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영서의 글로벌 아이] 해 넘긴 우크라 전쟁, 언제까지 계속될 건가

프린트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러, 우크라 기반시설 폭격 계속
우크라, "크림반도 포기 안 해"
휴전,종전 협상 재개 오리무중
무기판매 방상업체들만 콧노래
바이든 연임도전이 최대 변수
[박영서의 글로벌 아이] 해 넘긴 우크라 전쟁, 언제까지 계속될 건가


지난해 2월 24일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결국 해를 넘겼다. 세계는 피비린내 나는 공습 뉴스와 함께 새해를 맞았다. 그렇다면 올해는 전쟁이 끝이 날 것인가. 전망은 엇갈린다. 분명한 것은 2023년에는 승자 없는 잔혹한 전쟁이 종언을 고해야 한다는 점이다.

◇출구 안 보이는 전쟁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출구를 찾아야 한다. 하지만 양측 사이에 타협의 여지가 안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새해 신년사를 통해 승리를 다짐했다. 새해 첫날에도 러시아는 수도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한 공습을 이어갔다. 우크라이나 전역의 기반 시설을 집중적으로 타격하고 있다. 미사일이 떨어지기 전까지 공격은 계속될 것이다.

무기가 부족하고 사기도 떨어진 러시아가 한 발 물러설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서방의 강력한 제재에도 러시아 경제는 버티고 있다. 침공 이후 오히려 러시아의 고성능 미사일 생산 속도가 더 빨라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에는 과소 평가할 수 없는 힘이 있는 듯 하다. 외부인들이 보면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역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첨단무기 지원을 바탕으로 항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침공 이후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의 50% 이상을 탈환했다고 주장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신년 연설에서 "러시아는 우리의 독립을 빼앗을 수 없다. 우리는 아무 것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고 천명했다. 러시아가 합병을 선언한 크림반도를 탈환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태세다.

최근 들어선 러시아 본토 군사기지에 드론 공습까지 가하고 있다. 새해 전야에는 러시아군 신병 임시숙소를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다.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도네츠크주 마키이우카의 신병 임시숙소를 미국산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미사일로 타격해 러시아 군인 89명이 폭사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된 이래 단일 공격으로는 최다 인명피해를 낸 사례다.

탄약고에 보관 중이던 탄약이 함께 터지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측은 실제 사망자가 최대 400명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자국군 손실을 공식 발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타격이 컸다는 것을 보여준다.

해를 넘겨도 여전히 전투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일진일퇴의 공방이다. 어느 쪽도 양보할 위치에 있지 않다. 이를 보면 지금은 휴전·종전을 생각할 때는 아닌 것 같다. 외신들은 "평화 협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본다. 1년은 고사하고 전쟁이 앞으로 몇 년 동안 계속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방산업체는 '신바람'

전쟁이 길어질수록 미국 방산업체들은 신바람이 난다. 생산량을 늘리고 무기를 판매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주가는 급반등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방위산업체 록히드 마틴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사상 최고치인 496달러를 기록했다. 미사일과 전자전 장비로 유명한 레이시온 테크놀로지 주가도 쭉쭉 오르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방산업체들의 주가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따뜻한 '봄'을 즐기고 있다.

전쟁은 방위산업 발전의 기폭제다. 냉전이 끝난 1990년대 국방 예산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미국의 상당수 방산업체들은 파산하거나 합병해야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적절한 시기에 터져주었다. 새로운 미국산 무기들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속속 도입되면서 우크라이나는 '무기 시험장'이 되었다.


전쟁 특수로 전례 없는 이윤을 남기고 있는 방산업체들은 미 의회를 상대로 열심히 로비를 펼치고 있다. 미국의 국회의원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방산업체들의 정치 기부에 취약하다. 워싱턴 정가가 전쟁 중단을 강력하게 촉구하지 않고, 러시아와 대화도 꺼린다는 사실은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베트남 전쟁 때도 그랬다. 방산업체들은 전쟁을 장기전으로 이끄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다.
◇전환점, 올해 올 수 있다.

한편에선 전쟁의 전환점이 올해 올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점친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의 경우 두 가지 중요한 국내 상황 변화가 변곡점을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출마다. 바이든 대통령은 조만간 연임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11월 연방의회 중간선거가 끝난 후 바이든 대통령은 "대통령직 연임 도전 여부는 2023년 초에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출마를 선언하면 대선 운동은 본격화될 것이다. 선거 운동 기간 중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발을 빼겠다고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 길게 끌고 갔다가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쟁에서 사실상 승리했다"고 홍보하면서 표를 모으려고 할 것이다. 이 경우 올 여름께 휴전 또는 정전이 성사될 수 있다.

또 하나는 공화당이 하원에서 다수당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공화당은 우크라이나에 '퍼주기'를 하는 바이든 행정부를 탐탐치않게 여기고 있다. 막대한 우크라이나 지원 자금을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범죄를 억제하며 남부 국경에서 증가하는 불법 이민자와 싸우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지금까지는 지원을 위한 넉넉한 예산이 있지만 올해는 경제가 본격적으로 악화되는 해다. 경기 침체가 심화되기 전에 전쟁을 빨리 끝내고 싶어할 것이다. 러시아 역시 내년 3월에 대선이 예정되어 있다. 선거 운동은 오는 9월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 때 전쟁을 이어갈지, 아니면 끝낼 지를 계산해야 정치적으로 부담이 없다. 따라서 올해 가을이 되면 푸틴 대통령의 심경에 변화가 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23년, '탈(脫) 전쟁'의 해가 되어야

전쟁이 길어질수록 고통도 커진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상흔을 남길 수 밖에 없다. 최대 피해자는 민간인들이다. 수백만명의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추위와 공포 속에서 하루 하루를 맞고 있다. 계속되는 폭격과 전력난으로 인해 신년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다.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를 벌이고 있다.

세계 안보와 경제에도 막대한 충격파다. 세계는 좀 더 '확실하게' 갈라질 것이다. 전 세계는 다시 30여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

현실적 탈출구를 모색해야 한다. 지난해 일본한자능력검정협회는 2022년 올해의 한자로 '전(戰)'을 선정했다. 올해에는 '탈(脫)'을 선정했다. 여기에는 '탈 전쟁'의 염원이 담겨있다. 더 이상 무고한 사람들을 전쟁에 노출시켜서는 안된다. 올해는 양측이 서로 타협해 전쟁에서 탈출하는 해가 되어야 한다.

박영서 논설위원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