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우 ETRI 에너지·환경 ICT 연구단장
![[포럼] ICT로 탄소중립 풀어가자](http://contents.dt.co.kr/images/202211/2022112202102369073001[1].jpg "[포럼] ICT로 탄소중립 풀어가자")
필자 모교 교훈에도 '자유인'이 첫 번째로 올라가 있다. 자유란 남의 구속을 받지 않는 것으로 자체로서 존귀한 것이다. 나아가 신체적, 정신적으로 자유로운 상태에서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을 때 창의력이 고도로 발휘될 수 있다. 따라서 자유를 사랑하고 스스로 자유스러워지려는 자유인으로서의 자세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 창조적 지식을 창출하는데 기본이 된다.
특히, 정부에서는 '자유'를 주요 화두로 삼고 있다. 어렵고 고루한 고담준론이 아니더라도 각자 분야에서 자유에 대한 정의와 스토리를 만들어내기 위한 얼개를 생각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탄소 중립에 있어 자유는 어떤 의미와 관계가 있을까? 탄소 중립을 이루는 과정에는 많은 이해당사자와 크고 작은 분야의 목표들이 존재한다. 최선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물론 탄소 중립에 대한 의견은 자유롭게 개진되어야 하고,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논의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다만, 정치적 색깔, 신앙 숭배와도 같은 맹목적이며, 이해타산적 의도가 있다면 당위성과 동의를 얻지 못할 것이다.
친환경 에너지 장치로 등장하고 있는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 수소연료전지, 태양광발전소 등이 갖는 에너지 빈부격차 문제, 에너지 빈곤층의 이질감과 소외감 또한 해결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카카오 데이터센터의 배터리 화재 사건, 순환 및 광역 정전 사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자국 자원 확보를 위한 에너지 공급 파동 등과 같은 공포에서도 자유는 고민되어야 한다.
ICT는 탄소중립 추진에 대한 공정성, 객관성, 정당성과 자유를 제공하기 위한 중요한 키를 가지고 있다. 기후위기와 탄소 중립은 해결해야 할 현실이나,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높다. 또한 사회 및 경제 시스템과도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를 풀어야 하는 숙제도 있다.
따라서, 탄소 중립에 노심초사하는 이유도 명확하게 제시되어야 한다. 그간 논의되었고 앞으로도 제안되는 많은 이슈들이 있었으나, 이제는 장기적인 관점의 계획과 추진체계의 명확화,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근거 기반의 이행전략 수립과 방법론이 더해져야 할 것이다.
예컨대 원자력, 수소, 신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믹스와 포트폴리오 설계, 다양한 표현이나 제안을 담아내는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탄소저감 효과와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내용을 가시화하기 위한 정밀 시뮬레이션 기술, 에너지 공급원의 논의도 요구된다. 더불어, 산업과 공장, 건물, 교통 등 수요적 측면에서 낭비 요소들을 더 찾아내야 할 것이다. 이로써 에너지효율을 고도화하는 기술, 광역 정전 등을 회피하고 친환경에너지 중심의 분산 에너지망 기술을 통해 에너지로부터 자유를 얻어야 할 것이다.
탄소 중립과 관련해 국민들을 보다 쉽게 이해시켜 동참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디지털트윈 기술이나 메타버스와 같은 ICT 활용을 통해 탄소경제 패러다임 변화와 탄소 중립으로의 전환에 대한 정보전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서비스 제공을 통해 막연하게만 느끼던 기후위기 불안과 공포로부터의 자유로움을 기술이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과 신뢰가 국민들에게 우선되어야 한다.
잰걸음으로 혁신과 진보를 계속하고 있는 ICT는 유연화와 지속가능성, 그리고 많은 이들의 탄소 중립에 관한 자유를 담보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이미 많이 경험해 왔고 사용해온 재료가 아닐까 한다. ICT를 보다 잘 버무리고 융합시켜나가야 할 숙제가 앞에 놓여 있다. ICT와 과학기술이 탄소 중립을 자유롭게 할 것이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