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기재부 "인상 자제" 수차례 요청
서울시 "지원없어 올릴 예정" 되레 압박
현행법상 강제수단 없어… 민생 직격탄
서울시 "지원없어 올릴 예정" 되레 압박
현행법상 강제수단 없어… 민생 직격탄
![[걷잡을수 없는 `물가 쓰나미`] 공공요금 올리자 너도나도… 정부-서울시 `핑퐁게임`에 서민만 죽어나](http://contents.dt.co.kr/images/202302/2023021502100358054001[1].jpg "[걷잡을수 없는 `물가 쓰나미`] 공공요금 올리자 너도나도… 정부-서울시 `핑퐁게임`에 서민만 죽어나")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 등은 올해 초부터 지자체에 공공요금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지난달 13일 '2023년 중앙·지방 현안 합동회의'에서 지자체 공공요금 동결과 인상 시기 분산 등을 당부했다. 이달 13일에는 서울시 등 지자체 담당자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한창섭 행안부 차관이 공공요금 부담 최소화를 언급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고물가 등 국가 전체적인 어려움을 봐서 (지자체도) 협조해달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공공요금 인상을 자제하거나 인상 시기를 늦추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기도는 이미 버스요금 동결을 결정했고, 택시 기본요금 인상도 오는 7월 초에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택시요금의 경우 3월부터 인상하려던 일정보다 4개월가량 밀리는 셈이다. 시·군단위 지자체를 중심으로도 상하수도 요금을 동결하거나,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늦추는 곳이 다수 확인되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작년 발표한대로 버스·지하철 등 기본요금을 4월부터 300~400원 인상한다는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시내버스 이용 거리에 따라 추가요금을 부과하려던 구상은 일단 철회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중교통) 적자가 많아 하루라도 빨리 요금을 올려야 그만큼 정상화도 빨라진다"며 "시의회 의견청취와 물가대책위원회 심의 등 행정절차를 거친 뒤 요금을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적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보전이 없으면 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가예산을 총괄하는 기재부는 대중교통 요금 정책이 지자체의 고유한 사무라는 점에서 적자 보전에 나설 수 없다고 말한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지자체에 공공요금 인상 억제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제도적 수단은 없다"며 "지자체장이 결정하도록 권한이 부여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 지자체 출신 관계자는 "선출직 지자체장이 본인 의지에 따라 정부 정책을 거스르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정부와 지자체가 평행선을 달리는 사이 서민들의 민생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작년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유가 등 원자잿값이 오른 탓에 올해 중 전기·가스요금은 상당폭 인상될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서히 낮아지는 듯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5.2%를 기록하며 전월(5.0%)에 비해 올랐다. 특히 전기·가스·수도요금이 30% 가까이 급등해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
추 부총리는 "올해 전체 물가 흐름은 1분기 5% 내외로 높은 수준을 보이다가 2분기를 지나면서 상방압력이 다소 약해지고,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안정화되는 '상고하저' 흐름으로 예상된다"며 "물가안정 기조가 조속히 안착할 수 있도록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물가 상방요인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준기자 blaa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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