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환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혁신을 말한다] 제조강국, 혁신 산단이 이끈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302/2023022702102269054001[1].jpg "[혁신을 말한다] 제조강국, 혁신 산단이 이끈다")
넓은 산업 기반은 제조업 세계 3위, 6대 수출국의 위상으로 이어졌다. 제조업과 수출은 든든한 한국경제의 힘이다. 1960년대부터 전략적으로 신산업을 육성하고 미래에 대비한 덕분이다. 그 핵심 기반은 11만8000개사, 227만명의 일터인 1264개 산업단지다. 제조강국 한국을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그런데 제조업과 산업단지에 쉽지 않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공급망 불안, 각국의 제조업 패권 경쟁, 3고(高) 현상,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 ESG까지 난제가 산적하다. 숱한 경제위기 때마다 제조업과 수출이 돌파구였다. 차제에 위기 극복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근본적인 대전환이 절실하다. 제조 터전인 산단도 기업혁신과 산업구조 변화와 함께 경쟁력, 노후화, 환경 등 누적된 과제들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국정과제와 이를 이행하기 위한 '산업단지 혁신 종합대책'을 역점 추진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산단을 친환경 혁신공간으로 전환하는 것이 곧 제조업 혁신이자 지속가능한 경제로 가는 디딤돌이기 때문이다. 산단 혁신을 통한 획기적 체질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혁신의 방향은 동시에 다방면으로 추진돼야 한다.
첫째, 산단의 디지털 전환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은 가속화되고 있다. 산단에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에 나설 수 있게 지원하는 방향이 돼야 한다. 정부는 스마트그린산단사업을 통해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진행 중이다. 제조 전 주기를 지원하는 디지털 인프라는 46개소, 이를 활용한 기업지원서비스 545건을 추진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디지털 대진단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별 수준에 맞는 디지털 전환도 지원해 기업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둘째, 산단의 저탄소화다. 산단은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탄소배출이 많은 공간이다. 하지만 기업이 집적된 특성을 잘 활용하면 탄소저감과 자원순환에 더없이 용이하다. 581개사에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이 구축됐고 공장지붕, 유휴부지 등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보급도 늘려가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산단의 저탄소 전환을 위해 주에너지원에 따라 3개 유형별 탄소 저감전략을 수립했다. 구미, 남동, 여수산단을 대표산단으로 지정하고 2027년까지 저탄소 산단을 15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셋째, 찾고 머물고 싶은 산단으로 거듭나야 한다. 산단의 노후화는 계속되고 있고, 일자리 미스매치는 여전하다. 청년들이 찾고 꿈을 펼칠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저렴한 창업공간, 스케일업 지원도 필요하다. 부족한 교통, 교육, 편의, 산학협력 환경을 개선할 때 젊은 인재들도 돌아올 것이다. 정부는 주차장, 직장어린이집, 근로자 주거시설 등 기초 인프라와 함께 교육, 산학협력 지원기능이 집적된 융복합 공간도 확충할 예정이다. 민간이 주도적으로 인프라 개선에 참여하고 기업투자와 활력을 높일 수 있게 규제혁신도 이어갈 계획이다.
넷째, 안전하고 안심하는 산단이 돼야 한다. 기업이 밀집한 산단에서 안전은 더없이 중요하다. 안전사고의 상당수가 노후산단에서 발생되고 있다. 업종 특성과 기업, 환경에 따른 맞춤 해법이 필요하다. 사고 취약지역에 IoT센서 등 디지털장비를 집중해 사고를 예방하는 특별안전구역을 지정하고 안전정보를 분석·대응할 수 있는 산단 디지털 통합안전관리시스템도 마련한다. 안전관리기관과의 안전사고 예방 협업활동과 맞춤형 안전교육도 확대된다.
산단 입주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혁신활동 지원도 중요하다. 산업단지 클러스터 사업은 민간이 주도하는 자율형 미니클러스터로 전환됐다. 79개 산학연 협의체가 활동 중인데 앞으론 데이터 활용 중심의 디지털 클러스터로 확대할 예정이다. 기업, 지원기관, 대학의 개방형 참여를 통해 ESG, 탄소중립 기술을 산업 밸류체인 전반에 접목할 수 있게 지원할 계획이다.
최근 포항, 대불 등 5개 지역에서 스마트그린산단사업단 출범식을 가졌다. 모두 15개 지역이 산업단지 혁신을 위한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기업이 작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로 도약하기 위해선 산업단지 혁신작업은 지속돼야 한다. 산업단지 혁신이 제조업과 국민경제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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