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9일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정무조정실장 자택과 국회·당사 사무실 압수수색을 전개한 것을 계기로, 이를 저지하려는 민주당에 파상공세를 펴고 있다. 야당에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방어에 힘쓰지 말라"고 입 모아 압박하는 모습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진상 실장은 부패방지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공소장에 이재명·정진상 이름이 여러 번 언급됐다고 한다"며 "검찰의 수사가 대장동 사건의 몸통을 향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어 민주당에 "이 대표 사법리스크 방어에 힘쓰지 말고, 민생에 집중해 주길 바란다"며 "당당하게 검찰의 법 집행에 협조하시라. 정당한 법 집행에 있어 그 누구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고 촉구했다.
차기 당권주자 일원인 김기현 전 원내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으로 정 실장 압수수색에 관해 "검찰이 이 대표의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8일 구속기소했다. 김용 부원장이 대장동 개발 사업자 남욱 변호사로부터 지난해 4~8월 4차례 모두 8억4700만원을 받았는데, 이 돈의 목적이 이 대표의 대선자금 명목이라는 것"이라고 주목했다.
그는 "또 김 부원장과 정 실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로부터 수백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수시로 받았다는 진술도 나왔고, 김만배씨(화천대유 대주주) 대장동 지분의 24.5%가 이 대표의 최측근 3인방 김용·정진상·유동규 몫이라는 진술도 확보해 공소장에 적시됐다고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김 전 원내대표는 "이 대표는 '불법 자금 1원도 받은 적이 없다'고 변명했고 '사탕 한개 받은 것이 없다'고 우겼지만, 모든 정황과 진술은 (성남시장으로서 대장동 개발을 진행한) 이 대표를 배후 몸통으로 지목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민주당은 '이재명 호위무사' 역할을 하면서 방탄막 치기에만 매몰돼 있어 참 딱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천문학적 권력형 비리 의혹의 몸통에 대해 사퇴시키기는커녕 도리어 철저히 감싸고 호위하면서 (이태원 압사 사고를 계기로) 다른 사람에 대해선 사퇴니 경질이니 운운하고 있으니,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며 "이 대표와 같이 몰락하느냐 '포스트 이재명'을 세우느냐, 민주당에 선택의 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내 정진상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사무실 압수수색을 하기 위해 검찰관계자들이 도착한 가운데, 민주당 측에서 압수수색을 거부하며 철제셔터를 내려둔 모습.<연합뉴스>
지도부 공식 논평도 이어졌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검찰은 대장동 지분 중 428억 가량이 김용·정진상·유동규의 몫이라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대장동, 백현동, 위례신도시 등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들이 이제야 개발사업과 이에 유착한 정치세력의 이익공동체라는 모양새를 하고 나타나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돈과 유흥으로 끈끈하게 맺어진 '대장동 형제들'이 이렇게 큰 규모의 자금을 어떤 방식으로, 누구를 위해 조성하고 사용했는지 그 실체가 이제 곧 밝혀질 것"이라면서 "민주당은 더 이상 대장동 이익공동체를 위한 방패막이로 휘둘려선 안 된다"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뒤이은 논평에서 정 실장이 강제수사를 받게 된 혐의를 "이 대표가 재선 성남시장으로 당선된 2014년에 대장동 업자들로부터 1억4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라고 부각한 뒤 "이제 모든 의혹과 수사결과가 이 대표를 지목하고 있다"고 가세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김 부원장) 공소장에 이 대표의 이름이 56번이나 나온다"며 "수억원의 불법자금이 이 대표의 대선자금으로 쓰였고, 측근들이 428억원의 대장동 개발이익을 보장받은 의혹이 있는 만큼 이 대표에 대한 수사는 이제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압수수색을 막기 위해 당사 문의 셔터도 내려버렸다. 법치의 문을 닫아버린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법치는 멈출 수 없다. 법치가 멈추는 건 국가가 멈춰 서는 것이다. 민주당은 더 이상 법치를 막아서지 말라"고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