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 1595억 순익 '3배이상 차이'
ETF 상품 91개 세자릿수 목전에
시장점유율·순자산은 삼성 우위
주식시장이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자산운용업계에선 투자상품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주식 개별종목에 비해 분산 투자가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목을 받으면서 올해 새로 상장한 ETF 상품도 세 자릿수 기록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올 상장 ETF 종목은 지난 23일 기준 총 91개로, 지난해 ETF 전체 상장 수(90개)를 이미 넘어섰다.
이에 따라 ETF 시장의 80% 가량을 차지하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간 선두 다툼도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ETF 시장 의 절대강자였던 삼성의 'KODEX' 라인업을 미래에셋 'TIGER'가 빠르게 따라잡는 분위기다.
지난 23일 종가 기준 삼성자산운용은 순자산총액 32조858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9조8367억원으로 순자산총액 차이가 3조원에 그친다. 시장 점유율은 각각 42.40%, 38.50%로 격차가 4%포인트도 채 나지 않는 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2년여 만에 2.6배나 증가했다. 장기투자용 상품뿐 아니라 새로운 테마를 발굴하는 데 공을 들인 결과라는 안팎의 평가가 나온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에는 2020년까지는 2952억원으로 삼성자산운용과 비슷한 자금이 유입됐으나 'ETF 열풍'이 불었던 2021년에는 13조682억원 규모로 자산총액이 급증했다. 연초 이후 현재까지 유입된 금액도 3조5999억원으로 삼성자산운용보다 큰 폭으로 자산이 유입되는 분위기다.
삼성자산운용의 ETF 상품에는 △2020년 2144억원 △2021년 4조3641억원 △올들어 9월 23일 현재 1조4434억원이 유입됐다.
올해 히트 ETF는 금리 투자 상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4월 상장한 삼성 'KODEX KOFR 금리 액티브 ETF'의 순자산은 5개월 만에 2조8000억원을 넘어섰다. 삼성자산운용은 "금리 상승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불확실한 시장 방향성에 당분간 자금을 '파킹'하기 원하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맞춤형 상품으로 인식된 덕분으로 보인다" 분석했다.
미래에셋도 'TIGER CD금리투자KIS', 'TIGER 단기통안채', 'TIGER 단기채권액티브' 등 금리 투자 상품의 순자산이 빠르게 늘고 있다.
순자산에선 삼성자산운용이 앞서지만 당기순이익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의심할 여지없는 1위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 상반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 1595억원을 기록하며, 2위 삼성자산운용(415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다른 자산운용사와 달리 계열사 운용자산 규모가 작고 해외 자회사 매출이 꾸준히 늘면서 순이익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년 대비 증감률은 정반대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호주 베타쉐어즈(Betashares) 매각(1445억원) 일회성 이익 반영에 따른 역기저 효과로 순이익이 1년 전 같은 시기와 비교해 53.5%나 감소한 반면 삼성은 11.3% 증가했다. 관계회사 투자지분 처분이익, 해외투자 자산의 배당금 수익이 늘어난 덕이다.
수익률 면에서도 삼성운용이 모든 기간에서 소폭 앞서고 있다. 삼성운용은 전체 ETF 평균 수익률에서는 △1개월 -4.88% △3개월 -0.77% △6개월 -11.82% △1년 -15.68%을 기록한 반면 미래에셋운용은 △1개월 -5.67% △3개월 -0.82 △6개월 -13.07% △1년 -18.18%로 삼성의 수익률을 밑돌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