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얼리시장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주얼리산업 기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안'이 지난 17일 발의됐다. 세계적인 수준의 세공기술을 인정받고 있음에도 해외 브랜드가 50% 이상을 잠식한 주얼리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승재(사진) 국민의힘 의원은 "유럽·중국 등의 경우 주얼리산업은 이미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발전하는 등 고도화하고 있으며, 수출확대 정책으로 새로운 국부 창출 및 고용증대에 획기적인 역할을 해 국민경제의 발전에 기여하는 새로운 주력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주얼리를 제3의 한류를 이끌어가는 한류 상품(K-JEWELRY)으로 명시하고 △주얼리시장의 음성적 거래 및 탈세를 원천적으로 차단해 소비자 피해를 줄이며 △주얼리 산업을 국가 기간산업 및 신성장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규정 마련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inancial Action Task Force: FATF)의 국제기준에 따라 특정비금융사업인 우리나라 주얼리소매업에 대해서도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과 함께 주얼리 유통의 체계적 관리가 가능하도록 주얼리소매업에 대한 등록제도도 시행하도록 했다. 여기에 정부가 주얼리산업 관련 창업 촉진과 창업자의 성장·발전을 위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명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주얼리의 품질검증을 하며 주얼리 제조·창작에 필요한 기술개발, 원재료의 원활한 수급, 대체소재 연구·개발에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국제전시회에서 판매되는 주얼리 또는 주얼리 원재료에 대해 필요한 경우 세제를 감면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주얼리전문 보세판매장에 특허를 부여하고, 주얼리 수출 촉진을 위해 브랜드 개발 등의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법이 통과되면 '주얼리기업 명가'를 선정해 포상하는 등의 지원도 할 수 있다.
최 의원은 "주얼리는 특정 부유층만이 향유하는 사치성 소비재가 아닌 화폐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고, 국제적으로도 결혼문화, 패션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면서도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 최고의 세공기술을 인정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해외 주얼리 유명브랜드들이 국내에 진출하여 연간 약 1조 8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국제경쟁력을 잃고 낙후돼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급격한 주얼리산업의 위기가 초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주얼리가 1990년까지는 수입 금지 품목으로 지정되어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등 시장이 기형적으로 형성·왜곡되는 현상이 반복·심화돼 왔다"며 "주얼리 제품에 높은 세율의 개별소비세가 부과되는 등 규제 위주의 정책이 지속돼 주얼리산업이 성장을 가로막았다"고 말했다. 주얼리가 탈세 및 자금세탁의 통로로 쓰이는가 하면 진품을 사칭한 모조품의 유통이 빈번해지면서 시장이 왜곡돼 주얼리 제조산업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규제 해소와 지원책을 담은 이 법안이 쥬얼리 산업 활성화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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