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우리 당은 앞으로 팬덤 정치와 결별해야 한다"며 "이게 앞으로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최근 586 용퇴론을 언급하는 등 소신 발언을 한 데 이어 이날도 민주당을 공개 비판한 것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두 달 조금 넘는 기간 직에 있으면서 정말 많은 문자를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위원장은 "하나·둘 보면 그냥 비판이 아니라 맹목적 비난, 성적 희롱 등 그런 게 담겨 있다 보니 이 부분에서 문제의식을 느낀다"면서 "(특정 집단에 좌지우지하는 팬덤정당이 아닌) 국민 대다수의 의지, 상식에 맞는 정치·정책을 펼치는 게 대중정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전날 당내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을 겨냥해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586 정치인의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며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고 한 적이 있다. 박 위원장은 이 발언으로 인해 민주당 내 강성 지지층 등에게 이른바 '문자 폭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자신과 생각이 다르면 문자로 욕설을 날리고, 자기가 지지하는 정치인에 대한 비판을 허용하지 않는 정당이 팬덤 정당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박 위원장은 '586 용퇴론'과 관련해서는 "제가 다 은퇴해야 한다고 말한 적은 없다"며 한 발 물러섰다. 그러면서도 "586세대는 민주화를 이끄는 데 성공했다. 지금 우리의 과제인 20·30 세대의 주요 이슈들에 대해선 좀 더 20·30 세대에게 자리를 마련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저도 당연히 586세대 중 존경할 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다 그렇지는 않다"면서도 "민주당의 변화를 만들고, 달라진 민주당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어렵게 하는 부분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시대와 발맞춰 가는 게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일부 인사들의 용퇴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박 위원장은 '대국민사과' 건에 대해서는 "사과라고 하는 것은 받는 사람이 됐다고 할 때까지 하는 게 사과"라며 "당연히 국민이 받아들여 줄 때까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박지현(왼쪽)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