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수익률 56%…올해 전망도 긍정적
한 때(2011년) 애플과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했던 기업이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모회사)? 테슬라? 모두 아닙니다. 바로 글로벌 에너지 대장주 엑슨모빌(EXXON MOBIL CORPORATION. 뉴욕거래소 상장, 티커명 XOM)입니다.
원유 및 천연 가스의 탐사, 생산, 무역, 운송, 판매 등을 영위하는 복합 에너지 기업의 대명사죠. 국내에는 진출해 있지 않아 익숙지 않을 수도 있으나 시가총액이 4650억달러(약 574조6000억원, 현지시간 17일 기준)에 달하는 엄청난 기업입니다.
2010년대 이후 인터넷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총 순위가 많이 밀려났었는데요, 다시 '에너지'의 시대가 온 걸까요. 지난 한 해 동안에만 시가총액(시총)이 4457억달러(553조8000억원) 가량 늘며 순위가 41위에서 무려 32계단 오른 9위로 뛰었습니다.
올 들어선 전체 6위, 나스닥 상장을 제외하고 뉴욕증권거래소(NYSE) 종목만으로는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의 수혜를 입은 셈인데요. 에너지는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최근 주목하고 있는 섹터이기도 하죠.
지난해 증시 정체 상황에서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섹터 중 에너지 부문 수익률은 무려 58%에 달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엑슨모빌의 뿌리를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석유왕' 록펠러, 한번쯤 들어보셨나요? 록펠러는 따지고 보면 엑슨모빌의 아버지 정도로 볼 수 있겠습니다.
사연을 보면 이렇습니다. 록펠러는 스탠더드 오일이라는 전설적인 석유회사를 세우고 여러 석유회사를 인수해 전국에 자회사로 뒀는데요, 전성기 시절에는 미국 석유 생산량의 90%를 점유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미국은 참 독점 기업에 엄격합니다. 오하이오 정부에서 법률위반을 이유로 스탠더드 오일을 쫓아내고, 이후 1911년 결국 독점 판결을 받아 34개 회사로 분할되면서 해체됩니다.
그 중 스탠더드 오일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던 뉴저지 스탠더드 오일이 현재 '엑슨'의 전신이라고 합니다. 사실 엑슨은 스탠더드 오일의 약자인 S.O(에스오)를 소리나는 대로 읽은 Esso(에쏘)에서 나온 사명이라고 하죠. 그것도 'Exon'은 그 당시 같은 철자를 쓰는 정치인이 있어 오해를 피하기 위해 x를 하나 더 붙인 Exxon으로 확정됐다는 후일담도 전해집니다.
그럼 '모빌'은 어디 있을까요? 뉴저지 스탠더드 오일이 지주사 역할을 하는 큰형이었다면, 록펠러가 본사로 삼았던 뉴욕 스탠더드 오일은 그 동생 정도가 될 수 있겠습니다. 뉴욕 스탠더드 오일은 소코니-배큠(1931년), 소코니 모빌 오일회사(1955)라는 사명을 거쳐 1966년에 비로소 모빌이라는 사명을 사용하게 됐습니다. 이후 1988년 엑슨이 모빌을 인수합병 하면서 비로소 엑슨모빌이라는 거대 석유회사가 탄생한 것이죠.
다시 현실적인 이야기로 돌아와 볼까요. 최근 국제유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해 3월 배럴당 123.70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이후 천천히 하락하며 지난 12월 초 71.02달러까지 떨어졌는데요, 연초 이후 다시 상승하는 분위기입니다.
전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2센트(0.40%) 오른 배럴당 80.18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오른건데요, 해당 기간 상승률은 10.08%에 달합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대신 방역완화 정책을 선택한 가운데 당분간 폭발적인 원유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국제 유가가 이를 먼저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덕분에 엑슨모빌 주가는 올 들어 보름 남짓 만에 6% 이상 상승했습니다.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12%, 1년 수익률은 56.4%에 달하고요.
지난 3분기에는 상향 조정된 컨센서스의 상단을 뛰어넘는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주당순이익(EPS)은 4.45달러로 시장 기대치인 3.88달러를 15% 가까이 상회했는데, 창사 이래 최대이자 전년동기(1.58달러) 대비로도 182% 늘어난 수치입니다.
에너지를 채굴하는 업스트림(Upstream) 부문에서 유럽지역의 가스 수요가 유례없는 호황을 보였고, 정제 사업이 주력인 다운스트림(Downstream) 부문에선 기대 이상의 판매량과 마진을 기록한 덕분입니다.
특히 전 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전개하는 만큼 특정 지역 경기침체나 리스크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받지 않는 데다가, 천연가스와 원유 채굴을 모두 다루는 만큼 국제유가 하락 영향의 상쇄도 가능하다는 점이 큰 매력 포인트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원유 가격 불확실성을 감안하더라도 당분간 주가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엑슨모빌은 텍사스주 보몬트 정유 공장의 휘발유 및 디젤 생산을 늘릴 계획이고, 또 중장기적으로는 모잠비크 LNG(액화천연가스) 개발과 저탄소 솔루션 투자 확대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도 엑슨모빌 목표주가를 줄상향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달 대형은행 웰스파고가 목표주가를 기존 120달러에서 122달러로 올렸고, 바클레이는 111달러에서 129달러로 높여 잡았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미즈호는 엑슨모빌이 향후 3~5년 동안 현금창출의 리더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목표주가를 90달러에서 140달러로 55% 상향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올해 투자할 만한 추천 종목 11개 중 에너지 부문에서 엑슨모빌을 가장 잠재력 높은 종목으로 꼽기도 했고요.
최근 글로벌 애널리스트 24명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평균 120.98달러로, 현 주가(112.93달러)와의 차이는 7%입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원유 및 천연 가스의 탐사, 생산, 무역, 운송, 판매 등을 영위하는 복합 에너지 기업의 대명사죠. 국내에는 진출해 있지 않아 익숙지 않을 수도 있으나 시가총액이 4650억달러(약 574조6000억원, 현지시간 17일 기준)에 달하는 엄청난 기업입니다.
2010년대 이후 인터넷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총 순위가 많이 밀려났었는데요, 다시 '에너지'의 시대가 온 걸까요. 지난 한 해 동안에만 시가총액(시총)이 4457억달러(553조8000억원) 가량 늘며 순위가 41위에서 무려 32계단 오른 9위로 뛰었습니다.
올 들어선 전체 6위, 나스닥 상장을 제외하고 뉴욕증권거래소(NYSE) 종목만으로는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의 수혜를 입은 셈인데요. 에너지는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최근 주목하고 있는 섹터이기도 하죠.
지난해 증시 정체 상황에서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섹터 중 에너지 부문 수익률은 무려 58%에 달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엑슨모빌의 뿌리를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석유왕' 록펠러, 한번쯤 들어보셨나요? 록펠러는 따지고 보면 엑슨모빌의 아버지 정도로 볼 수 있겠습니다.
사연을 보면 이렇습니다. 록펠러는 스탠더드 오일이라는 전설적인 석유회사를 세우고 여러 석유회사를 인수해 전국에 자회사로 뒀는데요, 전성기 시절에는 미국 석유 생산량의 90%를 점유했다고 하네요.
하지만 미국은 참 독점 기업에 엄격합니다. 오하이오 정부에서 법률위반을 이유로 스탠더드 오일을 쫓아내고, 이후 1911년 결국 독점 판결을 받아 34개 회사로 분할되면서 해체됩니다.
그 중 스탠더드 오일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던 뉴저지 스탠더드 오일이 현재 '엑슨'의 전신이라고 합니다. 사실 엑슨은 스탠더드 오일의 약자인 S.O(에스오)를 소리나는 대로 읽은 Esso(에쏘)에서 나온 사명이라고 하죠. 그것도 'Exon'은 그 당시 같은 철자를 쓰는 정치인이 있어 오해를 피하기 위해 x를 하나 더 붙인 Exxon으로 확정됐다는 후일담도 전해집니다.
그럼 '모빌'은 어디 있을까요? 뉴저지 스탠더드 오일이 지주사 역할을 하는 큰형이었다면, 록펠러가 본사로 삼았던 뉴욕 스탠더드 오일은 그 동생 정도가 될 수 있겠습니다. 뉴욕 스탠더드 오일은 소코니-배큠(1931년), 소코니 모빌 오일회사(1955)라는 사명을 거쳐 1966년에 비로소 모빌이라는 사명을 사용하게 됐습니다. 이후 1988년 엑슨이 모빌을 인수합병 하면서 비로소 엑슨모빌이라는 거대 석유회사가 탄생한 것이죠.
다시 현실적인 이야기로 돌아와 볼까요. 최근 국제유가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해 3월 배럴당 123.70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이후 천천히 하락하며 지난 12월 초 71.02달러까지 떨어졌는데요, 연초 이후 다시 상승하는 분위기입니다.
전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2센트(0.40%) 오른 배럴당 80.18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오른건데요, 해당 기간 상승률은 10.08%에 달합니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대신 방역완화 정책을 선택한 가운데 당분간 폭발적인 원유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국제 유가가 이를 먼저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덕분에 엑슨모빌 주가는 올 들어 보름 남짓 만에 6% 이상 상승했습니다.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12%, 1년 수익률은 56.4%에 달하고요.
지난 3분기에는 상향 조정된 컨센서스의 상단을 뛰어넘는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주당순이익(EPS)은 4.45달러로 시장 기대치인 3.88달러를 15% 가까이 상회했는데, 창사 이래 최대이자 전년동기(1.58달러) 대비로도 182% 늘어난 수치입니다.
에너지를 채굴하는 업스트림(Upstream) 부문에서 유럽지역의 가스 수요가 유례없는 호황을 보였고, 정제 사업이 주력인 다운스트림(Downstream) 부문에선 기대 이상의 판매량과 마진을 기록한 덕분입니다.
특히 전 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전개하는 만큼 특정 지역 경기침체나 리스크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받지 않는 데다가, 천연가스와 원유 채굴을 모두 다루는 만큼 국제유가 하락 영향의 상쇄도 가능하다는 점이 큰 매력 포인트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원유 가격 불확실성을 감안하더라도 당분간 주가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엑슨모빌은 텍사스주 보몬트 정유 공장의 휘발유 및 디젤 생산을 늘릴 계획이고, 또 중장기적으로는 모잠비크 LNG(액화천연가스) 개발과 저탄소 솔루션 투자 확대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도 엑슨모빌 목표주가를 줄상향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달 대형은행 웰스파고가 목표주가를 기존 120달러에서 122달러로 올렸고, 바클레이는 111달러에서 129달러로 높여 잡았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미즈호는 엑슨모빌이 향후 3~5년 동안 현금창출의 리더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목표주가를 90달러에서 140달러로 55% 상향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올해 투자할 만한 추천 종목 11개 중 에너지 부문에서 엑슨모빌을 가장 잠재력 높은 종목으로 꼽기도 했고요.
최근 글로벌 애널리스트 24명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평균 120.98달러로, 현 주가(112.93달러)와의 차이는 7%입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