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구독회원에 추가 제공하는 계정서비스를 추가로 유료화 하기 위한 시범사업에 나서면서, 계정서비스 유료화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지 주목되고 있다. 넷플릭스를 필두로 대부분의 OTT들이 요금제에 따라 동시접속을 제공하고 있는데, 가족이 아닌 타인과의 계정 공유를 약관으로 금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일반 구독자의 경우, 사업자가 이를 일일이 감시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제 3자와 계정을 공유하고 비용을 분담하는 '구독 공유'가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29일 OTT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최근 칠레, 페루,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일부 국가에서 계정 공유 인원에 대해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기능을 도입해 시범운영 중이다.
동시접속이 가능한 요금제에서 계정 공유 인원을 추가할 때 마다 요금을 더 받는 형태다. 예컨대 최대 4인 동시접속이 가능한 프리미엄 요금제에, 추가로 계정을 더 연결할 경우 이에 따른 비용을 추가하는 구조다.
넷플릭스의 이같은 조치는 계정공유로 인한 편법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내외 커뮤니티에서는 OTT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다중 접속 기능을 활용해 OTT 계정을 제 3자와 공유하고 구독료를 나눠 내는 사례를 흔하게 볼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월 발간한 '디지털 전환 시대 콘텐츠 이용 트렌드 연구'에 따르면, OTT 이용자 중 87.2%가 유료 계정을 가족 또는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OTT 이용 중 불편한 점으로는 '경제적 부담'을 42.5%로 가장 많이 꼽았다. 이용자들이 OTT로 지출하는 비용에 부담을 느낀 결과로 풀이된다. 이런 배경에서 국내에는 피클플러스, 링키드 같은 구독 공유 중개 플랫폼도 활성화해 있다.
이러한 행위는 엄연히 이용약관에 위배되지만, 대부분의 OTT들은 타인과의 계정 공유가 일상화된 실정이다. 넷플릭스의 실험에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넷플릭스도 이용약관상에 '넷플릭스 서비스는 가구 구성원이 아닌 개인과 공유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쟁업체들도 넷플릭스의 이같은 시도를 예의 주시하며, 계정공유 유료화에 나설 분위기다.
웨이브, 티빙 등 국내 OTT 업체들은 "아이디와 비밀번호 관리 책임은 회원에게 있으며, 제 3자가 이용하게 해서는 안 된다"면서 "회사는 회원 간 또는 회원과 제3자 상호 간에 서비스를 매개로 이루어진 거래에 대해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시장에서는 넷플릭스가 지난해 구독료를 전격 인상한데 이어 계정공유를 유료화할 경우, 고객의 부담은 더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계정 공유가 단시간에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OTT 업계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도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시범 도입을 진행하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며 "다른 업체들도 이에 대한 고민을 갖고는 있어 계정 공유 제한책이 효과를 본다면 향후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유선희기자 view@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