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주공·건자잿값 `겹악재`… 서울 아파트 분양 씨 마른다

올해 공급된 물량 3133가구뿐
연초 예측 4만가구의 10% 수준
공사비 오르면 분양가까지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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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건자잿값 `겹악재`… 서울 아파트 분양 씨 마른다
공사가 전면 중단된 서울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모습. 연합뉴스

서울에서 분양을 준비하던 단지들이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일부 사업장이 마찰을 빚으면서 실질적인 분양까지 오리무중인 상황인 데다 건자잿값 폭등이 분양가 상승 조짐으로 이어져 서울의 공급 가뭄은 심화될 전망이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까지 서울에 공급된 아파트는 3133가구에 그쳤다. 부동산 업계가 연초 예측한 4만가구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서울 분양 최대어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1만2032가구) 공사는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조합과 시공사들 간의 갈등이 폭발하면서 전면 중단됐다.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가 멈추면서 올해 상반기 예정됐던 4700여가구 일반분양도 미궁에 빠졌다.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5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원펜타스'(641가구)도 분양이 지연되고 있다. 올해 5월로 예정된 분양 일정을 내년으로 미뤘다. 2678가구 규모의 송파구 잠실진주 재건축 공사는 현장에서 유물이 발견돼 분양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동대문구 이문1구역과 3구역 총 7390가구는 올해 상반기 분양 예정이었으나 분양가 산정과 시공사 교체 문제로 일정이 미뤄졌다. 은평구 대조1구역(2451가구)은 철거까지 마쳤지만 조합 간의 공사비 관련 갈등으로 분양과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발표한 '건설자재가격 급등의 원인과 영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건설중간재 가격은 전년 대비 28.5% 급상승했다. 전체 건자재 중 가격 급등 품목 수의 비중은 2020년 말 8.9%에서 올해 초 63.4%로 크게 확대됐다. 한은은 "건자잿값 급등은 건설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향후 건설경기의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근 철근·콘크리트 업계는 기존 단가로 건자잿값 폭등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건설근로자 임금과 지가도 꾸준히 오르고 있어 공사를 할수록 오히려 적자가 쌓인다는 호소도 나오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 다양한 요소로 건자잿값 폭등세가 지속된다면 수요 대비 공급 역시 위축될 수 있다"며 "여기에 폭등한 시공비까지 겹친다면 결국 공급주체들이 이를 분양가에 전가시키게 돼 결과적으로 수요자들이 부담할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 분양 물량이 많지 않은 데다 계획된 물량이 시장에 나오기까지 시기도 불투명해짐에 따라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이미 분양에 돌입해 내 집 마련 스케줄을 구체화할 수 있는 '브랜드 아파트'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빌라나 나홀로 아파트 가저렴하다고 섣부르게 구매하는 것보다는 현재 분양에 들어간 브랜드 아파트 분양을 받는 것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젊은 세대라면 가점이 아닌 추첨으로 당첨자를 정하는 무순위 청약에 도전하는 것도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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