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세부계통 변이 'BA.5'의 국내 감염 검출률이 50%에 근접하며 사실상 우세종으로 올라섰다. 지난 3월 대유행한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더 높은 BA.5 변이는 6차 유행을 주도하며 3개월 만에 하루 확진자가 다시 10만명에 육박하며 확산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이에 대해 방역 당국은 자율 방역 기조 속에 4차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지만, 백신 접종률이 저조해 보다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6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9만9327명 늘어 총 누적 확진자는 1934만6764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 3만5883명보다 6만3444명 더 많은 9만9327명으로, 휴일 영향이 사라지며 급증했다.
이는 지난 4월 20일 신규 확진자 11만1291명 이후 97일만의 최다 기록이다. 화요일 발표 기준으로는 4월 19일 11만8474명 이후 14주만에 가장 많다. 1주일 전인 지난 19일 7만3558명의 1.35배, 2주일 전인 12일 3만7344명과 비교했을 때는 2.66배에 달한다.
특히, 현재 유행은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30% 이상 높은 BA.5가 이끌고 있다. 당국 분석에 따르면, 7월 셋째 주(17일부터 23일까지) 국내감염 BA.5 검출률은 49.1%로 전주 47.2%보다 1.9%포인트 올랐다. 현재 방역당국은 바이러스 우세화 기준을 '국내 감염 검출률 50% 이상'으로 설정해 놓은 만큼 사실상 우세종으로 판단이 가능하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주 더블링 현상은 어느 정도 둔화되고 있고 26일 확진자 수는 전주 대비 1.34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감염재생산지수는 여전히 1 이상으로 증가세가 2~3주는 더 이어질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확산을 막기 위해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백신의 후유증 예방 효과에 대한 분석 자료도 공개했다. 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2차까지 백신을 접종 받았을 때 급성 심근경색 위험이 52% 정도 감소했으며, 허혈성 뇌경색의 경우에도 미접종군에 비해서 2차 접종을 하면 위험이 60%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가지를 통합 분석했을 때는 미접종에 비해서 위험을 58% 정도 줄여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백신 접종이 감염 후에 발생하는 후유증인 급성 심근경색이나 허혈성 뇌경색과 같은 후유증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음이 확인됐다"며 "따라서 예방접종 권고기준에 맞춰서 기본 접종이나 또 추가접종을 받아주실 것을 다시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하지만, 전날 0시 기준 50대 이상 4차 백신 접종률은 3.6%, 예약률은 11%에 그쳐 저조하다 보니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근용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관리팀장은 "개량 백신 도입은 제약사와 지속적으로 협의 중에 있고, 변이에 효과적인 개량형 백신이 개발되는 대로 향후 접종전략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진수기자 kim89@dt.co.kr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이 26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