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코시국`에도 오래된 노포들 시끌벅적… "검증된 맛집이 비결이죠"

코로나 여파로 15% 폐업했지만 아직 155개 점포 남아 성행
2019년 시설 보수·개선 작업… '특색·자신감'으로 위기 돌파
국산김치 공급사업 추진… K팝 공연장 고객 유치방안 고민중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코시국`에도 오래된 노포들 시끌벅적… "검증된 맛집이 비결이죠"
9일 서울 마포구 용강동 맛깨비길에 저녁식사를 하러 온 식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이민호>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서울 마포 맛깨비길


코로나19 확진자 '7102명'

서울 마포구 용강동 마포역 인근 맛깨비길을 방문하는 길에 먼저 코로나19 확진자 현황부터 살펴봤다. 퇴근 시간, 직장인들이 몰려드는 갈비골목으로 유명한 이곳도 코로나19 불황을 피하지 못했으리라는 걱정이 들었다.

디지털타임스의 걱정이 무색하게도 '미식가들을 맛깨비길로 이끄는 오래된 유명 맛집 안은 고기를 이리저리 뒤집고 술잔을 부딪치는 손님들로 가득했다.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코시국`에도 오래된 노포들 시끌벅적… "검증된 맛집이 비결이죠"
2019년 서울 마포구 용강동 먹자골목은 '맛깨비길'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때 설치된 맛깨비길 캐릭터 LED 홍보간판 모습. <사진=이민호>



◇2019년 맛깨비길로 재탄생… "노포와 새 식당들이 조화 이뤄"= 맛깨비길은 마포역 1번 출구에서 나와 오른편으로 '석양집' 등 돼지갈비 식당들이 모여 있는 상점가를 기점으로 750m 토정로를 따라 식당들이 양편에 줄지어 있는 거리 상권이다.

이재훈 용강동상인회장은 전체 점포 수는 155개, 현재 상인회 회원 식당은 129개라고 밝혔다.

용강동 먹자골목이나 마포 돼지갈비 골목으로 불리던 이 거리가 '맛깨비길'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은 2019년 6월이다. 이때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한 시설 보수 및 개선 작업이 이뤄졌다.

지도 안내판과 가로수에 붙어 있는 맛깨비길 캐릭터 LED 광고판이 설치됐다. 외국어 메뉴판 공동 제작, 홍보 및 광고 등도 이뤄졌다.

맛깨비길을 대표하는 돼지갈비 식당은 2대째 운영되는 '원조 조박집'이 있다. 한우 주물럭은 3대째 이어오는 '석양집'과 1968년 문을 연 한우 주물럭 원조 노포인 '마포 원조 주물럭'이 대표적이다. 세계인이 인정한 맛집 '미쉐린 가이드'에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선정된 설렁탕집 '마포옥', 맛깨비길 대표 중국집 '부영각', 늘 손님들로 가득한 양고기 맛집 '램랜드'와 물회 맛집인 '쌍마횟집'도 유명하다.

디지털타임스는 손님들로 북적이는 맛깨비길의 검증된 맛집들 사이에서 나름의 특색으로 살아남은 혹은 새로 태어난 '병아리' 맛집들을 찾았다. 요식업 생존 비결과 트렌드를 이들 식당에서 엿볼 수 있었다.

◇코로나19 불황에도 새로 문 연 맛집들 "특색·자신감으로 무장"= 첫 번째 소개할 집은 우동 이요이요다. 문을 연 지 1년 된 가게로, 갈비골목에서 가까운 도화소 어린이공원 인근에 위치한 일본식 우동집이다. 일부러 찾지 않으면 들어가기 힘든 골목에 위치했으나 점심 때 웨이팅이 당연할 정도로 손님이 찾아온다.

임환섭 셰프(39)는 "사누키 우동을 표방하지만 스타일은 도쿄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대표메뉴 붓카케우동을 시키면 우동면에 쯔유로 간을 한 단출한 면 요리와 수란이 함께 나온다. 임 셰프는 기본 재료만 사용해 맛을 낸다고 강조했다. 우동 국물은 멸치와 가쓰오부시, 소금과 물 등 기본 재료만 사용해서 낸다. 국물을 우리고 재료를 걸러내고 식히는 각 과정 시간을 정확히 지킨다. 면도 밀가루와 물, 소금만으로 만드는데, 우동면의 단면에 반투명한 부분인 '코시'를 극대화해 사누키 우동 다운 목 넘김이나 쫄깃함을 살렸다.

18분을 삶고, 5분 이상 그릇에 담기지 않은 면은 폐기한다. 우동만 5년, 일식으로 18년을 갈고닦은 솜씨가 우동한 그릇에 담긴다.

임 셰프는 "손님상에 오르기까지 시간에 신경을 많이 쓴다"며 "최근 배달 손님이 절반에 달해 신경 쓸 것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 오래된 맛집이 많은데 젊은 고객은 음식이 맛있다면, 뒷골목도 찾아올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주변 다른 식당과의 차별화, 손님에게 자신감 있게 내놓을 수 있는 요리에 초점을 맞췄다.

맛깨비길 초입에서 10분가량 들어간 곳에 위치한 '닭맛의 신세계'는 최근 음식평론가 황교익 씨가 제기한 '큰닭이 더 맛있다'는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식당이다.

이원영 대표(48)가 '토종닭 오마카세(코스요리)'를 표방하는 이 식당은 닭을 부위별로 세분화해 구워 먹는다. 유자고추와 타래소스 등 일본에서 자주 먹는 소스를 곁들인다.

총 17가지 부위로 토종닭을 해체하는데, 일반적인 부위를 포함해 닭 울대와 간, 심장, 목살, 꼬리 부분도 먹는다.

이 대표는 "닭 꼬리는 아주 쫄깃한 맛"이라면서 "일본 규슈 지역을 자주 여행하면서 닭요리를 많이 먹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닭을 구우면 질길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장닭은 쫄깃하지 질기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35호 닭(해체했을 때 무게)을 쓰고 42호도 써봤다"며 "주로 치킨은 10호를 쓰니까, 제대로 큰 닭을 쓰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황교안 씨가 제기한 '큰닭이 맛있다'는 논란에 대해 "튀김에 특화된 부위인 허벅지살(정육살)을 튀기면 '토종닭 가라아게'가 된다"며 "기존 치킨의 닭맛과 다른 차별화된 식감과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정육살은 4조각에 5000원꼴로 가격이 비싸고, 튀김 요리를 감당할 여력이 없어 판매하지는 않지만 지인들이 오면 요리해서 맛본다고 한다.

이 대표는 2010년에 신동막걸리를 주 종목으로 술집을 차렸다. 스스로 '위스키계의 고인물'이라고 지칭하는 위스키 마니아이기도 하다. 막걸리가 유행하는 시점에 맞춰 가게를 열었고, 이제는 다양한 위스키 구색을 갖춰 유행에 올라타고 있다.

맛깨비길 대표 메뉴 격인 한우와 돼지갈비 가게 중에는 '원조 부안집'이 눈에 띈다. 불과 7개월 전에 문을 열었다. 부안집 앞에 있으면 일부러 찾아온 젊은 손님들이 "이 집이다"라고 말하며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저녁 시간에는 웨이팅이 있다.

정상현 대표(27)는 중학생 때부터 일을 시작해 젊은 나이에 가게를 냈다. '원조 부안집'은 프랜차이즈의 직영점이다.

부안집은 직원들의 연령대가 젊다. 인근 식당 종사자들이 '이모들'인 것과 차별화된 점이다. 정 대표는 친절함과 젊음에 가게 운영의 방점을 찍었다.

그는 "손님들이 젊은 직원들의 활기찬 분위기가 좋다는 평가를 한다"며 "직원을 많이 쓰는데(총 10명), 직원이 일을 힘들어하면 고객에 친절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변 식당 고깃값이 젊은 층은 선뜻 들어가기 어려운 가격대라는 것을 감안해 가성비에도 신경을 썼다.

주변 식당들이 목살 기준 160g, 1만6000원~170g, 1만8000원 수준이라면 부안집은 숙성한 암퇘지 고기를 180g에 1만3000원에 팔아 '가성비'와 맛을 함께 잡았다.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코시국`에도 오래된 노포들 시끌벅적… "검증된 맛집이 비결이죠"
청기와 타운은 맛깨비길에 새로 탄생한 고기 맛집이다. LA갈비로 가성비를 챙겼다. 저녁에는 늘 웨이팅하는 손님들이 있다. 9일 청기와 타운 모습. <사진=이민호>



맛깨비길의 '소갈비계' 신흥 강자로 떠오른 '청기와 타운'도 빼놓을 수 없다. 영등포 본점에 이어 문을 연 2호점으로, 9일 저녁 식사 시간에 만난 한 손님은 입장까지 1시간 이상 기다렸다고 했다. 저녁 시간에는 늘 식사 차례를 기다리는 손님이 있었다.

청기와 타운은 LA 한인타운을 연상케 하는 상호 폰트와 선명한 색감을 사용해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주변 식당들이 한우를 고집하는 것과 달리 LA갈비를 메뉴에 넣어 가성비를 챙겼다. 인기 노포들 주 메뉴인 한우 주물럭 200g에 4만원대 이상 가격인 데 비해 LA양념갈비 250g에 2만1000원이다.

직원이 직접 구워주는 것도 장점이다. 상추나 쌈은 제외하고, 샐러드와 양념게장, 바질 소스 등을 내는 것도 특징이다. 와인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콜키지 서비스가 무료다.

이재훈 용강동상인회장은 "코로나19로 상황이 어렵지만, 특화된 가게들은 반응이 좋다"며 "맛깨비길 상권은 상품성을 갖춘 가게는 손님들이 찾아온다"고 밝혔다. 이어 이 회장은 "특히 소비성 있는 젊은 층을 타깃으로 SNS를 잘 활용한 가게들에 손님이 많이 찾는다"고 밝혔다.

'손님이 찾아오는 상권'에도 코로나19는 찾아왔다. 이 회장은 온누리상품권 상품권 취급점을 기준으로 지난해 여름부터 올해 초까지 전체 가게 중 15%가 폐업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 회장은 "지금 남은 가게들도 대출한도까지 끌어 쓴 가게들이 많다"며 "대권 주자들이 수십조원대 지원책을 내놓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각 상권의 특성을 감안한 사업에 지원했으면 좋겠다"며 "최근 유행하는 라이브 커머스는 예산은 적잖게 들지만 일회성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훈 회장은 상권 활성화를 위해 "중국산 김치에 거부감이 강한 고객층을 공략해 국내산 김치를 각 회원 식당에 공급하는 제조공장을 만들어 국산김치를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2024년 조성을 목표로 하는 마포 K팝 공연장에서 상권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이민호기자 lmh@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가장 많이 본 기사