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에 흔들리는 롯데그룹] 취임후 M&A 폭주… 14조 규모 20여건 주도](http://contents.dt.co.kr/images/202211/2022112102100363102001[1].jpg "[자금난에 흔들리는 롯데그룹] 취임후 M&A 폭주… 14조 규모 20여건 주도")
신격호 회장은 빚을 내 사업을 하는 걸 극히 싫어했다. 그래서 롯데 그룹은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보수적 경영의 대명사였다. 이런 롯데 그룹의 컬러가 공격적으로 바뀐 것은 신동빈 회장이 그룹의 '키'를 잡으면서다. 2004년 경영 활동을 본격화한 이후 20여건, 총 14조원 이상 규모의 대형 M&A(인수·합병)를 주도해왔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 회장이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장에 오른 2004년 이후 롯데의 M&A 성적은 이같이 집계됐다. 회장에 취임한 2011년 이후만 따지면 11건, 6조여원에 달한다. 쏘카, 아스파이어푸드그룹, 와디즈, 포티투닷, 초록뱀미디어, 스탠다드에너지 등 M&A가 아닌 지분투자를 제외한 규모다.
신 회장은 M&A를 통해 소재·화학 분야에서 미래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고금리에 증시 침체 상황에도 불구하고 최근 단행한 롯데케미칼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가 대표적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으로, 이를 통해 2차 전지 핵심 소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포석이다. 롯데케미칼이 지난 2분기에 미국에 설립한 롯데배터리 머티리얼즈 USA가 지난달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한 2조7000억 원(지분 53.3%) 규모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상태다. 롯데케미칼의 올 상반기 기준 현금·현금성자산은 인수 가격에 한참 모자란 1조7935억원으로, 고금리 속 인수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신 회장은 유통·IT(정보기술) 분야 M&A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지주가 편의점 미니스톱을 3134억원에 인수했고 롯데쇼핑이 한샘, 중고나라 인수에 각각 2995억원, 300억원을 들였다. 롯데정보통신도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 중앙제어, 메타버스 스타트업 칼리버스 인수에 각각 690억원과 120억원을 투입했다. 또한 호텔롯데는 킴튼호텔모나코를 440억원에 인수했다.
지분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렌탈은 카셰어링기업 쏘카,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에 각각 1800억원, 250억원을 투자했다. 롯데지주는 펀딩플랫폼 와디즈에 800억원을, 롯데제과는 식용곤충 제조사 아스파이어푸드그룹에 100억원을 쏟아부었다. 지난해에는 롯데캐미칼이 배터리 스타트업 스탠다드에너지에 650억원을 투자했다.
앞서 신 회장은 2015년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 삼성SDI 케미칼 부문을 인수했다. 이듬해 회사 이름은 각각 롯데정밀화학, 롯데BP화학, 롯데첨단소재로 변경됐다. 롯데첨단소재는 2020년 롯데케미칼에 합병됐다. 정책본부장 시절인 2004년에는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이 KP케미칼을 8135억원에 인수했다. 호남석유화학은 2008년에는 하오기술(친환경 발포 폴리프로필렌 생산), 2009년에는 삼박엘에프티(장섬유복합재 생산)을 사들였다. 2010년에는 데크항공(탄소복합재 생산)에 이어 1조5223억원을 들여 말레이시아 최대 석유화학 기업인 타이탄을 인수했다. 호남석유화학은 2011년 KP케미칼을 합병했으며, 2012년에는 사명을 롯데케미칼로 변경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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