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성남FC-박근혜 사건 유형 비슷하다 볼 수 있어…檢도 확신없으니 李 얻은 경제적 이익 뭐냐고 되묻는 것"
하지만 법조계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건'과 비슷한 구도 공방이라는 해석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송부된 것과 관련, 민주당이 21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를 비판하면서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부결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가 직접 돈을 받은 적은 없다'고 되풀이해 주장하면서 박근혜 정부 탄핵사건과 유사한 공방으로 흐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을 맡은 박범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법리적인 부분에서 "제1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가 이렇게 허무맹랑하고 대하소설 같은 건 경험상 처음"이라며 "이 청구서는 법적인 요건에 따라 범죄의 소명, 도주 우려 및 증거 인멸의 염려라는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 사건 영장청구서에 기재돼 있는 이 대표의 혐의 사실과 관련해 가장 기본적인 것은 배임죄와 같은 재산범죄인데 영장청구서 어디에도 이 대표에게 돈이 흘러간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그렇게도 떠들썩하게 언론플레이를 했던 428억원은 (영장에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사업별 부분을 설명한 박찬대 의원은 "검찰은 이재명과 대장동 일당이 처음부터 짜고 공모했다고 하는데, 바로 지정하면 되는데 공모해서 경쟁하게 했을까"라면서 "짜고 쳤다면 유동규를 통해 얻고자 한 요구사항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장동 사업이 복잡해진 것은 이 대표가 사적 이익을 위해 공모한 결과가 아니라 대장동 일당의 개발 이익을 환수하려 시도하면서 복잡해졌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취재진으로부터 정말 죄가 없으면 임시국회를 열지 않아 법원의 심사를 받으면 되지 않느냐, 이재명 대표도 대선후보 당시엔 불체포 특권을 내려놔야 한다는 질문이 나왔지만 민주당은 "누누히 말하지만 이 위원회가 출범한 것도 검사 독재에 대한민국 민주주의 신음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전제가 틀린 말이기 때문에 결론도 다른 것이고, 지금이야말로 헌법 제44조 불체포 특권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이 미르재단이나 최순실의 딸 정유라 등 제3자에게 경제적 이익을 준 것에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한 부분과 이번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성남 FC등에 이익을 준 사건이 법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달라는 질문에는 박범계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은 제3자 뇌물수수로 엮었지 않느냐. 당시 최순실과 경제공동체라는 개념이 나왔다"면서 "뇌물죄나 배임죄나 다 경제범죄고 돈과 관련된 범죄지만 대장동 사건은 배임죄이고, 성남 FC가 제3자 뇌물죄로 박 전 대통령과 유형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으나 검찰도 확신이 없으니 개인적으로 이 대표가 얻은 경제적 이익이 뭐냐고 되묻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은 "검찰이 정확한 그런 표현을 쓰지 않지만 '정치 공동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쓰는 것이 아닌가 한다"면서 "법원에서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고 저는 인정받기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사건과 비슷한 구도의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 사건 당시에도 쟁점은 박 전 대통령에게 재벌들이 '묵시적 청탁'을 하면서 미르 재단 등에 돈을 준 것을 제3자 뇌물로 기소한 것이었다. 현재 이 대표와 비슷한 유형의 사건인데 당시 보수층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은 돈을 받은 적이 없다'는 주장을 했고 무죄로 결론 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법조계에서도 박 전 대통령 사건과 매우 유사한 사건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본지에 익명을 요청한 한 로펌 소속 현직 변호사는 "정치공동체라는 표현은 (박근혜·최순실의 경제공동체처럼) 유동규·정진상 등이 이 대표의 배임 혐의에 있어서 공모관계를 입증하기 위한 비유적인 표현으로 보는 것이 맞는다"며 "예컨대 공무원이 비공무원인 배우자에게 계좌로 돈을 넣게 해서 뇌물을 받았는데, 배우자는 정작 돈을 받은 사실도 모르고 계좌도 관리하지 않는다면 공무원에게는 뇌물죄가 성립하고, 다만 공모한 게 없으니 '공모공동정범'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상임위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