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인의 `樂樂한 콘텐츠`] "사람이 만든 노래 아니었어요?"… `AI 작곡`시대, 5분 만에 한 곡

AI가 '닥터 로이어' 사운드트랙 작곡
Mnet '스트리트맨 파이터'에도 참여
장르·악기 가리지 않고 음원 제작 가능
게임·광고 등 4만5000개 맞춤형 제작
'포자랩스' 음악생성 분야 AI 기술 주도
김태현 CSO "AI음악 글로벌기준 될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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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인의 `樂樂한 콘텐츠`] "사람이 만든 노래 아니었어요?"… `AI 작곡`시대, 5분 만에 한 곡
포자랩스 스튜디오에서 직원이 AI 음원 관련 작업을 하고 있다. 포자랩스 제공

[김나인의 `樂樂한 콘텐츠`] "사람이 만든 노래 아니었어요?"… `AI 작곡`시대, 5분 만에 한 곡
김태현 포자랩스 CSO(최고전략책임자). 포자랩스 제공



지난해 6월 방영한 MBC 드라마 '닥터 로이어' 최종화에 사운드트랙으로 삽입된 'In Crisis'.

악기가 들려주는 긴박한 소리와 리듬이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익숙한 드라마 사운드트랙 중 하나로 여길 수 있는 이 곡에는 특별한 비밀이 있다. 작곡가가 AI(인공지능)라는 점이다. AI는 드라마뿐 아니라 엠넷 '스트리트 맨 파이터'에도 사운드트랙으로 참여했다. 올 1분기에는 작곡가 윤한과 제작한 수면 음악 앨범도 나올 예정이다.

19일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포자랩스 사무실에서 만난 김태현 CSO(최고전략책임자)는 "그간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음악 생성 AI 분야에서 더 높은 품질의 음원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올해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북미 시장을 겨냥해 글로벌 진출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주문하는 대로 AI가 '맞춤형 음악' 만들어낸다

포자랩스는 '누구나 쉽게 음악을 만들어 소유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기치로 2018년 설립됐다. 그림이나 글에 비해 가장 까다롭다고 알려진 음악 생성 AI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10월 CJ ENM이 투자해 2대 주주에 올랐다. 화성학부터 샘플링까지 작곡에 필요한 데이터를 시스템화했고, 분위기와 장르, 악기 등을 가리지 않고 반영해 음원 제작이 가능하다. 제작 시간도 단 5분이면 충분하다.

김 CSO는 "우리가 흔히 듣고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장르의 음원을 1월 기준 총 4만5000여 개 생성했다"며 "방송사, 게임, IT 회사, 오프라인 행사, 광고, 작곡가 등 곡을 납품하는 클라이언트도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나인의 `樂樂한 콘텐츠`] "사람이 만든 노래 아니었어요?"… `AI 작곡`시대, 5분 만에 한 곡
포자랩스 스튜디오에서 직원이 AI 음원 관련 작업을 하고 있다. 포자랩스 제공



◇전문가가 들어도 인간이 창작한 곡과 구별 힘들어

실제 포자랩스 사무실 내 스튜디오에서는 장르별, 분위기별로 주문하는 대로 음악이 나왔다. 록에서 재즈, EDM, 월드뮤직까지 장르도 다양해 마치 음악 자판기 같았다. 특히 전통 악기를 활용한 퓨전 국악은 사극에 나온다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실제 전문가와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봐도 인간이 창작한 곡과 구분하지 못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한다.

우리가 보고 듣는 콘텐츠에는 음악이 필수적이다. 음악이 없는 드라마나 영화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하다못해 드라마 속 화장실 장면의 배경 음악도 작곡을 해야 한다. 영화, 드라마 오디오 감독들이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라고 토로할 때도 많다. 김 CSO는 AI 음악은 콘텐츠 업계의 고된 작곡의 노동을 돕는 보조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AI 활약으로 새로운 직군·일자리 만들어질 것"

그는 "작곡도 노동과 창작의 영역이 있다"며 "AI 음악 시장이 커지면 기술 발전에 따라 사운드 디자이너, 사운드 채집가 등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거나 직군이 고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김 CSO가 1저자로 이름을 올린 NLP(자연어처리) 생성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음원 샘플 생성 관련 논문은 세계 최고 권위로 꼽히는 AI 학회 뉴립스(NeurIPS, 인공신경망학회)에 채택되기도 했다. 각 트랙의 역할과 코드의 특성 등을 AI 모델에 학습시켜 불협화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논문에서 사용된 12가지 메타 데이터와 MIDI(미디) 데이터도 공개했다.

김 CSO는 "시네마틱, 뉴에이지 장르 등 12가지의 일부분 메타 데이터를 공개해 포자랩스의 음원 생성 방식이 AI 음악 업계의 글로벌 스탠더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챗GPT, DALL-E(달리) 등 생성 AI가 화제지만 음악 생성 AI는 아직 게임 체인저가 없는 만큼 생태계를 확장해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나인의 `樂樂한 콘텐츠`] "사람이 만든 노래 아니었어요?"… `AI 작곡`시대, 5분 만에 한 곡
김태현 CSO가 포자랩스 사무실에서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나인 기자



◇AI 창작물에 대한 법적 기준 아직 모호

포자랩스는 지난해 배경 음악 구독 서비스인 '비오디오'도 선보였다. 에피데믹 사운드, 아트리스트 등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도 매달 가입자가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 모바일 서비스도 올 2분기 출시 예정이다.

포자랩스의 강점과 고민은 저작권이다. 비오디오는 음원의 저작권자와 유통사, 판매사가 포자랩스로 동일해 저작권 침해나 수익 제한 문제 없이 음원을 활용할 수 있다. AI 표절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20여명의 작곡가들을 직원으로 채용해 AI 작곡을 돕게 한다. 다만, 장기적으로 AI 창작물에 대한 법적 기준이 모호한 점은 고민이다. AI 음원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으며, 저작권료는 누구에게 지급해야 하는지에 대한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현 저작권법 상 저작자는 '자연인'으로 한정하고 있다. 그는 "포자랩스는 저작권자를 존중하기 위해 음원 생성 AI 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기계학습 데이터로 기존 음원을 사용하지 않는다"며 "윤리적 데이터 사용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 1위 미국 시장서 승부 건다

포자랩스는 올해 전세계 음악 시장 1위인 미국에 진출할 계획이다. 3월에는 미국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산학 협업도 계획하고 있다. 김 CSO는 "올해는 B2B(기업간거래) 음원 서비스와 작곡가를 위한 서비스 홍보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미국 유수의 기업들에게 독점 음원을 제공하고 가수, 작곡가와 콜라보(협업)를 통해 현지에서 포자랩스 음악에 대한 신뢰도를 얻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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