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화의 지리각각] 제로 코로나, 중국만의 `특색`인가 자충수인가

광저우 주민들 봉쇄에 분노 폭동시위
가장 기본인 통계부터 신뢰확보 못해
일부 완화했지만 현장에선 말 안통해
백신개발 실패는 봉쇄 불가피 만들어
권위주의 국가 경직된 정책의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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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의 지리각각] 제로 코로나, 중국만의 `특색`인가 자충수인가


지난 14일 중국 남부 광둥성의 성도 광저우에서 수백 명의 주민이 코로나19 봉쇄조치에 항의하며 공안(경찰)과 충돌했다. AFP와 블룸버그 등이 전하는 현지 소셜미디어 영상에는 사람들이 "검사 그만!"이라고 외치며 경찰 바리케이드 잔해를 집어던지고 코로나 검사 천막을 부수는 모습이 나온다. 철저한 통제 사회에서 수백 명이 과격한 시위를 벌이는 경우는 드물다.

광저우에서는 지난 14일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5000명 넘게 발생하는 등 기온이 낮아지면서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광저우시 하이주구는 지난달 말부터 봉쇄된 상태다. 이번 시위는 하이주구 봉쇄를 연장한다는 발표에 실망한 주민들이 폭발한 것이다.

중국 공산당 정부가 철저한 봉쇄로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는 이른바 '제로 코로나' 정책을 3년 가까이 고수해오면서 주민들이 인내의 한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산당 정부의 믿을 수 없는 통계

중국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지난 17일 0시 기준 24시간 동안 코로나19 감염자는 2388명이라고 발표했다. 코로나 발생 이후 누적 확진자는 27만9431명이고 총 사망자는 단지 5226명일뿐이다. 더욱이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추가 사망자는 지난 5월 27일 이후 현재까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구 14억이 넘는다는 국가에서 작년 말 이후 감염력이 강력한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확산했는데도 누적 감염자가 28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니 믿기지가 않는 것이다. 참고로 존스홉킨스 의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17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가 전체 인구의 50%가 넘는 2640여만 명이고 사망자는 2만9862명(치명률 0.1%)에 달했다.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는 대만조차도 누적 감염자가 800만 명이 넘고 사망자는 1만3714명(치명률 0.2%)에 이른다.

중국의 코로나 확진자 통계에 국내외에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자 중국 정부는 편법을 쓰고 있다. 확진됐지만 증상이 없는 사람은 확진자 집계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이는 중국 정부 스스로 통계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행위다.

◇세계는 '위드 코로나'로 가는데 중국만 바이러스와 전쟁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코로나와 함께 살 수 있을 정도로 팬데믹이 끝나고 엔데믹으로 가고 있다. 국민 항체 형성률이 7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만은 봉쇄정책을 고수 중이다. 중국 공산당 정권의 가장 우선순위 과제는 여전히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인 셈이다.

다만 지난달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된 후 약간의 완화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11일 '차밀접자'(밀접접촉자를 밀접 접촉한 사람)을 관리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방 현장에서는 통제를 거둘 기미가 안 보인다. 중앙정부가 완화를 발표했지만, 일선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공무원들이 문책을 받기 때문에 섣불리 풀려고 하지 않는다. 이번 광저우 시위도 그래서 일어났다.

올해에만 인구 2000만 명 안팎의 거대 도시인 상하이, 청두, 시안이 각각 수개월씩 봉쇄되는 일을 겪었다. 작년 말 이후 감염력이 강한 오미크론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중국도 예외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효능 낮은 백신으로 인해 봉쇄 못 푸는 것일 수도

중국은 2020년부터 자체 코로나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효능이 뛰어난 백신은 개발하지 못했다. 중국 시노백과 시노팜이 개발한 백신은 미국과 독일에서 개발한 백신과 반응방식이 다르다. 중국 백신은 죽은 바이러스 입자를 인체에 투입하는 기존의 전통적 방식을 채택했다. 죽은 바이러스를 인체 면역체계에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불활성 백신이다.

반면 미국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과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은 활성 백신이다.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단백질을 생성하는 방법을 인체세포에 학습시킴으로써 지속성과 저항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이를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이라고 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 정보를 토대로 유전물질인 mRNA를 만들어 인체에 투입하면 바이러스성 단백질이 생성되고 인체가 면역반응을 일으켜 항체를 형성하는 방식이다.

의학저널 랜싯(Lansit)에 따르면 mRNA 백신의 효능은 80~90%에 이른다. 중국이 개발한 백신은 높아야 50~60% 정도로 추정된다. 이 수치도 중국의 데이터를 통해 추정한 것이다. 중국 정부가 자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총 34억 회의 백신 접종을 했음에도 봉쇄를 고수하는 이유는 백신의 낮은 효능 때문인지도 모른다. 항체 생성률이 떨어지니 백신을 접종했다고 해도 면역을 장담할 수 없기에 아예 접촉을 막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특히 중국은 백신 수입도 막고 있을 뿐더러 자국민의 해외 백신 접종도 금지하고 있다. '물백신'으로 비아냥받는 자국 백신마저도 노인층에 대해서는 충분히 접종하지 못했다. 고령층은 감염되면 곧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공포가 크다. 그 점에서 보면 봉쇄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런 사정을 딱하게 여긴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중국에 mRNA 백신을 접종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봉쇄로 인해 치러야 할 비용은 너무 크다. 우선 자유와 인권이 파괴되고 있다. 이는 계산이 불가능할 정도다. 이동 제한과 코로나 환자 우선 수용으로 인해 일반 환자의 치료 받을 권리가 박탈당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경제활동이 극도로 제약되면서 경제위축도 문제다. 중국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9%를 기록해 2분기(0.4%)보다는 나아졌지만, 4분기 오미크론 확산으로 봉쇄가 더 강화될 경우 3% 성장도 어려울 수 있다. 중국의 상반기 성장률은 2.5%였는데 이는 중국정부가 올해 목표로 하는 5.5% 내외 성장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IMF(국제통화기금)와 세계은행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각각 3.2%, 2.8%로 전망하고 있다.

중공이 많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봉쇄정책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봉쇄가 가장 현명한 바이러스 대처법"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이기도 하다. 공산 독재국가에서 최고지도자의 정책 실패는 있을 수도, 용납될 수도 없다. 거기에는 또 정치체제에서 중국 공산당식 '특색'을 강조하는 것처럼 방역에 있어서도 미국이나 서방같은 개방적이고 '느슨한' 대처가 아닌 철통 봉쇄라는 중공의 '특색' 방역이 더 우수하다는 심리가 박혀있다. 그러면서 그 증거로 중국은 사망자가 5000여명에 불과한데 미국은 100만명이 넘지 않느냐는 점을 은근히 내세운다. '제로 코로나' 정책이 과연 중국 공산당이 말하는 그들만의 '특색'의 우수성을 입증할지 아니면 자충수일지는 머잖아 판가름 날 것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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