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英 해리 왕자가 회고록서 밝힌 9가지 놀라운 사실들[박영서의 글로벌 아이]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한편의 무섭고 기이한 동화같은 회고록
충격적 고백과 폭로 왕실신비 산산조각
아버지 불륜 알고서도 말 안 한 것 후회
첫 경험 등 밝히지 않아도 될 것도 고백
잃은 것은 부모형제간 정, 얻은 것은 돈
英 해리 왕자가 회고록서 밝힌 9가지 놀라운 사실들[박영서의 글로벌 아이]
영국 왕실을 탈출한 해리 왕자의 회고록 '스페어'(Spare)가 일파만파다. 회고록은 416쪽 분량이다. 원래 초안은 약 800쪽이었다고 한다. 절반 가까이를 들어낸 셈이다. 말하자면 두 권의 책이 될 수도 있었다. 삭제된 부분은 형인 윌리엄 왕자, 아버지 찰스 3세와의 불편한 관계에 대한 세부 묘사였다고 한다. 그래도 책은 급진적이었다.

회고록은 한 편의 '무서운 동화' 같다는 느낌을 준다. 충격적 고백이나 폭로로 왕실 생활의 신비를 산산조각냈다. 회고록 핵심을 9가지로 요약해 본다.

첫째, 형 윌리엄 왕자의 폭력성이다. 해리는 윌리엄 왕자가 폭력적이라고 썼다. 윌리엄 왕자는 해리 부부의 거처였던 켄싱턴 궁전의 노팅엄 코티지를 방문해서 논쟁을 벌이다가 제수인 메건 마클을 "까다롭고 무례하다"고 비판했다. 결국 두 형제는 거칠게 다투기 시작했고 갑자기 윌리엄 왕자가 해리의 멱살을 잡고 밀어버렸다. 해리는 바닥에 있던 개밥그릇 위로 넘어졌고 개밥그릇이 깨지면서 파편이 등에 박혔다.

둘째, 아버지 찰스 3세의 실언이다. 왕실을 떠나 미국을 여행한 후 해리는 2021년 4월 할아버지 필립공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집으로 돌아왔다. 앞서 아내 메건은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 왕실 생활에서의 '투쟁'을 고백했었다.

일이 커지자 해리는 관계 회복을 위해 아버지와 형에게 비밀리에 만날 것을 제안했다. 두 형제는 만나자마자 싸웠다. 이를 본 아버지 찰스 3세는 "제발 얘들아, 내 말년을 비참하게 만들지 마라"고 간청했다.

찰스 3세는 해리에게 "내가 너의 진짜 아버지가 아닐 수도 있다"는 뉘앙스의 말도 했다고 한다. 고(故) 다이애나빈은 한동안 제임스 휴이트 소령과 바람을 피웠다. 그래서 휴이트가 해리의 친부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다이애나는 해리 왕자가 태어난 지 2년 후에 휴이트를 만났다고 한다.

또한 찰스 3세는 해리 왕자가 태어난 날 다이애나빈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훌륭해! 당신은 나에게 '후계자'와 '예비자'(Spare)를 안겨주었군. 이제 내 임무는 끝났어." 해리 왕자는 "아마도 그건 농담이었겠지만 그 농담 속에는 수많은 진실의 말들이 숨어있다"고 토로했다.

셋째, 계모 카밀라 여왕에 대한 감정이다. 해리는 아버지와 결혼해 계모가 된 카밀라 여왕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다. 형제들은 아버지에게 "관계는 방해하지 않을 테니 카밀라와 재혼하지 말라"고 간청했다. 형제는 오랫동안 아버지의 불륜을 의심해 왔으며 사실이 확인되었을 때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것을 깊이 후회했다고 한다. 하지만 카밀라는 못된 계모는 아니었다. 이 점에 대해선 진심으로 카밀라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썼다.

넷째, 탈레반 25명 사살 고백이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하는 동안 탈레반 전사 25명을 사살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그들이 인간이라고 생각했다면 죽일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그들이 '체스판의 말'로 생각하도록 훈련받았다"고 회상했다. 이는 영국군 관계자들의 반발과 탈레반의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다섯째, 할머니 임종을 못 본 사연이다. 해리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의 이별에 대해서도 썼다. 해리는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 머물고 있던 여왕의 상태가 악화됐다는 아버지의 전화 연락을 받았다. 그는 즉시 윌리엄 왕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그와 메건이 밸모럴성으로 언제 어떻게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할지 물었다. 하지만 답장을 받지 못했다.

얼마 후 아버지로부터 "너는 올 수 있지만 메건은 환영하지 않을 것이다"는 전화를 받았다. 해리는 불같이 화를 냈다. 결국 혼자서 스코틀랜드행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가 하강하기 시작했을 때 BBC 웹사이트를 통해 할머니의 서거 소식을 확인했다.

여섯째, 형수를 화나게 만든 메건의 발언이다. 2018년 해리와 메건은 결혼식을 앞두고 윌리엄 왕자 부부의 집을 방문했다. 당시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은 출산 후 호르몬 영향 때문에 건망증이 심해진 상태였다. 메건은 농담으로 미들턴을 '베이비 브레인'이라고 불렀는데 미들턴은 사과를 요구했다. 메건은 "나는 내 친구들에게 그런 식으로 말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윌리엄 왕자는 손가락으로 메건을 가리키며 "영국 예절에 위배된다"고 엄중하게 말했다. 메건은 "내 얼굴에서 손가락을 치우라"라고 되받아쳤다. 후에 모두가 포옹하면서 상황은 가라앉았다고 한다.

일곱째, 대중매체의 보도다. 해리는 2005년 의상 파티에서 나치 복장을 하고 나와 물의를 일으켰다. 그는 자신에게 이 의상을 추천한 사람들은 윌리엄과 미들턴이었다고 주장했다. 해리가 나치 복장을 한 모습을 그들에게 보여 주었을 때 그들은 재미있다면서 많이 웃었다고 한다. 당시 해리가 독일군 상의에 나치 완장을 찬 모습은 영국 대중매체 '더선' 1면에 대문짝만 하게 실렸다. 해리는 사과문을 발표해야만 했다.

여덟번째, 마약 경험과 첫 성관계 일화다. 17살 때 그는 주말 사냥에서 '누군가의 시골집'에서 처음으로 코카인을 제공받았고, 그 이후로 여러 번 코카인을 흡입했다고 고백했다. 해리는 "나는 내 주변의 다른 사람들처럼 그것(코카인)을 즐기지는 못했다"고 회상했다.

같은 나이 때 가졌던 나이든 여성과의 첫 경험을 '수치스러운 에피소드'라고 소개했다. 그는 상대방 여성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으나 "그녀는 말을 사랑하는 여자였고, 나는 어린 말처럼 대우 받았다"고 했다. 그는 "첫 경험 장소가 붐비는 술집 뒤의 풀밭이었던 것은 실수였다"고 밝혔다.

아홉번째, 어머니의 죽음을 둘러싼 감정 정리다. 다이애나 왕세자빈은 해리 왕자가 12살이던 1997년 파리의 한 터널 안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2007년 럭비 월드컵 준결승을 위해 파리에 온 첫날 밤, 해리는 운전기사에게 사고가 났던 터널로 가라고 했다. 어머니 사망 당시의 차 속도인 시속 105km로 운전하도록 요청했다.

그는 위험한 길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가보니 '짧고 단순한 길'이었다고 느꼈다. 그는 터널을 통과하면 일시적으로라도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희망했었다. 하지만 '고통의 두 번째 부분'이 시작되었을 뿐이라고 토로했다

회고록이 나오자 해리 왕자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한편, 그를 옹호하는 의견도 많다. 누구 말이 옳은 지는 판정할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그가 출간을 통해 떼돈을 벌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첫 인쇄량이 200만부였지만 수요를 맞추기 위해 추가 인쇄에 들어갔다고 한다. 익명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해리 왕자는 '스페어'를 포함한 여러 편의 책을 출간하는 계약을 총 2000만달러(약 250억원)에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리 왕자는 회고록 출판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 부부를 보호하는 유일한 방법은 진실을 쓰는 것 밖에 없었다." 회고록이 나오자 영국 왕실은 경악했다. 해리 왕자가 회고록을 통해 잃은 것은 부모 형제 간 '정'이고, 얻은 것은 '돈'이라 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논설위원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