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화의 지리각각] 펜트업 관광 폭증, 한강변에 대관람차 짓자

보복여행 수요폭발, 인천공항이용객 500% 폭증
정부, 2027년 해외관광객 3000만명 유치 목표
K콘텐츠 볼거리 즐길거리 랜드마크 확충해야
'속초아이' 조용한 흥행몰이, 市 사업공모 적중
강 산 섬 스카이라인 조화 마포 한강변 최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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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의 지리각각] 펜트업 관광 폭증, 한강변에 대관람차 짓자


코로나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세계적으로 펜트업 관광(pent-up travel)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인천공항의 5월 이용객이 코로나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 5월 대비 500% 늘어 93만명에 달했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동아시아태평양지구는 2022년 1분기 동남아시아 입국자가 2021년 동기 대비 64% 증가했다고 밝혔다. 항공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세계적으로 항공료가 2~3배 급등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8일부터 입국자에 대한 격리가 전면 해제되면서 내국인의 출국과 외국인의 입국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격리면제 이후 해외항공예약 수가 그 전주보다 35% 증가했다.

지난 2년간 억눌렸던 여행관광 수요가 터지기 시작하자 세계 각국과 도시들이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영국 관광청의 트리샤 예이츠 대표는 지난달 말 취임 후 첫 출장지로 한국을 찾았다. 한국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한국의 여행사, 항공사, 언론을 대상으로 영국의 국립공원과 해변을 소개했다. 예이츠 대표가 지방의 자연공원과 해변을 주로 소개한 것은 런던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기 때문이다.

관광산업의 경제적 효과를 말하는 건 새삼스러운 일이다. 극히 예외적으로 '과잉관광'(over tourism)이란 부정적 면도 없지 않지만, 관광산업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최고의 산업이다. 2018년 7월 정부가 제2차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밝힌 관광산업의 고용창출 효과를 보면, 10억원 투자했을 때 제조업은 8.8명 관광산업은 18.9명의 일자리를 만든다. 특히 MICE(기업회의, 인센티브관광, 국제회의, 전시)산업은 갈수록 그 경제적 효과가 주목받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은 관광산업에 있어선 개발도상국이다. 코로나 팬데믹 전인 2017년 관광적자가 138억 달러에 달했다. 그 전 해 65억 달러의 두 배가 넘었다. 2019년 한국인의 해외 관광은 3000만 명에 달했지만 외국인의 한국관광은 1750만 명에 그쳤다. 수적으로도 1200만명 이상 적자인 셈이다. 윤석열 정부도 관광적자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2027년까지 해외관광객 3000만명 유치 목표를 세웠다. 3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지난 4월 기준 24개월 만에 경상수지까지 적자를 기록한 마당이니 관광수지적자라도 줄여야 하는 게 맞다. 그러나 이제 본격 여행관광이 재개되면 국민의 폭발적 출국 붐으로 관광적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해외로 나가는 국민의 관광수요를 국내로 발길을 돌리게 하는 방안과 함께 해외 관광객을 많이 유치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새 정부는 글로벌 K-콘텐츠 붐을 이용, 해외 관광객 유치 전략을 구상 중인데, 그것만 갖고선 부족하다. K-콘텐츠와 접목할 한국의 매력 포인트를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관광 인프라를 충분히 갖춰야 하는 건 기본이다. 그 성공사례가 일본이다. 일본은 2009년까지는 우리보다 해외관광객이 적었다. 2015년 우리를 역전했다. 2019년에는 해외관광객이 3190만명에 달했다. 고이즈미 총리로부터 시작해 아베 총리가 이어받아 관광산업 육성에 투자한 결실이 나타난 것이다. 팬데믹 전인 2020년 일본정부는 해외관광객을 4000만명 유치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일본의 성공 바탕에는 외국인에게 소구력 있는 일본만의 요소를 개발한 데 있다. 호텔, 음식, 거리 등의 청결한 관리와 볼거리 및 즐길거리를 많이 만들어낸 결과다.

그렇다면 우리도 못할 이유가 없다.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공중 화장실을 만들어낸 '화장실 혁명'의 국민 아닌가. 청결로 치면 우리도 일본인에게 크게 밀리지 않는다. 여기에 K-콘텐츠, K-푸드를 앞세우고 우리만의 '빨리빨리 문화'를 접목하면 세계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한국적인 것'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적 '미관' 또는 '미학', 디자인 역시 매우 중요하다. 서울은 건축학적 포인트가 미흡하다. 강과 산이란 훌륭한 도화지는 마련돼 있는데, 그림이 아직 습작단계다. 하루아침에 멋진 그림이 나올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비교적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 프로젝트를 시도해 볼 만하다. 랜드마크를 세우는 일이다. 최근 그 좋은 모델을 속초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3월 개장한 속초의 대관람차(大觀覽車) '속초아이'를 말하는 것이다. 대관람차가 관광산업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관광 아이콘 된 '속초아이'

'속초아이'는 속초시가 민간사업 공모로 속초 바닷가에 세운 대관람차(Ferris Wheel)다. 런던의 대관람차에서 이름을 따왔다. 개장 이후 주말은 거의 만석이라고 한다. 새로운 동해안의 명소가 되어가고 있다. 팬데믹 이전 세계 많은 도시들이 대관람차 건설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그 대표적인 도시가 도쿄, 런던, 싱가포르 등이다.

속초아이는 높이 65m(아파트 22층 높이)로 정원이 6명인 캐빈이 36대가 돌아간다. 한꺼번에 최대 216명이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해변과 설악산 절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주말에는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로 들썩인다.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많다고 한다.

이런 큰 시설이 들어서려면 으레 주민의 반대가 우려된다. 그냥 강샘을 부려 뭐라도 뜯어보려는 심보가 없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속초에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한다. 환경영향 평가 대상도 아니어서 인허가가 쉽게 이뤄졌다. 무엇보다 사업공모를 통해 대관람차 아이디어를 선택한 것은 묘수다.

◇도쿄 런던의 랜드마크, 뉴욕은 추진하다 중단

도쿄의 오다이바 대관람차는 재개발로 인해 오는 8월 31일 영업을 종료하지만 지난 20여년간 지역 랜드마크로 관광수입 확대에 효자노릇을 했다. 높이 115m로 1999년 완공될 당시 세계 최고 높이를 자랑했다. 하지만 그 기간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해 밀레니엄을 기념해 런던에 세워진 런던아이(135m)에게 세계 최고 기록을 내줬다. 64개 캐빈을 갖췄고 한 바퀴 도는데 약 16분이 걸린다. 정상에 올라서면 도쿄 타워와 레인보우 브릿지는 물론, 니시신주쿠 등 도심의 고층빌딩들과 하네다국제공항까지 조망이 가능하다.

런던아이는 1999년 영국항공(British Airways)이 새천년을 기념해 지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관람차였다. 25명이 탑승할 수 있는 32개의 캡슐이 한 회전하는데 약 30분이 걸린다. 사방 40km까지 조망이 가능하다고 한다. 런던 중심인 웨스트민스터 사원 근처 템즈강변에 위치해 있다. 밀레니엄 휠(Millennium Wheel)답게 운행을 1999년 12월 31일 오후 8시부터 개시했다. 런던탑, 타워브리지, 세인트폴대성당 등과 함께 런던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팬데믹 이전에는 매년 연간 3000만명 이상이 이용했다고 한다.

런던아이는 2008년 싱가포르 플라이어 대관람차(165m)가 생기면서 최고 기록을 넘겨줘야 했다. 싱가포르 대관람차는 2014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하이롤러(167.5m)가 생기기 전까지 세계 최고 높이의 대관람차였다.

뉴욕도 대관람차를 추진하다가 현재는 중단된 상태다. 2012년 제안될 때 높이가 190m로 역시 세계 최고로 설계됐다. 부지는 자유의 여신상과 맨해튼이 마주보이는 스태튼섬이었다. 그러나 투자금 모집이 여의치 않았고 뉴욕시 당국도 적극 지원하지 않아 2018년 계획이 취소됐다. 그러다 2019년 규모를 약간 줄여 재추진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그러나 이 역시도 투자금 모집 난항과 불투명한 사업성으로 또 지지부진하다. 뉴욕 대관람차는 입지가 문제였다. 맨해튼이 이나라 스탠튼섬에 들어서 관광객 집객이 어려울 수 있다.

2021년 10월 건축물 높이에서는 빠지지 않는 두바이에 아인 두바이(Ain Dubai)가 완공되기 전에는 싱가포르 대관람차를 누르고 라스베이거스의 하이롤러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관람차로 군림했었다. 아인 두바이는 높이가 250m에 달한다. 캐빈이 48개에 최대 1750명이 탑승할 수 있다.

◇서울에 세운다면 한강변 마포구 서강동이 최적지

롯데월드타워와 남산타워 등에 한정된 서울의 협소한 랜드마크를 대관람차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대관람차는 그 스토리텔링적 성격과 낭만적 이미지로 인해 손쉽게 관광객을 모을 수 있는 랜드마크다. MICE와 연계할 수 있고, 연예 및 엔터테인먼트 행사와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사업자는 서울시가 공모를 통해 물색할 수 있을 것이다. 속초시를 벤치마크 하면 된다. 대관람차가 주로 강가나 해변에 건설되는 점을 고려하면 입지는 한강변이어야 한다. 그 중에서도 한강 물줄기, 북한산·안산·인왕산·덕양산 등 산악 풍광, 한강 밤섬의 생태숲, 여의도의 스카이라인 등을 아울러 조망할 수 있는 마포구 서강동 마포세빛문화숲이 최적지일 것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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