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 광우병과 탄핵 선동의 기시감](http://contents.dt.co.kr/images/202207/2022072502102269061001[1].jpg "[홍성철의 까칠하게 세상읽기] 광우병과 탄핵 선동의 기시감")
그로부터 13년, 지금은 광우병 염려로 미국산 쇠고기를 안 먹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옛 이야기가 되었다. 지난 1월 한국은 세계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가 될 정도로 미국산 쇠고기는 합리적 가격의 '국민 먹거리'가 됐다.
'평행이론'이라고 부를 만큼 이명박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은 공통점이 많다. 두 사람 모두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대통령이 되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 시장과 국회의원을 거쳤으나 여전히 현대건설 사장 출신의 기업인으로 회자된다. 비슷하게 윤석열 대통령도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정치입문 1년도 안돼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비정치인 출신의 대통령 당선은 전임 정부의 부동산 실정(失政)이 컸다.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가격 폭등, 사회분열 및 양극화 확대 등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재연되었고, 결국 새로운 인물로서 윤 대통령이 선택됐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에도 경제는 위기였다. 2007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여파로 인해 세계 경제가 휘청거렸다. 금융위기가 촉발되면서 2008년 8월 달러 가격은 1468원까지 상승했으며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미분양이 증가했다. 2007년 10월 20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 지수는 2008년 8월에는 938.75까지 추락했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따른 물가 상승, 고환율 등에 부딪힌 현 경제위기와 닮아 있다.
검찰의 전 정부 수사도 공통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는 그의 죽음으로 종결되었다. 지금 이뤄지고 있는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사건,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조사는 문재인 정부를 직접 겨누고 있다.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수록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윤석열 정부를 공격할 것이다. 최근에는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는 야당인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김민석 의원은 지난 15일 SNS에 "또 한 번 불행한 탄핵의 역사가 되풀이될지 모른다"는 글을 올렸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지난 20일 '사적 채용', 측근 불공정 인사 등을 언급하면서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의 공적 시스템을 무력화한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 농단은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고 탄핵을 경고했다.
대통령 탄핵은 국민이 선거를 통해 대통령에게 부여한 민주적 정당성을 박탈하는 행위다. 그렇기에 대통령의 직무집행에 있어서의 헌법이나 법률을 명백하게 위배된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에서 탄핵을 이야기하는 것은 '최순실 국정농단'의 부정적 프레임을 현 정부에 붙이려는 시도이다.
국민 지지율이 낮다는 것은 국정 운영에 도전하려는 세력이 늘어남을 의미한다. 더구나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민적 지지 없이 대통령과 여당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 않다. 그렇기에 지금은 현 정부 최대 위기상황이다. 과거 정부의 제도와 틀을 바꾸려는 시도는 강한 저항을 일으킨다.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지만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부 권력다툼은 치명적 독이다. 이명박 정부 초기 여권 내부에서도 비슷했다. 정두언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소장파와 이상득 의원의 권력다툼으로 국민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여기에 민노총의 시위가 더해지면서 사회 혼란은 가중되었다.
지난 23일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전국 경찰서장들이 회의를 열자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그런 한가한 논의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지지율이 매주 최저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한가하게 경찰국 신설을 강행하는 것도 문제다.
지금은 대통령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서 경주해야 한다. 먼저 잘못된 인사를 바로잡는 국정쇄신이 이뤄져야 한다. 성급한 제도 개편의 속도 역시 조절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윤석열 정부는 당초 내걸었던 어떠한 목표도 이루지 못하고 좌초될 수 있다. 상대는 이미 광우병 괴담과 최순실 사태를 이끌어냈던 민주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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