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규 한반도청년미래포럼 대표·안민정책포럼 청년회원
![[기고] 1950년과 2022년의 한반도](http://contents.dt.co.kr/images/202206/2022062302102269073001[1].jpg "[기고] 1950년과 2022년의 한반도")
철원은 가수 서태지의 발해를 꿈꾸며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였던 노동당사, 한국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백마고지, 남북 대립의 상징 중 하나인 제2땅굴, 남북 분단의 애환을 보여주는 금강산선 철도의 흔적과 DMZ, 전망대 등 남북과 관련된 수많은 요소들을 지니고 있다.
그와는 반대로 철원은 과거 용암지대였다. 한탄강의 지형과 경관은 지켜보는 이들을 약 1억년 전 지구로 끌고 들어간다. 화강암과 현무암이 공존하며, 주상절리가 강을 따라 형성되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한탄강 줄기는 그야말로 사극이나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을 자아냈으며,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실제로 한탄강에서 촬영되었다. 임꺽정이 숨어있었다고 전해 내려오는 한탄강 고석정 지역에서 바라보는 한탄강의 절경은 슬픈 한반도 현대사의 이야기와 너무도 아이러니하게 상반될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철원은 중세사 속 궁예가 세운 태봉국의 수도가 위치해 있던 곳이었다.
철원 답사에서 DMZ 평화생태공원, 고석정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DMZ 평화생태공원은 민통선 지역 안으로 들어가야 했기에 더욱 신기했다. 약 70년의 세월 동안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했던 곳으로 지구상에서 유일무이한 곳이라고 했다. 또한 과거의 남북관계의 흔적이 쓸쓸하게 남아있었다. 금강산으로 이어졌던 철로가 지나갔던 다리가 그 흔적을 남기고 있었으며, 오래되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초소와 병사들이 초소를 위해 건너야 했던 앙상한 뼈대만 남은 다리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앞에 설치된 망원경으로는 북한군의 초소를 볼 수 있었다. 더욱 신기했던 것은 전쟁 이전의 유물들이었다. 전쟁 이전 북한에 속해있던 당시 지어진 지명을 새겨 둔 바위기둥과 1917년 지어진, 한국전쟁 당시 월남하던 피난민들이 사용했던 기울어진 다리가 있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마치 역사책 속으로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우리 조상들의 격동기 속 애환들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 고석정을 방문해 절경에 취해 배를 타고 한탄강을 감상한 뒤 서울로 돌아왔다.
그리고 오늘 업무차 북한의 동향을 알아보고자 뉴스들을 검색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징후에 관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7차 핵실험이 임박해 있다는 것을 거의 확실하게 예상하는 듯, 외교라인과 안보라인이 급하게 돌아가고 있는 듯하다. 북한의 내부 동향 또한 너무도 비참했다. 코로나로 인한 북한 당국의 봉쇄 조치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여러 부작용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북한 당 중앙의 봉쇄 정책은 그 기간이 벌써 해를 넘겼다. 그렇게 북한 주민들의 경제 활동이 축소될 수밖에 없었고 음식이나, 돈을 마련하거나 빌려올 능력이나 형편이 안되는 취약계층들이 아사하기 시작했다. 대북 소식통의 소식을 전해주는 언론 매체에 따르면, 함경북도 회령에서 아사자들이 발생해 시신 20여 구를 시체 관리반이 소각했다고 한다. 이는 회령시 뿐만의 문제가 아닌 듯했다. 황해도를 비롯하여 북한 내부는 지금 당의 코로나 봉쇄 정책과 그 실패 그리고 부실한 방역, 의료 시스템이 취약계층들을 사지로 몰아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주민들은 병사인지 아사인지도 모른 채 공포에 떨고 있으며, 시체 처리조가 시신들을 비상방역법에 따라 화장한 뒤 가족들에게 돌려준다고 하니, 유가족들은 제대로 애도조차 못한 채 가족들을 떠나보내는 지옥보다 더 지옥과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제 2022년 6월이다. 조금 있으면 6월 25일이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2년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북은 미사일을 쏘아 올리고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으며, 주민들은 당국의 정책으로 인해 병사·아사해 나가고 있다. 지금은 2022년이다. 철원에서 마주했던 1950년 이전 그리고 직후의 흔적들, 그리고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한반도의 모습을 동시에 떠올려 본다.
그리고 생각해 본다.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 독자분들 스스로가 생각해보실 수 있도록 구구절절 써 내려가지 않을 것이다.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직시하며, 미래를 생각하는 한반도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난제 중 하나이다. 계획이 계획대로만 가지 않듯 역사도 예측대로만 흘러가지 않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유럽에서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하고 있다. 동북아의 운명 역시 위태로워 보인다. 언젠가는 해결해야 할 이 문제를 간과하지 말고 국민 전체가 국가의 안전을 위해 향후 미래에 대해 집중해야 한다. 국민 여론에 따라 정책은 변화하고 향후 국가의 행보가 결정된다. 지난 5년과 현재 한반도의 상황을 종합 분석해 보면, 북한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과 같다. 우리는 이에 맞게 대비해야 한다.
남북관계 분야에서 활동하는 한 청년으로서, 가족들을 북녘에 두고 온 북한이탈 주민분들께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하루라도 빨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 안정된 한반도를 이룩해 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