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5개 계열사 실적 희비
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美 성과
SK바사는 스카이코비원 부진
케미칼·플라즈마 전년과 비슷
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美 성과
SK바사는 스카이코비원 부진
케미칼·플라즈마 전년과 비슷
SK그룹 제약바이오 계열사들이 엇갈린 실적을 내놨다. 코로나19 상황의 급격한 변화와 달러 강세 등 급변하는 외부환경에 처한 가운데도 확실한 제품을 갖고 있고 글로벌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기업은 견조한 수치를 내놨다.
SK바이오팜은 회사 간판 제품인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가 미국 시장에서 선전한 덕분에 매출과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이 회사는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3분기 매출 888억원, 영업손실 9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1% 늘어나고 영업손실은 407억원이나 줄었다.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해 FDA(미 식품의약청) 시판허가를 받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는 3분기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한 474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올해 미국 누적 매출은 1194억원에 달한다. SK바이오팜은 미국에 이어 유럽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어 올 글로벌 매출 목표 1850억원을 초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환자에게 처방된 총 처방 수(TRx)가 계속 증가해 3분기에는 전 분기 대비 12% 늘어난 약 4만5000건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8월부터 최초로 월간 처방 수 1만 5000건을 돌파했다. .뇌전증은 뇌 특정 부위에 있는 신경세포가 흥분 상태에 있어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전문성을 요구하는 질환이다보니 소수의 전문의가 주로 처방한다. SK바이오팜은 확실한 제품을 보유한 상태에서 밀착 마케팅과 영업을 전개해 성과를 키우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서 주목 받았지만 '스카이코비원' 판매가 부진해 실적이 꺾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 3분기 매출은 91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2208억원보다 58.8%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7% 감소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3164억원으로, 전년 4781억원과 비교해 33.8%가 줄었다. 독감백신 생산을 포기하며 코로나19 백신 개발·생산에 집중했지만 시장 진입 시기가 늦은 게 아쉬운 실적으로 이어졌다.
SK케미칼의 제약 부문인 라이프사이언스사업부는 3분기 79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799억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영업이익은 101억원으로 전년 3분기보다 32% 가량 줄었다. 다만 올해 2분기와 비교했을 때는 매출이 3%, 영업이익이 28% 늘어났다. SK디스커버리 자회사로 혈액제제 사업을 하는 SK플라즈마의 3분기 매출액은 3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 늘었다. 하지만 영업손실이 지난해 3분기 12억원에서 올해는 19억원으로 커졌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004억원, 영업손실은 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은 실적이 엇갈리는 가운데도 R&D와 생산 확대, 글로벌 진출을 키워드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글로벌 매출 본격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세계보건기구(WHO)에 긴급사용목록(EUL) 등재를 신청해 놓은 상태로 이르면 올해 중 결론이 나올 예정이다. 등재가 완료되면 코백스를 비롯한 글로벌 단체를 통해 스카이코비원을 각국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내년에는 기존 주요 매출원이었던 스카이셀플루 생산을 재개하는 만큼 안정적 실적 회복이 예상된다.
SK플라즈마는 내수뿐 아니라 해외 수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내년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 국내에서는 '알부민' 선두 기업 GC녹십자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어 올해만 중동 3개국 및 남미 8개국과 수출 계약을 맺었다. 싱가포르 국가입찰에 성공하고 튀르키예에서 품목허가 받는 등 해외시장에서도 성과가 잇따르고 있다.
SK바이오팜은 내년에 적자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에서 세노바메이트의 매출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8월부터 최초로 월간 처방 수 1만5000건을 돌파했는데, 이는 경쟁 제품들의 미국 출시 29개월 차 처방 수 평균의 약 1.8배 수준이다. 올해 4분기에는 미국 뇌전증학회(AES)에 참여하는 등 홍보에 박차를 가한다.
SK㈜의 자회사인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회사 SK팜테코는 이달 초 글로벌 제약사 론자 출신의 의약품 생산 전문가 '요그 알그림'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한 데 이어 원료의약품 사업을 더욱 확장한다. SK팜테코는 또한 올해 말부터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시장에 뛰어든다. SK팜테코는 최근 CGT CDMO 기업 CBM에 투자해 2대 주주에도 올랐다. 세계 최대 규모의 CGT 단일 설비 건설의 첫 단계로, 올해 말까지 약 4만6000㎡(약 1만4000평) 부지의 생산시설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선수주를 통해 내년 초부터 본격적 생산이 이뤄지면 실적도 가파르게 상승할 전망이다.
김진수기자 kim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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