 고려해 금리 결정할 것"
박 위원은 이날 '통화정책 효과와 중앙은행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한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의 다음달 통화정책방향 고려 사항인 물가와 금융안정과 관련해 "물가경로가 목표수준인 2%대로 가면 좋지만 근원물가를 더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월이 되면 물가가 많이 떨어질 거라고 예상하지만 그건 사실 기저효과"라며 "지금 브레이크 포인트(물가 꺾임 신호)를 주는 등의 정보를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박 위원은 특히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국내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을 묻자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금통위가 국내 물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결정, 중국 상황 등을 변수로 고차 방정식을 풀어 결정을 내리는데, 최근 1주일 동안 5차 방정식이 7차, 8차로 미지수 개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상황 자체가 미지수로 나오기 때문에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명확한 답을 드릴 수 없다"며 "SVB 경우만 봐도 이 정도면 제한적이지 않을까 했는데, 다시 크레디트스위스(CS) 이슈로 갔기 때문에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다"고 했다.
박 위원은 SVB 사태와 관련해 "아쉬운 것은 처음에 예상하지 못할만 했다고 봤는데 막상 들여다보니 은행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강조하는 것, 교과서적인 원칙을 놓쳤다"며 "은행은 장단기 자금을 바꾸는 기관인데 그런 기본적인 것을 놓치고 이자율 헤지(위험 분산도) 놓쳤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이날 한은의 통화정책이 금융시장에 작동하고 있고, 작년보다 올해 물가를 낮추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금융당국의 시중은행 금리 인하 압박이 통화정책 파급경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수준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은행 금리에 개입할 근거가 있다"면서 "은행은 공공성을 지닌 서비스가 많고 파산할 경우 시스템 리스크가 크다. 시장 지배력을 오용해 금리를 너무 높게 설정하지 않았는지 등 시장 지배력, 공정한 경쟁,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가계부채가 우리나라 성장 동력을 저해할 수 있다"며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막는다는 측면에서 한은의 정책과 상호 보완적"이라고 했다.
향후 금리 전망을 놓고는 "대외 파급도 중요하나 한은의 '맨데이트(mandate)'인 물가나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한해 주요 변수로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은 이날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소통 효과와 언론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언론이 민간의 경제 인식 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최근 활발해지는 중앙은행의 대중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은 주로 언론을 매개로 이뤄지므로 언론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 논조의 변화가 많은 정보를 갖고 있고, 경제 상태에 대한 소비자 영향을 줄 수 있다. 중앙은행이 어떻게 소통하느냐도 기사의 양과 깊이에 영향을 미친다"며 "한은도 인포그래픽, 블로그 등을 통해 시장참여자, 전문가를 넘어 일반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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