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공정위까지 檢출신
규제완화 기대했던 기업들 불안
자칫 투자·경제활동 위축 우려
벌써부터 "타깃 어디냐" 얘기도
규제완화 기대했던 기업들 불안
자칫 투자·경제활동 위축 우려
벌써부터 "타깃 어디냐" 얘기도
![[기획] `검찰天下` 인사에 의심받는 親기업](http://contents.dt.co.kr/images/202206/2022060802100151781001[1].jpg "[기획] `검찰天下` 인사에 의심받는 親기업")
![[기획] `검찰天下` 인사에 의심받는 親기업](http://contents.dt.co.kr/images/202206/2022060802100151781001[2].jpg "[기획] `검찰天下` 인사에 의심받는 親기업")
윤석열 정부의 검찰 출신 발탁인사가 청와대와 법무부의 인사·사정라인에 이어 금융감독 및 공정거래정책 수장으로까지 확장되자 금융권 및 재계가 긴장하고 있다.
재계는 당초 '자유시장경제'를 내세운 윤 정부에 규제완화를 기대하고 투자보따리를 풀었지만,검찰 출신에 잇따라 감독과 규제의 칼자루를 쥐어줄 것으로 보이자 기업 투자와 경제활동을 옥죄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윤석열 검찰 사단의 경제 특수수사통이었던 '재계 저승사자'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를 낙점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이날 임시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 전 부장검사를 금감원장 후보자로 임명 제청했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검사 출신이 금감원장에 앉았다.
이날 즉시 취임식을 가진 이복현 신임 금감원장은 "금융시장 교란 행위에 엄정한 잣대를 적용해야 하며 불공정 거래 근절이 금융시장 활성화의 토대가 될 것"이라며 금융 시장의 불법 행위에 대해 강력한 척결 의지를 피력했다.
앞서 고승범 위원장은 "이 내정자는 검찰 재직 시절 굵직한 경제범죄 수사 업무에 참여해 경제정의를 실현했다"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회사의 준법경영 환경을 조성하고, 금융소비자보호 등 금감원의 당면한 과제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적임자로 평가돼 신임 금감원장으로 제청했다"고 인선 이유를 밝혔다.
이 내정자는 검찰 시절 금융 관련 사건을 주로 수사한 특수통 검사로 통한다. 2006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파견돼 당시 중수1과장이었던 윤 대통령과 현대차 비자금,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수사를 진행했고 2016년엔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에도 파견됐다.금융감독원장에 이어 공정거래위원장으로도 검찰 출신인 강수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그는 사법연수원 24기 출신으로 1995년 서울중앙지검을 시작으로 2004년까지 검찰에서 일했다. 윤 대통령과는 1997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함께 근무할 때 '카풀'로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대통령실에는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주진우 법률비서관, 복두규 인사기획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윤재순 총무비서관, 강의구 부속실장 등 인사와 사정업무를 다루는 주요 보직을 모두 검찰 출신들이 꿰찼다.박민식 국가보훈처장, 박성근 국무총리 비서실장, 조상준 국가정보원 기조실장도 검찰 출신이다.
이처럼 전방위로 검찰 출신들이 주요 보직을 차지하면서 재계와 금융권은 안테나를 곤두세우고 있다. 기업 본연의 경영보다는 눈치보기에 급급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익명을 요청한 한 재계 관계자는 "수사권이 약해진 검찰이 성과를 내기 위해 기업 수사를 강화하겠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는데, 금융권까지 검찰이 대거 포진되면서 금융계나 기업 등에서는 타깃이 어디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검찰 출신 수장들이 금융인과 기업인들을 피의자 대하듯 경직된 태도로 대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비슷한 의견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감독은 단순한 검사 업무하고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된다"며 "금융이라는 전문 서비스를 감독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느냐, 금융의 작동 원리나 경제의 복잡한 작동 원리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출신이)그런 전문성을 갖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기찬 가톨릭대학교 경영대 교수도 "아담스미스는 도덕감정론에서 세상을 바로 세우는 3대 원리로 공감·공정·교환을 내세웠는데, 공감이 없는 공정은 갈등을 많이 일으킬 수 있다는 뜻도 함축돼 있다"며 검찰 출신 인사들이 기업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했다.
김미경·박정일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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