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 ETRI 기술경영연구실장
![[포럼] 지능화 기술, 당당한 노인 만든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204/2022042702102369073001[1].jpg "[포럼] 지능화 기술, 당당한 노인 만든다")
이처럼 우리 주변의 노인분들도 예전의 '노인'과 많이 달라졌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0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의 노인들은 2008년의 노인에 비해 건강이 나쁘다는 응답은 3분의 1로 줄고, 중·고졸 비율은 2.3배 증가했으며, 소득수준은 두 배 가량 높아졌다. '요즘 노인'은 예전에 비해 신체적으로 건강해지고 학력, 경제력 등이 좋아졌다.
그러나, 노인분들의 경제적 삶은 일부 연예인들처럼 여유롭고 녹녹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 의하면 그동안 근무해오던 일자리를 그만두는 평균연령은 49.3세로 정년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재취업을 하더라도 소득수준이 높지 않은 단순노무직과 서비스 종사자가 많았다.
수명은 늘어나지만 소득이 줄다 보니 빈곤에 처하는 경우도 많아져 노인 빈곤율은 OECD 평균인 13.5%의 3배나 높은 38.9% 수준이다. 2020년에는 생산연령인구(15~64세) 5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고 있지만 50년 뒤에는 생산연령인구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 후손들의 부담이 더 많아지고, 경제사회시스템 전반이 흔들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다음의 세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고령자를 위한 지능화 기술 개발'이다. 최근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센서, AR VR, 지능형 로봇 등 디지털 기술은 약해진 고령자들의 육체적 지적 활동을 도와 고령자의 독립적인 생활과 경제활동을 도울 수 있다.
이미 빅테크 기업, 통신사, 스타트업, 지자체 등이 이러한 기술을 개발하고 서비스도 출시하고 있다. 애플은 애플워치에 낙상감지 센서와 헬스케어 기능을 탑재하고 응급시 긴급연락처에 자동으로 연락을 전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마존은 알렉사를 기반으로 고령화된 가족을 돌보는 '알렉사 투게더' 서비스를 출시하였다 일본 아바라키현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들을 위해 자율주행 셔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통신사들도 인공지능 스피커나 인공지능 로봇으로 고령자 케어 서비스를 내놨다. ETRI도 AI 기반 고령자 돌봄 로봇 서비스를 개발하고 지자체와 실증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고령자들을 안전하게 돕고 지원하기 위해서는 고령자의 특성과 다양한 니즈에 특화된 기술개발이 보다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고령자 일터에서의 디지털 전환 지원'이다. 50세 이상의 고령자들의 주된 일자리에도 디지털 전환이 거세게 일고 있고 이에 적응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격차는 경제적 생존을 좌우하고 있다. 은퇴 후 시작한 자영업이 디지털 전환 시대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키오스크와 로봇이 대체하고 있는 서비스업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고령자들이 더 절벽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셋째, '스마트 에이지테크 시장 기반 마련'이다. 고령자를 위한 지능형 제품과 서비스가 시장에서 거래되며 자생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고령자가 증가하고 있고, 고령자들의 구매력도 높아져 향후 성장성이 높은 시장으로 각광 받고 있다. 국내에서 이런 시장이 형성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며, 글로벌 시장도 선점해야 한다.
흔히 자식에게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낚시하는 법을 알려주라고 한다. 낚시 방법은 잘 알고 있지만 육체적으로 약해져서 낚시가 힘들어진 고령층에겐 무엇을 해드릴 수 있을까? 필자는 우리 사회가 물고기를 잡아 들이며 고령층을 부양하기 보다는 약해진 고령자도 스스로 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낚시 로봇'을 개발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 이로써 고령자가 스스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낚시 로봇 개발자도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자들이 나이 들어도 당당하고 독립적으로 살 수 있는 미래가 되길 희망한다. 기술의 발전은 이런 미래를 앞당길 수 있다. 새로운 정부에서 고령자 데이터와 기술을 공급해 창의적 젊은이들과 고령자들이 함께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런 시장이 커지는 기반을 조성해주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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