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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발언 논란’에 고개 숙인 김영환 “‘애국심’과 ‘충정’의 강조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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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충북 청주 시내에 저를 ‘친일파’라고 매도하는 현수막이 붙었다”
“저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안타깝지만 모두가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 생각하고 있어”
“‘구국의 결단’, 거기엔 늘 극렬한 반대가 있고, 소신이 있고, 확신에 찬 지도자가 있었다”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 또한 그렇다…당시 한일관계는 지금과 비슷”
“저는 이런 뜻밖의 성과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통 큰 양보’서 왔다고 봐”
“국민감정에 거스르는 걸 몰랐을까…당시 히로히토 일왕을 ‘천황’ 호칭한 DJ도 친일파인가”
‘친일파 발언 논란’에 고개 숙인 김영환 “‘애국심’과 ‘충정’의 강조였는데…”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김영환 충북도지사. <디지털타임스 DB, 연합뉴스>

최근 "오늘 기꺼이 친일파가 되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자신의 발언이 과했음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16일 '최명길, 박정희, 김대중, 윤석열의 길'이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저는 요즘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일본 문화 개방을 앞두고 저에게 우리 민족은 중국의 변방에 있으면서 중국에 흡수되지 않은 것은 우리민족의 문화 창조력에 있다고 하시면서 왜 문화를 개방하면 일본에 먹힌다고 생각하는가 하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난다"며 "그 분의 선견지명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고 운을 뗐다.

김 지사는 "최근 충북 청주 시내에 저를 친일파라고 매도하는 현수막이 붙었다"면서 "제3자 변제방식으로나마 일제 강제징용 피해를 배상, 답보 상태의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이끌고자 경주해 온 정부의 고심에 찬 노력을 환영하는 내용으로 쓴 제 글에 대한 반감 때문"이라고 현 상황을 짚었다.

이어 "문제가 된 대목은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이 친일이라면 그에 동의하는 저 또한 친일파라는 말인가' 하는 맥락에서 나온 말이었다"며 "양국 관계 개선의 발목을 잡은 강제 징용 피해 배상이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 되겠다는 절박감에서 나온 '애국심'과 '충정'의 강조였는데 많은 논란을 빚고 말았다"고 공식 사과했다.

그러면서 "저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안타깝지만 모두가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1637년 남한산성에서 최명길이 옳았다. 1964년 한일협정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옳았다. 1998년 일본문화개방을 결정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옳았다. 그리고 오늘 윤석열 대통령이 옳다. 그들은 모두 친일 굴욕으로 몰렸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그 핵심은 분명하다. 누군가의 양보다. 반대 주장도 이해한다. '하필이면 그게 왜 우리냐?'라는 것인데 우리가 양보하자는 것은 장래 실익이 우리가 더 크다는 확신에 따른 것"이라며 "오늘 오후 저의 입장 발표를 앞두고 지금의 한일관계를 보는 시각을 정리해 두고자 한다"고 짚었다.

그는 "1964년 12월 서독의 수도 본. 에르하르트 총리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긴한 이야기를 나눈다. 역사적 순간이다. 대한민국을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일으켜 세운 경제 개발 계획이 여기서 탄생한 덕분"이라며 "에르하르트 총리는 말한다. '한국을 가보니 산이 많던데 이런 지형에선 산업 발전이 힘들다', '그러니 고속도로를 놓아라. 나는 나치를 혐오한다. 하지만 히틀러가 놓은 아우토반(고속도로)에겐 달릴 때마다 마음속으로 경례를 붙인다', '그 고속도로에 자동차를 달리게 해야 한다. 그러려면 제철소가 필요하다. 연료도 얻자면 정유화학공업을 육성해야 한다'"라고 발언을 이어갔다.


김 지사는 "그런데 갑자기 박 전 대통령 표정이 바뀐다. 일본과 화해하라는 에르하르트 총리의 조언 때문인데 박 전 대통령의 '그럴 수 없다'는 말에 에르하르트 총리가 다독인다. '우리가 프랑스와 몇 번 싸웠는지 아십니까? 열여섯 번입니다. 그래도 전후에 양국은 손을 잡았습니다. 각하, 지도자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보고 가야 합니다'"라며 "패전국 독일의 부활에 프랑스의 지원이 컸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했다.
‘친일파 발언 논란’에 고개 숙인 김영환 “‘애국심’과 ‘충정’의 강조였는데…”
김영환 충북도지사. <디지털타임스 DB>

"이런 것을 '구국의 결단'이라고 부른다. 거기엔 늘 극렬한 반대가 있고, 소신이 있고, 확신에 찬 지도자가 있었다"면서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 또한 그렇다. 당시 한일관계는 지금과 비슷했다. 독도 영유권 문제가 불거지자 김영삼 전 대통령이 한 극언(버르장머리를 고쳐주겠다)이 발단이었다"고 짚었다.

이어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은 그걸 풀기 위한 외교였고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정부 수립 후 최초로 일본이 외교문서에 식민 통치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담고, 그것도 직접 '대한민국'을 지칭해 명기해서다"라며 "저는 이런 뜻밖의 성과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통 큰 양보'에서 왔다고 본다. 국민감정에 거스르는 것을 몰랐을까. 당시 히로히토 일왕을 '천황'이라 호칭한 김대중 전 대통령도 친일파인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저는 윤석열 정부가 마련한 이 해법 역시 대한민국의 저력에서 발로한 자신감 그 자체라고 본다. 그래서 일보 양보의 이 스마트한 제안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라며 "이 기회를 놓치면 더 큰 문제를 떠안을 것이라는 우려에서 '일본이 않는다면 우리가 양보해 일단락 매듭을 짓자'는 해법에 동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김 지사는 "저의 '기꺼이 친일파가 되겠다'던 발언은 바로 이런 소신과 구국의 결단이 친일로 매도된다면 애국의 길에서 친일이라는 비난이라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반어적 표현일 뿐 일본 편에 서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저의 이런 의도와는 상관없이 도민들께 많은 부담과 분란을 가져온 것은 모두가 제 책임"이라고 자신의 발언 논란에 대해 거듭 고개를 숙였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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