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박명호 칼럼] 尹의 대오각성이 출발점이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112/2021123002102269660001[1].jpg "[박명호 칼럼] 尹의 대오각성이 출발점이다")
최근 여론 흐름을 11월 이후 3개시기로 나누어 보면 국힘 후보선출부터 이준석 잠행과 울산합의(11월 5일~12월 3일) 선대위 출범과 이준석 사퇴(12월 4일~12월 21일), 그리고 그 후(12월 22일~)시기다. 이 시기에 여론조사는 모두 118개였는데 이재명 34%-37%-39% 대 윤석열 42%-41%-37%였다.
11월 5일부터 12월 3일까지 여론조사는 72개. 다자대결에서 윤석열 후보는 69승(2무 1패), 양자대결에서는 25전승을 기록한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윤석열 지지율은 하락세다. 다자든 양자든 후보 간 지지율이 가장 많이 벌어진 때는 모두 후보선출 직후와 그 후 1주일 내였다. 두 사람 간 간격이 가장 좁혀지거나 동률의 무승부 또는 이재명 1승이 나온 건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갈등과 혼란이 최고조에 이른 11월 마지막 주였다.
울산합의 이후 이준석 사퇴(12월 21일)까지의 흐름도 비슷하다. 이 시기 여론조사는 39개. 다자대결에서 윤 후보는 31승(8패), 양자대결에서는 11승(1패)을 기록한다. 하지만 지지율 차이는 계속 좁혀진다. 11월 5일~12월 3일 두 후보 간 평균간격은 8~9% 포인트였는데 이때는 3~4% 포인트로 줄어든다. 막판에는 이재명 후보가 6% 포인트 앞서는 조사(12월 20일~22일)까지 나온다.
이준석 사퇴 이후는 역전이다. 12월 22일 이후의 조사 7개를 보면, 다자대결에서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 4승 3패로 앞서고 양자대결에서는 3전승을 거둔다. 이 후보가 윤 후보에 평균 1~2% 포인트로 앞서지만 뒤로 갈수록 간격이 벌어지는 양상이다. 지난 주 후반과 주말에는 결국 이 후보가 각각 6% 포인트와 9% 포인트 앞서는 조사결과까지 나왔다.
후보 지지율 변화와 함께 주목해야 할 것이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와 정권교체(유지) 지지율이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를 보면 긍정평가는 39%-41%-42% 대 부정평가는 57%-55%-55%였고, 정권유지론 지지는 37%-39%-41% 대 정권교체론은 53%-51%-49%였다. 상승 vs. 하락세다. 정권교체론과 정권유지론이 동률인 조사까지 나왔다.
대통령 긍정평가와 정권유지론 지지율은 이재명 후보 지지율 변화(34%-37%-39%)와 유사하고, 대통령 부정평가와 정권교체론 지지율은 윤석열 후보 지지율 변화(42%-41%-37%)와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이재명 후보 지지율과 대통령 긍정평가 그리고 정권유지론 지지율은 가까워지고 있지만, 윤석열 후보 지지율과 대통령 부정평가 그리고 정권교체론 지지율 간격은 벌어지거나 비슷한 양상이다.
이 후보가 자신의 지지층을 충분히 동원하고 있는 반면 윤 후보는 그렇지 못한 모양새다. 최근의 윤석열 지지율 하락에는 20대와 50대 그리고 중도성향 유권자의 이탈이 결정적이다. 윤 후보는 자신의 지지기반을 넓히는데 실패했고, 기존의 지지자마저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윤석열 실패다. 출발은 안이한 상황인식이다. 특별히 한 것도 뭐든 잘 한 것도 없는데 지지율은 높아 "이미 게임 끝났다"는 분위기에 취했다. 후보와 주변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생각과 다른 말과 행동이 나오는 이유다. 사과와 실언이 반복되면서 사람들에게 "잘못 본 거 아닌가?"하는 의심을 갖게 하기에 이르렀다.
윤의 실패는 권력운용의 패착으로 악화된다. 측근 중심의 검찰식이자 '검사스러운' 인사와 조직운영의 구태다. 평생 검사였던 후보에게 기대하기 어렵지만 이런 상황에서 사람과 조직관리가 제대로 될 수 없다. 사적 또는 집단적 이해관계를 무시하라는 게 아니고 공공성을 우선하라는 뜻이다.
결국 후보 리더십과 정치력의 한계다. 후보의 인식과 태도 그리고 행동이 변하지 않는다면 갈등관리는 물론 지지율 반전은 쉽지 않다. 어찌어찌 승리한다 해도 퇴행적 국정운영의 위험성이 높다는 앞서가는(?) 걱정도 있다. 현 정권의 검찰총장에서 야당의 대선후보로 소환당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새로운 마음과 다짐으로 새해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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