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고의적 식량위기 촉발"… 우크라, 유엔에 곡물수출선 보호 요청

러, 경제 필수시설 목표로 공격
옥수수 등 수확량 절반도 수출못해
우크라 총리 "국제사외 지원 필요"
구호작전, 러 공격 빌미 위험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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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고의적 식량위기 촉발"… 우크라, 유엔에 곡물수출선 보호 요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흑해를 통한 밀 수출이 막히면서 아프리카 전역에 공급되는 밀 가격이 45%나 상승, 아프리카 전역의 식량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사진은 2013년 1월 22일 말리 중부지역 세구 근처 들판에서 밀을 체로 치고 있는 말리 여성들 모습. 세구=AP 연합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항구를 봉쇄함으로써 고의로 세계 식량 위기를 촉발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총리가 지구촌 식량위기를 러시아 탓으로 돌렸다.

데니스 슈미갈 총리는 1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에서 가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를 통해 곡물 수출 문제를 언급하면서 유엔에 곡물을 실어나르는 선적 보호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슈미갈 총리는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올해는 물론, 앞으로 많은 국가에서 식량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당장 곡물 수출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 이상의 국제 사회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달부터 우크라이나에서 수확이 시작돼 3000만t의 옥수수와 밀, 해바라기 오일이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쟁 탓에 주요 곡물 수출이 어려운 상태다. 이에 슈미갈 총리는 "올해 수출량은 수확량의 절반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는 지난 2월 24일 전쟁을 일으킨 이후 우크라이나 경제에 필수적인 항구와 기반 시설을 공격 목표로 삼아왔다. 이 때문에 매일 아프리카와 아시아로 곡물을 수출하는 흑해에서 수출길이 막혔다.

또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을 점령하면서 항구는 친러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손아귀에 들어갔다. 슈미갈 총리는 이로 인한 식량 위기는 러시아의 의도적인 목표라며 "우리는 러시아가 완전 고의로 그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 한 관리는 1일 서방이 제재를 해제하면 봉쇄를 완화할 수 있다고 했지만,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이를 일축했다. 슈미갈 총리는 단기간에 이 위기를 풀 수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며 인접한 유럽연합(EU) 내 대부분의 항구는 우크라이나가 취급해온 곡물량을 수출할 규모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발트국가들의 항구는 규모가 훨씬 크지만 폴란드를 통해 육로로 곡물을 옮기려면 크레인으로 화물을 다시 옮겨 실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유엔은 벨라루스를 통해 발트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거절했다고 그는 밝혔다. 벨라루스는 러시아 우방이다.

군함이 포함된 국제 구호 작전을 통해 우크라이나 선박을 보호해 인도하는 방안도 있지만, 러시아 공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슈미갈 총리는 그러나 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며 곡물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 이상으로 국제 사회 지원이 확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의 동부 진격에 대응하기 위한 대함, 대전차 로켓, 미국의 다연장 로켓 시스템(MLRS), 수백 개의 포탄 등 중무기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낙관한다. 물리적으로 기술적으로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 다만 국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첨단로켓 지원을 공식화했다.

미국은 이날 우크라이나에 첨단 로켓 등 추가 무기 지원안을 발표하면서 이 무기가 러시아 본토 공격엔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새로운 안보 지원 패키지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7억 달러 규모의 패키지에는 고속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을 비롯해 대(對) 포병 및 항공감시 레이더,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과 발사대, 4대의 Mi-17 헬리콥터, 15대의 전술 차량, 탄약과 포탄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중 HIMARS는 사거리가 최대 80㎞인 중거리 유도 다연장 로켓 시스템(GMLRS)을 탑재해 발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해 달라는 우크라이나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한 것이다.

미국은 전쟁 발발 후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46억 달러의 군수 지원에 나섰다. 조너선 파이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CNN방송에 출연해 HIMARS와 관련, 우크라이나가 현재 무기로 도달할 수 없는 목표물이 있어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번에 제공된 무기가 러시아 공격 방어용으로서 본토 공격에 전용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워싱턴DC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영토의 목표물에 이 (로켓) 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확인했다"고 말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러, 고의적 식량위기 촉발"… 우크라, 유엔에 곡물수출선 보호 요청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로만 부사르긴 사라토프주 지사 대행을 화상으로 면담하고 있다. [크렘린궁 제공/모스크바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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