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 생선을… 우리은행 전문인력 키운다며 `한 부서 10년`

금감원, 근무 로테이션 집중 조사
은행 특성상 한 부서 10년 드물어
명령휴가제·결재 시스템 등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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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 생선을… 우리은행 전문인력 키운다며 `한 부서 10년`
금융감독원이 횡령 사고를 검사하면서 우리은행 근무체계도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우리은행 직원이 10년 동안 한 부서에서 일하며 세 차례에 걸쳐 614억원을 빼돌린 사건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근무체계 조사에 나선다. 통상 한 직원이 한 부서에 오래 근무하지 않는 은행 특성상 명령휴가제도, 결재 시스템 등 내부통제 장치가 마련됐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12일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은행 수시검사에 근무체계 내용도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횡령 사고가 접수된 후 지난달 28일부터 우리은행에 대해 집중 수시 검사에 착수한 상태다. 인원을 추가배치하고 디지털 전문 인력도 포함시켰다.

앞서 우리은행 기업개선부 직원 A씨는 10년 넘게 우리은행에서 근무했고,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614억원을 개인 계좌를 통해 빼냈다. 횡령 자금은 2011년 대우일렉트로닉스(현 위니아전자)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이란의 디야니 가문이 우리은행 등 채권단에 지급했다가 인수무산으로 몰취당한 계약금 578억원에 이자가 더해진 금액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검사를 실시하면서 우리은행 본점 전체 근무체계를 조사하고 있다. 특히 직원 A씨가 한 부서에서 10년 넘게 근무했을 가능성, 그 과정에서 내부통제가 소홀했는지 여부를 보고 있다.

통상 은행 직원들은 금융사고 발생을 우려해 한 부서에 4~5년 이상 머무르지 않는 '순환보직' 형태를 띤다. 하지만 최근 전문성 강화 등을 위해 오래 일하며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2019년 지주사 출범 당시 CIB·자산관리·디지털·글로벌 분야 등에 한해 외부인력을 수혈하고 필요한 직무는 순환보직을 자제해 직원 전문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손 회장은 "그간 은행의 순환근무는 전문 인력 육성에선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며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는 순환을 억제하고 충분한 전문인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횡령 직원 A씨는 오랜 기간 기업개선부에서 일하면서 문서 위조 등을 통해 상부 결재를 받아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장기근속 부서에 대한 인력 충원 감시 강화, 결재 승인 과정 및 크로스체크 등 부분이 잘 이루어졌는지 확인해봐야 할 대목이다.

은행 표준내부통제 기준 제33조에도 '담당직무 중 사고발생 우려가 높은 단일거래에 대해서 복수의 인력 또는 부서가 참여하도록 하는 등 직무분리기준을 수립하고 적용해야 한다. 다만 직무분리 적용이 어려운 경우는 별도의 보완통제 장치를 마련해야 운영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금감원은 향후 우리은행 뿐 아니라 다른 은행에 대한 근무체계도 들여다 볼 것으로 전망된다. 관계자는 "전체 은행 내부통제 상황을 점검하면서 (근무체계) 관련 내용도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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