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강원대 경영학과 교수·한국서비스경영학회 기획위원장
![[포럼] 10배 빠른 지하철 와이파이, 기대 크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202/2022022102102369046001[1].jpg "[포럼] 10배 빠른 지하철 와이파이, 기대 크다")
발표 결과에 따르면 지하철 객차 내 와이파이 속도가 실증망에서는 600~700Mbps를 기록해 기존 대비 약 10배의 속도 향상이 이루어짐이 확인됐다. 현재 LTE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가 약 150Mbps 수준임을 고려하면, 지하철이라는 이동 환경에도 불구하고 획기적인 수준의 와이파이 서비스가 가능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러한 실증을 바탕으로 올해에는 서울 지하철 본선(2, 5~8호선)으로 서비스가 확대된다고 하며, 이번 MWC 기간에 발표될 GSMA에서 선정한 글로벌 10대 서비스에도 28㎓ 지하철 와이파이 서비스가 포함될 것이 유력하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28㎓ 대역은 5G 개발 단계에서는 최대 속도 20Gbps라는 5G의 비전을 실현해 줄 주파수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28㎓ 같은 고주파 대역은 경로 감쇄가 크고 장애물에 취약해 커버리지가 매우 작을 수밖에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한마디로 장거리 통신이나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 중인 일반적인 이동통신 환경에는 활용이 쉽지 않다고 보아야 한다.
이 때문에 정부는 5G 특화망 정책까지 마련해가며 활성화를 꾀하고 있고 이동통신사들도 B2B 분야로 눈을 돌려 사업모델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도 안 좋은 상황에 시장에서 B2B 수요를 발굴하는 것은 여의치 않은 모양새다. 결국 '계륵'이 되어가던 것이 28㎓ 주파수의 현실이었다.
이러한 와중에 들려온 28㎓ 기반 지하철 와이파이 서비스 소식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비록 지금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모델이지만 28㎓의 장점을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서비스로 구체적인 용도를 제시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또한 소규모 지점 대상의 서비스 형태가 아니라, 특정 환경 유형의 대규모 지역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28㎓ 서비스라는 점에 차별성이 있어 그 시도의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지하철이라는 장소의 특성상 많은 국민이 쉽게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어, 이 또한 지금까지 진행된 다른 시범서비스들이 갖지 못한 차별적인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서비스에 접근하다 보면 다른 분야로 확장할 수 있는 아이디어의 바탕도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28㎓ 관련 산업 활성화의 기반 외에도 이번 28㎓ 활용 지하철 와이파이 서비스는 소비자 후생 측면에서도 여러 의미가 있다. 객차에는 최신의 와이파이6E 규격 AP가 설치되어 많은 이용자가 접속하더라도 무료의 고품질 통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지하철을 하루 평균 700만명 이상이 이용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소비자 측면의 통신 요금 인하 효과는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사의 매출은 감소할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신 3사가 자사 이익이나 경쟁에 얽매이지 않고 협업해 '적당히'가 아닌 '제대로 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가트너의 하이프 사이클이나 예전에 유행한 캐즘 이론을 보면 일반적으로 신기술이 수용 단계를 거쳐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기까지는 많은 시간의 소요와 난관의 발생이 불가피하다. 28㎓ 영역은 지금까지 우리가 사용해 왔던 여느 이동통신과는 분명히 다른 새로운 영역이다. 전파의 특성에 따른 한계가 명확히 보이는 신기술의 영역이다 보니 이를 어떤 방식으로 극복해 나갈지 다각적으로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거쳐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산업계의 의미 있는 시도에 많은 응원과 지지가 필요하며, 산업계는 시장의 피드백을 빠르게 반영하려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정부와 국회 역시 기술의 변화 속도와 이용자 니즈에 속도를 맞춘 실질적인 정책 및 제도적 지원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조화를 통해 새로운 혁신은 점점 더 우리 앞에 가까이 다가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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