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 4명을 전·현직 내부 출신 인사로 압축한 것을 두고 여당과 정부의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일 국민의힘 소속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KT 차기 사장 인선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철저히 내부 특정인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이권 카르텔을 유지하려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들은 "자기들만의 잇속을 차린다면 절대 국민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대표 인선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나아가 구현모 현 대표의 업무상 배임 의혹까지 공식 제기하면서 경영진에 대한 검경 수사까지 거론했다.
여당에 이어 대통령실까지 쓴소리를 했다.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생에 영향이 크고 주인이 없는 회사, 특히 대기업은 지배구조가 중요한 측면이 있다"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거버넌스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버넌스가 부실해 조직 내에서 도적적 해이가 일어나면 결국 손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게 대통령실의 입장인 것이다. 앞서 KT 지배구조위원회는 차기 대표이사 후보를 33명에서 4명으로 추렸다. 전직 2명, 현직 2명이다. 당초 전직 장·차관급 인사와 국회의원 출신 인사도 유력 후보로 거론됐으나 최종 면접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KT는 오는 7일까지 후보 면접 심사를 진행해 최종 1명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렇게 맹폭이 쏟아지자 KT는 적잖이 당황한 기색이다. 비판과 의혹 제기에 대해 일절 공식적인 언급을 삼간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인선에서 낙하산 인사들을 배제했지만, 한편으론 내부 카르텔 유지라는 문제점에 봉착한 모양새다. '외풍'에 휘둘리지 않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의지는 평가할만 하지만 '그들만의 리그' 역시 비판을 받을 대목이다. 여당과 정부는 이런 '불공정'을 지적한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누가 사장이 되어도 리더십을 갖지 못할 것이다. 인선 잡음을 잠재우기 위해선 내부인사 4명을 무슨 이유로 선정했고, 외부인사들은 왜 배제했는지를 밝혀야 한다. 투명하게 진행했다면 못 밝힐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를 통해 공정성 시비를 없애는 것이 'KT 대표 인선'이 산으로 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회의를 열고 있다. 2일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차기 KT 대표이사 인선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사설] KT사장 인선 잡음… 과정 투명하게 밝혀 공정성 시비 없애야](//contents.dt.co.kr/images/202303/2023030302102769061001[1].jpg "[사설] KT사장 인선 잡음… 과정 투명하게 밝혀 공정성 시비 없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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