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14일 더불어민주당의 국정조사 추진을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막기 위한 정략적 의도라고 규정했다. 사실상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의 국정조사 요구에 협조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민주당은 법과 규정에 따라 추진하겠다고 거듭 압박했다. 민주당이 거대 의석을 활용해 야권 단독추진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필요하다면 어느 시점에 가서 국정조사를 고려해볼 수 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신속한 강제 수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국정조사는 수사를 방해할 뿐"이라고 못박았다.
이어 "지금까지 국정조사 중에 새로운 게 밝혀진 것이 없는 상황"이라며 "행정안전위원회 현안 질의와 운영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나올만틈 다 나왔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에 앞서 당내 3선 중진이상 중진의원들과 가진 비공개 회동 내용도 전했다. 그는 "국정조사는 민주당이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막기 위한 정략적 목적의 요구이기 때문에 단호히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 다수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인테넷 매체인 '민들레'가 "참사 발생 16일만에 이름을 공개한다. 진정한 애도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155명을 공한 데 대해 5·18광주 민주화 운동 유공자 명단도 공개하지 않은 점을 들어 "유족 대부분이 공개를 원하지 않는 데 공개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여러가지 법률적인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떻든 유족들을 자꾸 모아서 뭔가 정치적 도모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공개한 게 아닌가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며 "법적 책임이 있다면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예산과 법안에 방점을 두고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국정조사를 할 때가 아니라고 한다"며 "그러나 예산과 법안심사, 국정조사는 별개의 문제로 동시에 진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에는 경찰 수사를 지켜보자고 하더니 지금은 예산과 법안 심사를 위해서 나중에 판단하자고 한다"며 "결국 어떻게 되든지 간에 국정조사를 안하려는 취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또 "(국민의힘에서) 국정조사가 강제 수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는 데 결코 그렇지 않다"며 "국민앞에서 공개적으로 자료 검증과 증인 심문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증거와 자료는 향후 경찰수사와 혹은 특검에 쓰일 것이기 대문에 당연히 도움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나아가 "국정조사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대책까지 마련할 수 있다"며 "시간 선후 순서 가릴게 아니라 수아와 동시에 진행된 전례까 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의장께 국민의힘이 당연히 해야 할 책무인 국정 조사마저 거부한다면 국정조사법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특위 구성과 계획안 작성에 착수해주시리라 말씀드렸다"며 "의장께서 임해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김진표 국회의장(가운데)이 14일 오전 국회 의장실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회동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